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조성 등 의혹을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약 16시간에 걸친 검찰 조사를 받고 29일 새벽 귀가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종오)는 지난 28일 오전 9시30분께 조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15시간30분간 조사했다.
29일 오전 1시께 조사를 마치고 나온 조 회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성실이 조사해 임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조 회장은 '회장직에서 사퇴할 의사가 있나', '대한항공 직원과 국민에게 할말이 있나' 등의 기자들의 물음에는 답하지 않았다.
조 회장은 횡령, 배임, 조세포탈 혐의 등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조 회장의 조사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뒤 조만간 사법처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남부지검은 지난 4월 30일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조 회장 남매의 조세포탈 혐의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고 기업·금융범죄전담 부인 형사6부에 사건을 배당해 수사해왔다.
조 회장은 아버지인 조중훈 전 한진그룹 회장으로부터 프랑스 파리의 부동산 등 해외재산을 상속받았지만 상속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 남매가 납부하지 않은 상속세는 500억원대로 추정된다. 검찰은 앞서 25~26일 이틀에 걸쳐 조 회장의 동생인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과 제수인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현 유수홀딩스 회장)을 조사한 바 있다.
조 회장 측은 상속세 미납분을 낼 계획이라는 입장이지만 검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조세포탈의 가중처벌) 위반 혐의를 적용해 처벌할 수 있다고 봤다.
검찰은 또 대한항공 기내 면세품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조 회장의 자녀 현아·원태·현민 3남매 등 총수 일가가 이른바 '통행세'를 받는 방법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를 의심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일으킨 '땅콩회항' 사건 당시 변호사 비용을 대한항공이 처리한 정황도 포착됐다. 조 전 부사장의 변호사 선임 비용을 회삿돈으로 지불했다면 횡령과 배임 혐의에 해당된다.
조 회장은 부동산 일감 몰아주기 수법으로 횡령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이 파악한 조 회장 일가의 횡령과 배임 규모는 수백억 원대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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