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결혼 예정인 예비신부 B씨(34세)는 벌써부터 임신이 잘 안 되면 어쩌나 걱정이다. 나이도 있고 아이를 워낙 좋아해 결혼 후 아기를 빨리 가질 계획이지만, 주변에서 임신이 잘 안 되는 난임 부부를 하도 많이 봐서 ‘혹시 나도?’ 라는 걱정이 슬그머니 드는 것이다.
게다가 여성의 임신 성공률이 30대 중반 이후부터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한다거나, 조산할 수도 있는 임신중독증이 30대 중반 이후 연령대에서 크게 증가한다는 뉴스를 볼 때는 가슴이 철렁하기도 한다.
에비뉴여성의원 김혜민 원장은 피임 없이 정상적으로 성생활을 하면서 1년 내에 임신이 되지 않을 때, 난임인지 의심해 산부인과를 찾는 부부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런데, 아기를 빨리 갖기를 원하는 부부라면, 산전 검진을 겸한 웨딩검진을 받아 임신 전 관리를 미리 시작하는 것도 좋다. 아기를 기다리는 시간을 줄여 줄 뿐 아니라, 건강한 아기의 임신과 출산에도 긍정적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김혜민 원장은 미혼여성의 부인과 검진 기피와 만혼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본인도 모르는 사이 자궁 등의 질환이 치료되지 않고 장기간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는 원하는 시기에 아이를 갖는데 지장을 주는 불임의 가능성도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여성 불임을 유발하는 원인은 자궁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고 복잡하다. 예를 들면 배란 장애, 난관 및 복강 내 이상 및 염증, 자궁내 유착 및 용종, 자궁근종 등의 여성 질환 기타 전신적 면역계통의 문제 등이 그 예이다. 김혜민 원장은 생리가 규칙적인데 아이가 잘 안 생겨 검진을 받아보면, 그 동안 무배란월경인 줄 모르고 아까운 시간만 흘려보내는 경우도 꽤 많다고 말했다. 따라서 생리가 규칙적인 여성이라도 원하는 시기에 건강한 아기를 가지려면 산전검진 및 백신접종 등 임신 전 관리는 필수인 셈이다.
웨딩검진 뿐 아니라 초경 이후의 중고생이나, 미혼여성들이 보다 편안하게 검진과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미혼여성클리닉도 운영하고 있는 김혜민 원장은 성경험 전이라도 복식 초음파 등을 이용한 검사를 할 수 있고 산부인과 전문의와 자신의 증상에 대한 상담을 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평소 생리 양상 등에 이상이 있을 때는 즉시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도록 권했다.
맹인섭 기자 mis728@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