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서 엔비디아·AMD 폭락 뒤 충격 전이
외국인 장 초반 3000억원대 순매도
코스피가 장 시작부터 급락하며 3900선을 내줬다. 전날 밤 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 관련주에 대한 고평가 부담이 다시 불거지자, 국내 시장도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도 압력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 대비 2.40% 내린 3908.70에 출발했다. 개장 직후 낙폭이 더 커지며 장중 최저 3838.70까지 밀려 3900선을 하회했다. 오전 9시 21분인 현재 3.27%(131.01포인트) 빠진 3873.84에 거래되고 있다.
밤사이 뉴욕 증시는 엔비디아 실적 호조로 초반 급등했지만, 곧바로 AI 투자 과열과 밸류에이션 부담이 부각되며 하락 전환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84% 내린 4만5752.26, S&P500지수는 1.56% 하락한 6538.76, 나스닥지수는 2.16% 떨어진 2만2078.05에 마감했다. 엔비디아(-3.2%)와 AMD(-7%대), 팔란티어(-5%대) 등 AI·반도체 종목이 일제히 흔들렸다.
이 충격이 그대로 서울로 옮겨 왔다. 오전 9시 21분 기준 삼성전자는 4.17% 빠진 9만6400원, SK하이닉스는 7.88% 하락한 52만6000원에 거래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수급도 불안하다. 전날 순매수로 돌아섰던 외국인이 장 초반부터 3033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하방 압력을 키웠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1345억원, 1629억원 순매수로 맞서며 지수 낙폭을 일부 줄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발 변동성이 당분간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본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장 초반 강세를 지키지 못하고 하락 전환한 점이 오늘 국내 증시에 부담”이라며 “외국인 수급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어제 엔비디아 실적 서프라이즈에 따른 상승분을 반납하는 흐름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 나스닥 선물과 AI 종목 시간 외 주가에 따라 장중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향후 지표와 추가 이슈에 따라 분위기 반전 여지도 남아 있다고 봤다. 한 연구원은 “보수적으로 현금 비중을 늘리기보다는 기존 포지션을 유지라는 전략이 더 적절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환율도 위험회피 흐름을 반영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주간 종가보다 4.5원 오른 1472.40원에 출발한 뒤 비슷한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