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문연구원, 별 표면 통과 관측으로 쌍성계 외계행성 발견
한국과 미국 공동연구진이 두 개의 별로 이루어진 쌍성 주위를 공전하는 외계행성을 발견했다.
이번 발견으로 그동안 인류가 발견한 외계행성 1940여개 중 두 개의 별로 이루어진 쌍성을 갖는 행성은 모두 20여개로 늘어났다.
한국천문연구원(KASI·원장 한인우)은 토비아스 힌세 선임연구원과 미국 샌디에이고주립대(SDSU) 윌리엄 웰시 교수 등으로 구성된 케플러 우주망원경 워킹그룹이 케플러 우주망원경 관측 자료 등을 분석해 지구에서 1천400광년 떨어진 별표면 통과(Transit) 방법으로 쌍성 주위를 공전하는 외계행성 '케플러-453b'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별표면 통과'는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이 별 표면을 가로질러 횡단하면서 별빛을 가려 어두워지는 현상으로부터 외계행성을 발견하는 방법으로 '케플러-453b'는 이 방법을 이용해 발견된 10번째 외계행성이다.
연구원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케플러-453b'는 거문고 자리(LYRA)에서 약 1400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고 크기는 지구보다 6배 가량 크다.
또 이 행성의 모성(parent star)인 쌍성은 태양 질량의 94%와 20% 정도로 27.3일의 주기로 서로 공전하고, 케플러-453b는 이 쌍성계를 204.5일 주기로 공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행성의 경우 태양계의 목성과 같은 가스형으로 추정돼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쌍성과의 거리가 생명체가 살기 적합한 영역에 위치해 행성 주위에 달과 같은 위성이 존재할 경우 위성에는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천문연구원의 토비아스 힌세 선임연구원과 미국 샌디에이고의 윌리엄 웰쉬 교수 등 케플러 우주망원경 워킹 그룹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공동연구팀은 2009년에 발사돼 2013년까지 약 4년 동안 운영된 케플러 우주망원경의 관측 자료와 함께 지상에서 얻은 분광과 영상 관측 자료를 분석, 케플러-453b를 발견하는데 성공했다.
천문연 관계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태양계는 태양이 1개 뿐이지만 우주의 절반 가량은 쌍성을 가진 행성계로 이뤄져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외계 행성의 발견으로 우주의 기원과 진화 연구에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천문연구원은 지난 2009년 세계 최초로 두 개의 태양이 뜨는 행성을 발견한 바 있다.
이는 미국 NASA보다 2년 7개월 빠른 것이어서 세계천문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