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경제보복은 국내여행이 활력을 찾는 기회

방일 한국 여행객 750만, 이제 우리 땅을 돌아 볼 때

일본의 대한 경제보복 조치로 인해 일본을 찾는 우리나라 관광객이 감소하고 있다. 일본정부관광청에 따르면 6월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이 천년 대비 3.8% 감소했다. 일본정부관광청은 한국 여행객들이 일본에서 다른 나라로 여행지를 바꾸는 움직임이 한국에서 가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오사카의 한 여행사 대표는 산케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7월 이후 한국인 여행자의 예약 취소가 급증하고 있다. 지금 여행자 수는 작년의 절반 수준이다”고 이야기했다.

한국인의 일본관광은 중국 다음으로 많으나 체류 날짜는 모든 국가 가운데 가장 길다. 2018년 일본정부관광청의 방일 여행자 현황에 따르면, 2018년 일본을 방문한 한국 여행자수는 753만8,952명으로 2017년 보다 5.6% 늘었다. 일본 전체 외국인 방문객(3,119만 명) 중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4%로 중국(26%) 다음이다. 그러나 숙박자 수를 볼 때, 한국인 방문객은 2,354만 박을 하여, 중국의 1,893만 박을 훨씬 앞섰다.

특히, 중국인 방문객들은 주로 일본 대도시를 중심으로 여행을 하는 반면, 한국인 방문객들은 일본 곳곳을 찾아다니면서 여행을 함으로써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한국인의 일본방문여행취소 기사
일본의 경제보복에 따른 한국인의 일본방문여행취소 기사

그동안 일본여행에 대한 한국인의 관심은 비용대비 효능감으로 추정된다.

일본전문 여행사 관계자는 "우리나라 사람의 일본여행 선호도는 가성비에 기인한다"며"국내여행 비용으로 일본 여행이 가능하고, 또 이국적인 일본문화에 대한 호기심에 그동안 일본여행을 즐겨했다"고 밝혔다.

실제 여행사들의 광고를 보면 2박3일 일본 패키지 여행경비가 23만원에서 60만 원 정도다. 이정도 비용이면 여름휴가를 국내에서 취향과 목적에 따라 보다 알차게 지낼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정부가 지난 1일 한국에 발동한 수출 규제로 인해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연장선으로 일본행 해외여행을 망설이거나 취소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이 주로 찾는 국내 관광 정보는 한국관광공사는 홈페이지다.

이 홈페이지에는 전국 17개 광역시・도별로 테마별 역사와 자연 등 여행정보가 가득하다. 연간 750만 명 일본방문 여행시대에 이제 눈을 돌려서 내가 사는 땅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의미 있을 것으로 보인다.

눈을 뜨니 보이는 '소확행' 부산 여행

지난 17~18일 여행을 겸한 출장으로 부산을 방문했다. 지금까지 수차례 부산을 가봤지만 여행의 눈으로 부산을 보고자 하니 새로운 것들이 들어왔다. 너무 익숙한 것 같아서 무심코 지나치거나 항상 우리의 생활 속에 있는 것이라는 선입관 때문에 새로운 마음으로 바라보지 못 한 것들이 오히려 낯선 호감을 일으켰다.

부산역에서 멀리 바라보는 부산항은 웅장한 낯섦으로 다가오면서 뱃고동 따라 심장이 뛰는 흥분을 준다. 영도의 ‘흰여울문화마을’은 6.25때 피난민들이 모여 살던 곳이다. 감천문화마을과 더불어 도시재생, 문화지구마을로 선정되어 허름한 집들이 옹기종기 붙어있고, 다양한 카페와 맛집들이 있다.

한 5평짜리 건물은 내부가 한 평 남짓 넓이로 쪼개져있었는데 6.25동란 때 다섯 가족들이 한평씩 자리잡고 함께 살았다고 한다. 70년 전, 전쟁의 고통 속에서 생활하던 피난민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져 있는 건물이 아닐 수 없다. 해안가 옆으로는 ‘절영해안도로’가 나있어 이 곳에서부터 강릉까지 해안도로를 따라 자전거 여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부산항 신항부두와 흰여울마을 절영도로 전경
부산항 신항부두와 흰여울마을 절영도로 전경

해운대 바닷가에 있는 <부산 아쿠아리움>은 전 세계 해양에서 온 250종의 1만여 마리의 해양생물들을 전시하고 있어 해양의 신비로움과 어린이들에게 바다의 꿈을 심어주고 있다. 비 오는 날 텅 비어있는 다대포 해변은 마치 <셀브르의 우산>을 찍은 프랑스 노르망디의 한 해변에 와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바다와의 일체감을 준다. 노르망디의 구름잔뜩 바닷가와 그 시간의 다대포 해변이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낀 우울한 듯하면서도 자연이 주는 시원함과 웅장함으로 나를 끌어안는다.

부산아쿠아리움 수족관을 보는 어린이와 비오는 다대포해수욕장 전경
부산아쿠아리움 수족관을 보는 어린이와 비오는 다대포해수욕장 전경

우리가 여행을 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어쩌면 우리의 삶 속에서 익숙하고 일상적인 것들로부터 탈출하여 새로운 경험과 감동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부산에서의 잠깐의 소확행 여행은 내 주변에 항상 있던 것들이 생각보다 새롭게 다가오면서 작은 기쁨과 행복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는 계기였다. 올 여름 거창한 해외 여행 보다는 작은 비용으로 멀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활력을 줄 수 있는 곳으로 떠나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한민국 곳곳에는 우리를 맞기 위해 몸단장을 하고 있는 자연과 삶의 공간들이 온몸으로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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