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뉴스=전성남 선임기자] 대학병원장들이 대국민 사과를 통해 정부에게 의과대학 본과 4학년생의 국가고시 응시를 허용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정부의 반응은 냉담했다.

병원장들의 주장과 달리 의사 수급에 큰 문제가 없을 뿐더러 국민감정도 좋지 않다는 이유다. 또한 정작 당사자인 의대생들의 사과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대학병원장들은 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본관 브리핑룸에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고 "코로나19로 인해 매우 힘든 시기에 의대생들의 국가고시 문제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고 밝혔다.

이날 자리에는 김영훈 고려대학교 의료원장을 비롯해 김연수 서울대병원장, 윤동섭 연세대 의료원장, 김영모 인하대 의료원장 등이 참석했다. 주요 병원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원장은 "코로나19 팬더믹이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엄중한 시점에서 당장 2천700여명의 의사가 배출되지 못하는 상황은 상상하기조차 싫은 심각한 의료공백"이라며 "의료의 질 저하가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인으로서 또 선배로서 지금도 환자 곁을 지키고 코로나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국민들의 마음을 사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6년 이상 학업에 전념하고 잘 준비한 의대생들이 미래 의사로서 태어나 국민 곁을 지킬 수 있도록 국가고시 기회를 허락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병원장들의 이날 사과에도 정부와 여당은 국시 재응시 불가라는 기존 입장을 다시 밝히며 거부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이창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백브리핑에서 "하루 전인 어제 이미 정부 입장을 밝혔고, 하루 사이에 달라질 상황은 아니다"며 "아직은 기존 입장이 달라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도 병원장들의 사과 발표 전에 "전반적인 국민감정은 여전히 달라진 것이 없다. 현재로서는 어렵다"며 "수급도 정부는 크게 문제없다고 이야기한다"며 입장을 재확인 한 바 있다.

응시 대상 본과 4년생 총 3천172명 중 86%에 해당하는 학생은 애초 시험일인 지난달 8일 의대 정원 확대 등의 이유로 응시를 거부했다. 이후 이들은 재응시 의사를 밝혔지만 아직 직접 나서서 대국민 사과는 하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