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업체 줄도산 위기…"직원-가족 50만명 생계 막막"

제너럴모터스(GM)가 '최우수 협력사'로 선정한 한국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한국지엠(GM)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GM SOY(Supplier Of the Year)' 수상업체들은 지난 5일 서울 서초동 자동차산업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GM 사태 이해 관계자들에 대한 호소문을 발표했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가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지엠자본 규탄 및 산업은행 규탄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이동걸 산업은행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경찰과 경호들과 몸싸움을 하고 있다. /뉴시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가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지엠자본 규탄 및 산업은행 규탄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이동걸 산업은행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경찰과 경호들과 몸싸움을 하고 있다. /뉴시스

GM SOY는 전 세계 GM의 1차 협력업체 2만 곳 가운데 GM이 해마다 기술·품질·납기 등의 기준에 따라 선정하는 최우수 협력사를 말한다. SOY로 선정되면 글로벌 신규 부품 수주 과정에서 우선권을 가진다. GM의 한국 진출 이후 국내 업체 중에서는 매년 25~28곳이 SOY 타이틀을 받아왔다.

호소문에서 이들은 한국GM 노사, 정부, 산업은행, 국민에게 "한국GM 경영 정상화가 이해당사자 간 조정 지연으로 골든 타임을 놓친다면, 한국GM 협력업체 직원과 가족 50만 명의 생존과 생계가 위협받는다"며 "전폭적 성원과 협력으로 조속히 협상을 타결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정부와 산업은행에도 대승적인 결단을 통한 신속한 자금지원을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와 산은은 현 한국GM 상황은 한 기업 문제가 아닌 산업생산, 수출, 고용창출 등 한국경제에 기여도가 높은 산업기반의 붕괴와 관련이 있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즉각적 결단으로 자금지원을 해 현 상황을 신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SOY 업체 대표들도 현 상황을 우려하며 신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창문 개폐장치와 도어 모듈을 생산하는 광진기계 권오철 대표는 "GM 본사의  납품 실적을 바탕으로 피아트-크라이슬러, 폭스바겐, PSA(푸조시트로앵그룹), 르노-닛산까지 납품을 시작했고 올해는 포드에도 확대될 거라 예상한다"며 "해외 비즈니스 성공을 위해서는 글로벌 GM의 납품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엔진 부품을 생산하는 김은희 서울정밀 부사장은 "GM 본사의 선진화 품질 시스템과 공장 운영 시스템에 힘입어 2015년 포드에도 납품을 성사시켰다. GM 본사가 포드에 저희 회사를 추천해준 덕분이었다"며 "한국지엠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많은 회사가 연쇄도산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GM 부품협력업체들은 한국지엠에서 생산된 차가 팔리지 않아서 매출 또한 급감하고 있다. 이중, 삼중고를 겪고 있는데 이제 버틸 힘이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부 시중은행의 한국GM 부품협력사에 대한 신규대출이나 만기연장 기피, 어음할인 거부 등으로 단기적인 유동성 상황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1차 협력사 61개사 대상 설문조사 결과, 올해 1분기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공장가동률 10.4% 줄고, 매출액도 16.6%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협력사들은 "한국GM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심각한 경영난이 가중되어 도산 위기 우려가 있다"며 "한국GM의 조기 경영정상화를 위해 정부가 적극 노력해 달라"고 건의했다.

지난 5일 한국GM 부품협력업체를 만나 애로사항을 듣고 온 정부는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지원방안 등을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한국GM 사태의 분수령이 될 '2018년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은 노사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향후 교섭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