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절차 들어간 3기 신도시 등 토지보상금 30조원 넘어
도시개발사업·산업단지·SOC 사업 등 합치면 45조원 규모
토지보상금 대부분이 수도권…부동산 시장 재유입 가능성

3기 신도시 조성 등을 위해 풀리는 토지보상비가 올해 45조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시중 유동성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쏟아지는 토지보상비가 부동산 시장의 또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자료:지존
3기 신도시 조성 등을 위해 풀리는 토지보상비가 올해 45조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시중 유동성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쏟아지는 토지보상비가 부동산 시장의 또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자료:지존

[스트레이트뉴스 김영배 기자] 정부가 서울 등 수도권 집값 안정을 위해 3기 신도시 조성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30조원이 넘는 토지보상비가 자칫 부동산 시장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도시개발사업지구 8조원, 산업단지 5조8200억원, 고속도로 등 SOC(사회간접자본) 1조2700억원 등을 더하면 토지보상금 규모는 45조원에 이른다.

문제는 3기 신도시 건설 영향으로 토지보상비의 8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는 것. 토지보상금을 풀린 돈이 다시 수도권 부동산 시장으로 재유입될 가능성이 높고, 이 경우 부동산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집값 상승 배경 중의 하나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풍부한 시중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토지보상비가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11일 국토교통부와 업계에 따르면 3기 신도시 중 인천 계양과 하남 교산은 주민과 보상협의에 들어갔다. 남양주 왕숙은 보상가 산정을 위한 감정평가가 진행 중이다.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 안상 장상은 올 상반기 중 보상공고를 목표로 하고 있다.

토지보상 및 부동산개발정보 플랫폼 '지존'에 따르면 공공주택지구와 산업단지, 도시개발사업 지구 등 117곳에서 풀리는 토지보상금은 대략 45조원 정도다.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지구 30조3000억원, 서울 구룡마을 등 도시개발사업지구 8조1000억원, 광명시흥 일반산단 등 산업단지 5조8200억원, 경제자유구역 6800억원, 고속도로 등 SOC(사회간접자본) 1조2700억원 등이다.

이 같은 토지보상금 규모는 지존이 보유한 1만500건이 넘는 전국 부동산개발정보와 이에 첨부된 50만건 이상의 빅데이터를 기초 자료로 활용해 추산한 것으로 실제 감정평가 결과에 따라 금액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 정부가 시중에 풀리는 유동성을 줄이기 위해 대토보상을 확대할 예정이어서 실제 시장에 풀리는 토지보상금 규모는 이보다 줄어들 수 있다. 대토보상은 보상자에게 현금이 아니라 해당 지역의 다른 땅을 대신 주는 것을 말한다.

토지보상금이 많이 풀리는 곳은 역시 3기 신도시 개발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수도권이다. 하남과 고양, 남양주, 용인의 경우 각각 5조원이 넘는다.

고양에서는 고양창릉 이외에도 방송영상밸리 도시개발사업(4700억원)과 일산테크노밸리, 고양탄현 지구 등에서 토지보상이 예정돼 있다. 남양주는 왕숙1·2지구 이외에도 양정역세권 도시개발사업이 하반기 토지보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용인에서는 용인구성역 도시개발사업만 보상금 규모가 4조원에 이르고, SK하이닉스 용인반도체 클러스터, 용인중앙공원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까지 더하면 6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밖에도 김포에서는 풍무역세권 도시개발사업이 이르면 연내 보상에 들어가고, 광명에서도 광명시흥 일반산업단지와 광명시흥테크노밸리 등이 순차적으로 토지보상에 들어간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토지보상금 중 90% 가까운 돈이 수도권에 집중적으로 풀리는 만큼 토지보상금이 주택과 토지시장으로 유입된다면 시중의 풍부한 부동자금과 맞물려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수도권 부동산시장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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