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미 항공우주국)는 지난 9월 28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화성의 지표면에 흐르는 물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화성에서 오래 전 물이 흘렀던 흔적을 찾아낸 적은 있지만, 지금 현재 흐르는 물이 존재하는 증거가 발견되기는 처음이다.
이날 나사의 기자회견에 영상대화 방식으로 참석한 루젠드라 오자 박사는 나사의 화성궤도 탐사위성이 포착한 사진들을 분석한 결과, 화성의 비탈면에서 관측된 검은 색 띠형태의 선들은 계절에 따라 물이 흘렀다가 사라지면서 생긴 흔적이라고 주장했다. 오자 박사는 연구결과를 이날 과학 전문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발표했다.
물은 생명체의 생존과 활동에 필수적인 만큼 이번 발견은 화성에 외계 생명이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앞으로 인간이 화성에 살 수 있게 될 가능성도 보여 주는 것이어서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연구진은 추운 겨울 사라졌다가 따뜻한 여름에 모습을 드러내는 어두운 경사면에 주목했다. 이 지역은 폭 5m, 길이가 100m 내외인 가느다란 개천 형태로 영하 23도 이상 올라가면 어두운 경사면이 나타났다가 더 추워지면 사라졌다. 위성사진에 물이 있는 곳은 어둡게, 얼음이 있는 곳은 밝게 나타난다.
영하 23도에서도 화성에 물이 흐를 수있는 것은 바로 염분 때문이다. 나사는 "화성정찰위성 분석장비로 화성지표면의 반사된 빛을 분석한 결과 흐르는 물 속의 염분에서 나오는 빛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40억 년 전까지 큰 바다가 있었으나 원인 불명의 기후변화로 표면에서 대부분의 물이 사라졌던 화성에서 이번에 발견된 ‘흐르는 물’이 어디에서 나오는지는 앞으로 계속 연구해야 한다.
염류가 대기 중의 물기를 빨아들였다가 녹으면서 물이 흐르거나, 지표 아래 물을 품은 층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화성의 개울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