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SK텔레콤과 스포츠 발전 등 협의"
홍보나서며 친근한 이미지 쌓은 정용진 부회장
고객 저변 확대·유통 브랜드 구축에 초점 맞춰

신년사 하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신세계그룹 제공
신년사 하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신세계그룹 제공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기자] 신세계그룹이 SK와이번스 인수에 적극 나섰다. 이번 인수에는 최근 직접 홍보에 나서며 소비자와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 중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신세계그룹은 "SK텔레콤과 프로야구를 비롯해 한국 스포츠 발전 방향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SK와이번스 인수 시도를 밝혔다.

또 "자세한 내용은 (협의가) 완료되는 대로 상세히 설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와이번스는 SK텔레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SK와이번스의 구체적인 인수 방식과 인수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2000억원 전후로 매각가액을 보고 있다.

조만간 SK와이번스 인수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신세계그룹이 SK와이번스를 인수하면 모기업은 이마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수에는 미래형·체험형 공간을 강조하며 소비자와 접점을 강조해 온 정용진 부회장의 의지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프로야구는 명실상부하게 국내 최고의 인기 스포츠 종목이다. 유통과 스포츠를 결합하면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큰 도움이 된다.

신세계 이마트는 일렉트로마트 등을 앞세워 소비자가 점포의 물품을 보며 즐길 수 있는 영업전략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프로야구를 접목하면 야구팬들을 자연스럽게 자사의 제품구입까지 유도할 수 있다.

실제로 경쟁 유통대기업인 롯데도 롯데 자이언츠 야구단을 운영하며 소비자와 접점을 늘려왔다

정용진 부회장도 지난 2016년에 스타필드 하남 오픈 계획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유통업의 경쟁 상대는 테마파크나 야구장이 될 것"이라며 유통을 체험과 오락 부분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2008년 한국시리즈 우승한 SK 와이번스
2008년 한국시리즈 우승한 SK 와이번스. 연합뉴스

업계에서는 현재 유통업계의 트렌드가 기존의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신세계가 처한 환경에서 이번 인수 이유를 찾기도 한다.

온라인 전자상거래(e커머스)가 커져가면서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서 정용진 부회장과 신세계는 온라인 쇼핑에서 찾을 수 없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최근 신세계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밀고 있는 스타필드도 '테마파크형 쇼핑몰'을 추구할 정도다. 쇼핑몰을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공간에 그치지 않고 쇼핑에 레저와 휴식 개념을 도입해 소비자가 쇼핑몰을 방문할 가치를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신세계그룹은 지난해부터 이마트 매장을 체험형 매장으로 리뉴얼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또 한국판 디즈니랜드를 꿈꾸며 화성 테마파크 건설 계획을 2031년까지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른바 몰링(Malling·복합쇼핑몰에서 쇼핑과 다양한 문화 체험을 동시에 즐기는 소비 형태)을 제공하는 것이다.

한편 신세계의 SK와이번스 인수가 성사될 경우 앞으로 야구장, 테마파크 등에서도 유통 빅2간 경쟁 구도가 구축된다. 롯데그룹이 롯데자이언츠를 운영하는 만큼 프로야구에서도 순위 싸움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SK와이번스는 옛 쌍방울 야구단 해체 과정에서 SK그룹이 2000년 쌍방울을 인수하면서 사실상 인수하는 형태로 만들어진 팀이다. 인천을 연고로 하고 있으며 한국시리즈를 4회 우승한 명문 구단이다. 지난해 정규시즌에서는 총 10팀 중 9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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