2018년 시작된 ESG 크리스마스…10만명 이상 모이는 ‘이천 겨울 성지’
초겨울 저녁, 경기 이천 시몬스 테라스 잔디정원에 불이 켜지자 풍경이 달라졌다. 낮에는 팩토리움 붉은 외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던 방문객들이 해가 지자 일제히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최대 8미터에 이르는 메인 트리를 포함해 크고 작은 트리 6개가 한꺼번에 점등되고, 정원 한가운데 UFO 조형물이 빛을 뿜었다.
침대 회사 시몬스가 올겨울 준비한 크리스마스 트리 및 일루미네이션의 이름은 ‘CHRISTMAS MONSTER INVASION’. 몬스터들이 시몬스 테라스를 점령했다는 설정이다.
이번 크리스마스 트리와 일루미네이션은 시몬스의 ESG 경영 일환으로 마련됐다. 시몬스는 2018년부터 이천 지역사회의 일원이자 이웃으로서 지역 상생을 위해 이 행사를 시작했다. 방문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전국적인 크리스마스 명소로 자리 잡았고, 겨울철 비수기였던 이천 지역사회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행사 기간 동안 1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고, 인근 식당 매출이 30퍼센트 넘게 늘어나는 등 지역 상권 활성화 효과도 나타났다. 이천시장을 비롯한 지역 주요 관계자들이 테라스를 찾고, 이천시 주관 프로그램과 연계하며 지역 상생 모델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행사가 열리는 곳은 시몬스 침대의 복합문화공간 ‘시몬스 테라스(SIMMONS Terrace)’. 이천 모가면에 위치한 이 공간은 지역 랜드마크이자 이른바 ‘힙 플레이스’로 꼽힌다. 팩토리움과 잔디정원, 바스킷볼 코트, 퍼블릭 마켓,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등을 한데 묶은 구조다.
오프라인 열기는 SNS로도 이어져 인스타그램에서 ‘시몬스테라스’ 해시태그(#) 게시물 수는 12만 건을 넘어섰다.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조명과 트리, 캐릭터 조형물이 더해지면서 사실상 야외 테마파크에 가까운 풍경이 연출된다.
입구 주차타워 앞 레드 컬러 대형 트리는 본격적인 파티의 시작을 알린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잔디정원에 시몬스의 몬스터 파티 플래너 ‘바코(Vako)’, ‘버보(Bubbo)’, ‘피지(Fizzy)’, ‘포포(Popo)’가 방문객을 맞는다.
몬스터 캐릭터들은 트리와 UFO, 건물 외벽 사이사이에 숨어 포토존을 만들었다. 수많은 컬러 전구와 오너먼트로 장식된 트리 아래에서 아이들은 몬스터 앞을 뛰어다니고, 부모들은 “하나, 둘, 셋”을 외치며 사진 촬영에 열을 올렸다. 시몬스 관계자는 “다른 브랜드에서 보기 힘든 캐릭터 기반 연출을 통해 독창적인 크리스마스 스토리텔링과 위트 있는 정서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중정으로 들어서자 분위기는 한층 더 ‘파티’에 가까워졌다. 눈꽃 모양 조명 아래 헤드셋을 쓴 몬스터 ‘피지’ 대형 조형물이 서 있고, 퍼플·핑크 컬러 트리로 변신한 ‘버보’와 ‘포포’가 그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퍼플 색상의 몬스터 파라솔과 스탠딩 오크 테이블은 이국적인 야외 바를 떠올리게 한다.
파라솔마다 붙어 있는 몬스터 눈알 장식은 시선을 사로잡는 장치다. 현장을 방문한 한 고객은 “조명과 트리가 건물과 잘 어울리고, 이색적인 굿즈와 음식이 있어 가족 나들이나 데이트 코스로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안으로 들어가면 몬스터 콘셉트 F&B가 방문객을 유혹한다. 몬스터 ‘버보’가 만든 듯한 디자인의 몬스터 컵케이크 4종과 마카롱 기프트 세트, 겨울 시즌 음료와 디저트가 전시대를 채웠다. 진열대 옆에는 야광밴드·머리띠·야광봉 등 네온 파티 굿즈가 놓여 있다. 방문객들은 디저트를 고르고 굿즈를 손에 쥔 채 잔디정원과 바스킷볼 코트를 오가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겼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 봤을 때 야외 카페로 보였던 시몬스 테라스는 단순한 카페나 쇼룸이 아니었다. 150년이 넘는 브랜드 역사를 담은 시몬스 브랜드 뮤지엄 ‘헤리티지 앨리’와 수면 연구 R&D 센터의 기술력을 위트 있게 풀어낸 ‘매트리스 랩(Mattress Lab)’, 시몬스 전 제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 ‘테라스 스토어(Terrace Store)’ 등으로 구성된 복합문화공간이었다. 수면 연구와 기술, 브랜드 헤리티지, 로컬 문화 프로그램이 한데 어우러지는 구조 속에서 크리스마스 트리와 일루미네이션이 연말을 대표하는 상징 행사로 자리 잡았다.
야외 잔디정원은 시몬스 팩토리움 외벽의 거대한 ‘SIMMONS’ 글자가 한눈에 들어오는 대표 인증샷 명소다. 실제 농구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바스킷볼 코트에서는 아이들이 공을 던지며 뛰놀고, 퍼블릭 마켓에서는 이천과 충남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메뉴와 이색 소품을 판매한다. 시몬스는 해마다 이천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 ‘파머스 마켓’과 크리스마스 트리 및 일루미네이션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ESG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문화사업팀 김지혜 큐레이터는 “개관 7주년을 맞은 시몬스 테라스는 그간 160만 명 넘게 찾아주실 만큼 인기 있는 지역 명소로 자리 잡았다”며 “올해도 크리스마스 트리와 일루미네이션이 열리는 시몬스 테라스에 방문해 가족·연인과 즐거운 시간 보내고, 따뜻하고 풍요로운 연말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해가 완전히 저물자 몬스터 캐릭터와 UFO, 트리 조명이 하나의 풍경으로 엮였다. 침대 회사가 만든 크리스마스 일루미네이션은 이천 들판 한가운데서 지역과 사람을 잇는 겨울 축제가 되고 있었다.
[이천=스트레이트뉴스 박응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