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순이익 1.3조 “사상 최대”…4년연속 3조에서 4조원으로 점프

건전성 및 수익성 기반…”업계 최고수준 주주가치 제고 고민하겠다”

KB금융이 3분기 2008년 금융그룹 출범 이후 역대 최대인 1.3조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첫 4조원대 연간 순이익을 예약했다. KB금융그룹은 늘어난 이익 체력을 바탕으로 디지털전환, 글로벌역량 강화 등에 나서고 주주가치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면서도 건전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고려한 변화를 약속했다.

21일 오후 KB금융그룹은 공시를 통해 지난 3분기 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 당기순이익 1조2979억 원을 신고하며 역대 최고의 분기 실적을 과시했다. 전년 동기(1조1666억 원) 대비 11% 증가한 수치로 3분기 누적 3조7722억 원을 기록해 연간으로 4조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누적 기준으론 전년 동기 대비 31.1%나 성장한 수치다. 만약 이번 분기와 같은 수준의 실적을 4분기에 기록한다면 연간 5조 원 달성도 가능한 수치다. 앞서 KB금융그룹은 지난 2017년부터 4년 연속 3조 원 초중반대 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호실적의 이유에 대해 KB금융지주 이환주 부사장은 오후 4시부터 한시간 넘게 이어진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이자이익과 수수료 이익 등 핵심 이익이 견조하게 늘어난 반면, 선제적 리스크관리로 견실한 이익체력을 유지했다”고 총평했다. 그러면서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균형 성장에 기반한 지속적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안정적인 수익성 제고를 이어갈 것”을 강조했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늘어난 이익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이러한 상황은 언제까지 이어질지, 리스크관리는 충분히 되고 있는 지 등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

김도하 한화증권 연구원은 호실적의 원인이 대출금리 상승 때문이라기 보다는 조달비용감소가 3분기에 컸기 때문으로 분석하며 “4분기에 대출금리 상승의 효과가 본격 반영될 것인지” 여부를 질문했다.

이환주 부사장은 “4분기 자산 가격조정(Repricing)효과로 완만한 상승을 기대한다”며, “본격적인 확대는 내년 1분기부터 기대하고 금리 추가상승이 이어질 시 내년엔 NIM(순이자마진)이 의미 있게 개선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연간 4조원 대로 올라선 자본의 활용 방안에 대해 CS담당 이창곤 부사장은 “지난 몇 년간 인수한 기업의 가치 증대(Value-Up)에 집중하되 다만 좋은 기회가 있으면 시장환경과 자본효율성 관점에서 (추가 M&A를)검토할 것”이라며, “ROI 10%이상, 해외 성장잠재력, 시너지창출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스타트업 지분 참여 등도 검토할 수 있다”며 다소 원론적인 대답을 내놨다.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서도 적극성을 강조하면서도 구체적인 플랜을 밝히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이환주 부사장은 “적극적인 배당(Progressive Dividend)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며 “올해 배당성향은 코로나19 상황, 감독당국의 방향 등을 고려하더라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26%수준 달성은 무리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KB가 보유한 자사주 6%를 감안하면 실제보다 배당률은 더 높아질 것이라 주당배당금도 의미있게 증가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총주주환원율 관점에서 30%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이는 업계 최고 수준”이라며 “올해 창립 최초로 분기배당을 했고, 현재의 경제적 불안정성을 고려할 때 당장 분기 배당을 이야기하긴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내년 이후 긍적적으로 검토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김진상 현대차증권 상무가 소상공인 지원 여지에 대해 묻는 질문에 국민은행 CFO 정문철 전무는 “소상공인 지원 등 차주상환부담을 줄여 연착륙을 유도하고 상환기환 장기화 등에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현재와 같은 이익 흐름이 차후년 이후 정점을 지날(Peak Out) 우려가 없는지 묻는 질문에 이환주 부사장은 “시장은 이길수는 없으나 극복의 대상”이라고 전제한 후 “3개년 운영 계획(Rolling Planning)을 보고 있다”며, “은행은 (경쟁사 대비) 압도적 1위할 잠재력(Potential)이 있으나 비은행 부문은 아직 넘버원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서 KB금융그룹은 은행의 ‘스타뱅킹’앱을 전사로 넓혀 증권, 보험, 중고차 거래 등 다양한 기능을 포괄할 뜻을 밝혀 이목을 끌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이 “통합 앱이 트래픽은 늘어나겠지만 너무 무거워지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지주 플랫폼 담당 한동환 부사장은 “인앱 브라우저 기술과 API기술 등을 통해 경쟁사인 카카오뱅크나 토스뱅크 앱보다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이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이어 “편의성이 아닌 전문성으로 고객의 부를 키우기 위해 마이데이터에 집중해 고객데이터의 면밀한 분석으로 개인화(Personalize)를 시도할 것이고 이 과정에 사설 인증서로는 가장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는 KB의 모바일인증서가 플랫폼 비즈니스의 기초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스크관리에 관한 질문도 이어졌다.

서영수 키움증권 이사가 여러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일으킨 중복차주 문제에 따른 신용리스크 위험성과 충당금을 더 두텁게 쌓을 용의가 없는지 묻자 국민은행 소속 정문철 전무는 “신용대출한도를 적정 수준에서 관리하고 있어 리스크가 크지 않고, 정부가 제시한 3가지 DSR기준보다도 더 낮은 비율로 관리하고 있어 문제 없다”고 답했다.

늘어난 이익을 통해 4분기에 과감한 빅배스(Big Bath)를 통해 부실자산을 한꺼번에 털어버릴 계획은 없는지 묻는 질문에도 “현재 리스크가 적절히 관리 중이고 보수적인 관리방식으로 충당금을 확대할 것이지만 빅배스에 준하는 과감한 관리가 없어도 축적된 리스크관리역량과 충당금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날 실적 발표를 지켜본 타 금융지주 관계자는 “KB입장에선 호실적이 나왔다고 해서 마냥 기쁜 내색을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정체된 모습을 보일 수도 없어 원론적인 답변을 한 것 같다”며, “KB가 지속적인 그룹 포트폴리오 시너지를 보여주는 것에 더해 은행 부문에서도 경쟁사를 압도할 잠재력을 가졌다고 언급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고 관전평을 전했다.

KB금융지주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답변중인 KB금융 이환주 부사장(KB금융 3분기 실적발표 동영상 캡쳐)
KB금융지주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답변중인 KB금융 이환주 부사장(KB금융 3분기 실적발표 동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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