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서 서울 아파트값 80% 올라…세종시는 104.5%↑
공공주도로 진행하는 서울 정비사업 민간 참여 여부가 관건
주택 매수심리 안정에는 도움되겠지만 서울시장 보선도 변수

재건축을 위해 가림막이 설치돼 있는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단지. 스트레이트뉴스 자료 사진.
재건축을 위해 가림막이 설치돼 있는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단지. 스트레이트뉴스 자료 사진.

[스트레이트뉴스 김영배 기자] 부동산시장에서 설은 시기적으로 의미가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설 명절 연휴가 지나고 나면 연말연시 주춤했던 거래가 다시 늘어나고 가격도 오름세를 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는 다가오는 봄 이사철과 맞물린 영향도 크다. 그래서 가족들이 모이는 설 명절 식탁에서 집값 얘기는 빼놓을 수 없는 사안이다. 

올해 설명절 식탁은 문재인 대통령이 '특단의 대책'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정부가 명운(?)을 걸고 발표한 '2·4부동산대책'까지 나온 상황이어서 얘기 거리는 더 많았다.

◇ 문재인 정부서 서울 아파트값 380% 올라

부동산정보업체 경제만랩이 KB부동산 리브온의 주택가격동향을 분석한 결과,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 2017년 3.3㎡당 1246만원에서 올해 1월 1778만원으로 올랐다.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세종시다. 세종시는 지난 2017년 1월 979만원이었지만 올해 1월에는 2002만원이었다. 4년 만에 배 이상(104.5%)으로 오른 것이다.

서울도 2017년 1월 2287만원에서 올해 1월 4111만원으로 4년간 무려 1824만원(79.8%) 올랐다.이밖에 대전이 865만원에서 1326만원으로 53.3%, 경기도는 1268만원에서 1808만원으로 42.5% 올랐다.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이라는 명칭을 달고 있는 2·4대책은 서울 32만가구 등 83만6000가구를 오는 2025년까지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책의 핵심지역인 서울은 정비사업 9만3000가구, 역세권 개발 7만8000가구, 저층주거지 개발 3만3000가구, 준공업지역 개발 6000가구, 소규모 정비사업 6만2000가구 등으로 대부분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이다.

문제는 정비사업 상당수가 조합이 아닌 공공주도로 진행한다는 계획이어서 정부가 예상한 물량이 다 공급될지도 의문이다.

이 때문에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곳이나 시장 관계자들 모두 시장의 방향성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혼란스런 모습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2025년까지 주택 83만호를 공급하는 '2·4대책'이 서울 등 도심권 중심으로 대규모 공급 신호를 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또 대규모 공급 발표를 통해 수급 불안을 어느 정도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번 대책이 민간의 자발적 참여를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물량이 시장에 얼마나 빠르게 공급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오는 4월에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있다. 보선을 앞두고 여야 예비후보들이 쏟아내고 있는 규제 완화 신호도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잠시 약세를 보이던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 아파트값이 최근 오름세로 돌아섰을 뿐만 아니라, 상승폭이 커지고 있는 것도 규제 완화 신호가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 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 3개월 연속 상승행진

정부가 2·4대책을 발표했지만 집값 안정은 물론, 대책의 효과에 대해서도 아직은 회의적인 시각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KB부동산이 발표한 월간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1월 서울의 부동산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127로 전달(124)보다 높아졌다.

매매가격전망지수는 2∼3개월 후 주택가격을 전망한 것으로, 100을 초과할수록 상승 비중이 높다는 것을,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뜻한다.

서울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지난해 8·4 공급대책 발표 직후인 9월 109를 기록하면서 전달(118)보다 떨어졌다가 11월 115로 반등했고, 12월 124, 올해 1월 127로 3개월 연속 상승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국 기준으로 보면 1월 120으로 전달(125)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이 역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전국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최근 3개월 연속(122→125→120)으로 120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2015년 3월(121) 이후 약 6년 만에 120 선을 넘겨 고공행진 하는 것이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지행한 설문조사에서도 '2·4대책'에 대해 '도움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53.1%로 도움될 것이라는 답(41.7%)보다 많았다. 집값 상승폭이 컸던 서울에서도 도움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56.4%로 도움될 것이라는 답(39.0%)보다 훨씬 많았다.

임병철 수석연구원은 "2·4대책으로 과열된 주택 매수심리가 일부 진정될 것으로 예상은 되지만 설 명절 이후 집값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며 "공공주도의 공급물량이 실제 공급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의 집값 상승세를 막기에는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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