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군, 한센인 위해 헌신한 숭고한 뜻 노벨상 추천

40여 년간 전남 고흥의 소록도병원에서 한센인들을 돌봤던 외국인 수녀 2명에 대한 다큐멘터리 제작·노벨평화상 추천 등 각종 선양사업이 추진된다.

전남 고흥군은 국립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40여 년간 소록도에 머물며 한센인들을 돌봤던 마리안느 스퇴거(82.사진 뒷줄 오른쪽)와 마가렛 피사렛(81·사진 뒷줄 왼쪽)수녀에 대한 노벨평화상 추천을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군에 따르면 마리안느·마가렛 수녀는 간호사이지만 한센인들에게는 '할매'(할머니)로 불리며, 소록도에 머무는 동안 검소한 생활을 해 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1960년대 오스트리아에서 간호대학을 졸업한 두 수녀는 고흥 소록도에 간호사가 필요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20대 후반의 나이에 소록도로 들어왔다. 이후 2005년 귀국할 때까지 40여 년간 소록도병원에서 한센인들을 돌보는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다.

마리안느·마가렛 수녀는 당시 잘못 전해진 한센병의 편견을 깨고 적극적으로 한센인에게 다가가 치료하는 모습을 통해 모두에게 감동을 줬다. 이를 계기로 소록도는 해마다 전국에서 의료봉사단과 자원봉사자들이 줄을 잇고 있는 등 '자원봉사천국'으로 자리잡고 있다.

앞서 소록도를 떠나 고국으로 돌아간 두 수녀가 거주했던 소록도 사택 앞에는 평생 마음에 담아 둔 '선하고 겸손한 사람이 되라'는 말이 한국말로 또렷이 적혀있다. 이 한 문장을 가슴에 품고 한평생을 타국에서 봉사하며 살았던 두 봉사자의 박애·인권·봉사정신으로 실천한 삶이 감동으로 전해지고 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소록도성당 주임신부로 (사)마리안마가렛의 대표직을 맡은 김연준 신부는 "갈수록 물질문명이 팽배한 현시대에 나눔의 가치를 일깨울 수 있다는 점에서 노벨평화상 추천은 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의 참 뜻을 알리는 큰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고흥군은 두 수녀가 지금은 고국으로 돌아갔지만 두 수녀의 공로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공로와 봉사의 숭고한 참뜻을 널리 기리기 위해 노벨평화상 추천 등 선양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마리안느·마가렛 수녀 선양사업은 고흥군과 (사)마리안마가렛, 국립소록도병원, 그리고 한센인과 개별후원자 등이 함께하는 범 군민 참여 방식으로 추진된다. 앞으로 군은 구체적인 사업계획 수립과 예산을 지원하고, (사)마리안마가렛은 사업 실행과 모금활동 전개, 국립소록도병원은 각종 시설물 활용에 대한 협조 등 각각 업무를 분담해 진행된다.

고흥군이 올해 추진할 선양사업으로는 마리안느·마가렛 수녀의 삶을 재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제작, 기념관 조성, 마리안느·마가렛 수녀 사택과 병사성당 및 한센인 유품에 대한 등록문화재 지정, 사택 주변 정비, 마리안느·마가렛 수녀 노벨평화상 추천 등이다.

특히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마리안느·마가렛 수녀 노벨평화상 추진은 국립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인 5월17일에 맞춰 두 사람의 봉사정신을 선양하는 상징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사진=뉴시스>소록도 천사 '마리안느-마가렛' 선양사업 추진

<사진=뉴시스>한센인돌본 소록도 천사의 글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Tags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