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일이라도 폭력은 정당화 될 수 없다는 인식 필요
피해자의 관점에서 보게 되면 쉽게 찾을 수 있어
피해자를 찾아 가해자로서 잘못을 빌고 용서를 구하는 것

 

▲흥국생명 이재영·이다영 자매 (사진=연합뉴스)
▲흥국생명 이재영·이다영 자매 (사진=연합뉴스)

[스트레이트 뉴스=박연준 기자] 흥국생명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배구 선수의 학교 폭력 미투 불씨가 도화선이 되어 배구계를 넘어 스포츠계, 연예계에 번지며 그 불씨의 열기가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선수 및 연예인은 스스로 은퇴를 하거나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받고, 학폭 미투 불씨가 사그라질 때까지 기다리고 있지만 그렇게 쉽게 꺼지지 않을 것 같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2019년 학생선수 57,557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한 결과 34.2%인 19,687명이 언어폭력, 신체폭력, 성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했다. 이를 보더라도 스포츠 선수들이 과거 잘못된 행동이 아직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았지만 혹시 밝혀질가봐 전전긍긍 하는 선수들도 많을 것이다. 

스포츠계에는 선배와 후배, 지도자와 제자 관계에서 잘못된 과거 군대식 문화가 굳게 자리잡고 있다. 

선배가 되면 자신들도 선배들에게 심한 폭력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직의 규율을 위해서는 '이정도 쯤이야 과거보다는 약과'라는 잘못된 인식 속에 폭력을 대물림 한다.

또한 상당수 지도자들은 제자를 훌륭한 선수를 만들기 위해서는 선수들을 엄하게 가르쳐야 하고, 강한 지도력을 바탕으로 한 ‘사랑의 매’는 폭력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발언 중인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사진=문체부 제공]
▲발언 중인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사진=문체부 제공]

지난 2월24일 교육부(부총리 겸 장관 유은혜)와 문화체육부(장관 황희)는 '학교 운동부 폭력 근절 및 스포츠 인권보호 체계 개선 방안'을 발표하였다. 

이 방안 중 프로팀, 실업팀, 국가대표, 대학 등에서 선수 선발시 학교폭력 이력을 반영해서 선발에 제한을 두어야 한다는 내용은 스포츠 선수로 큰 꿈을 가지고 있는 어린 선수들에게 폭력은 안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인성보다는 실력을 우선시 하며 잘못된 행위에 대해서 팬들의 눈치를 피해 솜방망이 처벌을 했던 국내 프로 및 실업팀의 안일했던 자세가 이런 화를 키웠다고 스포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문제가 터지면 그때가서 출장정지나 벌금을 부과하고,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면죄부를 받고 다시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사례를 쉽게 접할수 있었다. 

또한 폭력을 당한 피해자의 지울 수 없는 상처는 감안하지 않고 청소년기에 무심코 저지른 행동에 대해 평생 체육계 진입을 막는 것은 가혹하다는 의견을 냈던 대한체육회의 생각은 실력만 있으면 모든 것은 용서받을 수 있다는 잘못된 폭력인지 감수성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청소년기 잘못된 판단으로 행한 폭력 행위에 대해서 이를 감추면서 잘못이 밝혀지지 않을까 불안해 하는 스포츠 선수들이 과거의 잘못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그 해결책은 피해자의 관점에서 보게 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첫째, 피해자를 찾아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피해자의 용서를 받는 것이다.

어떠한 일이라도 폭력은 정당화 될 수 없다는 인식부터 시작해야 한다. 나는 잘못이 없다. ‘라떼는 그랬다’며 내 잘못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그 다음 피해자의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원상 회복할 수는 없겠지만 피해자를 찾아 그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 가해자로서 진심으로 잘못을 빌고 피해자의 용서를 구하는 것이다.

둘째, 과거 나의 잘못을 프로구단, 실업팀에 알리는 것이다.

진심을 가지고 피해자에게 사과를 하고 이에 대한 용서를 받았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나의 잘못된 행동을 감추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소속된 팀에 나의 반성이 진실된 반성이었음을 알리고 그 잘못에 대해 팀의 적절한 조치를 받는 것이다.

기자도 고등학교 시절 야구선수로 활동하면서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 선배들을 보고 겪어봤었다. 폭행이 비일비재 했던 합숙소 생활이 싫어서 주말에 합숙소에 복귀하는 시간은 정말 끔직하게 싫었던 기억이 있었다. 

선배가 되어서 후배들을 정말 괴롭히지 말자는 생각을 갖고 실천에 옮길 때 동료들에게 멍청하다는 핀잔도 받기도 했었다. 스포츠에 자리잡고 있는 잘못된 폭력 문화를 겪으면서 최근의 학폭 미투를 예감했었다.

실력보다 인성을 우선시 하는 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과거의 잘못에 대한 통렬한 반성을 통해 피해자들의 지워지지 않는 아픔의 트라우마를 어루만져 주어야 한다. 

그리고 스타의 꿈을 꾸는 청소년들에게 폭력은 절대 정당한 행위가 아니고 그러한 행위를 하게 되면 스타의 꿈은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게 교육을 해서 더 이상 스포츠, 연예계에 학교폭력이 사라지는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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