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채 신용 스프레드, 전월 대비 10.8bp 축소
같은 기간 시장금리는 평균 6.58% 올라
최근 채권시장에서 여전채 수요가 높아지며 스프레드는 줄었지만, 시장금리 자체는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다. 통상 채권 스프레드가 줄어드는 건 시장의 매물 수요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이고, 이는 시장금리 하락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금융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지며 채권 수요와 금리가 모두 상승하는 모순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23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주 채권시장에서 거래된 AA+ 등급 3년물 여전채의 신용 스프레드는 3월 같은 주 대비 10.8bp 줄었다. 같은 기간 ▲AA0(9.1bp↓) ▲AA-(14.2bp↓) ▲A+(8.0bp↓) ▲A0(6.6bp↓) ▲A-(6.6bp↓) 등 여전채 전반의 스프레드가 축소됐다.
신용 스프레드는 채권시장에서 거래되는 국고채와 회사채 사이의 금리 격차를 뜻한다. 신용 스프레드가 축소됐다는 것은 기업들이 자금을 빌리기가 그만큼 용이해졌다는 것을 말한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트레이트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와 폭은 다소 후퇴했으나, 투자자들은 여전히 ‘연내 기준금리가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보다 나은 이익 실현을 위해 높은 금리의 매물을 찾고 있다”며 “특히 여전채 등 높은 금리를 보이는 채권에 전체적으로 수요가 몰리며 크레딧물이 강세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때문에 신용 스프레드는 전 섹터에 걸쳐 축소되고 있다”며 “종전에는 동일등급 회사채 대비 여전채 AA-, A+ 등급의 신용 스프레드 레벨이 높았는데 지금은 많이 축소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도 여전채 강세가 이어지며 AA- 3년물은 회사채 동일등급과 스프레드 갭이 6.2bp까지 축소될 것"이라며 "전주 대비 회사채 발행 물량은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강한 수요 흐름은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는 통상적인 흐름과는 상반되게 여전채 시장금리가 올라가고 있다. 지난주 AA+ 등급 3년물 여전채 금리는 전월 대비 5.0bp 오른 3.82%를 기록했다. 이 밖에 ▲AA0(3.89%·6.7bp↑) ▲AA-(4.03%·1.6bp↑) ▲A+(5.15%·7.8bp↑) ▲A0(5.91%·9.2bp↑) ▲A-(6.59%·9.2bp↑) 등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했다.
여전채 금리가 역설적인 모습을 보이는 건 거시적인 금융시장 상황과 여전사 영업환경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진 탓으로 해석된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충돌 여파는 당분간 국내 채권 금리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이스라엘의 이란 타격 영향이 크지 않다는 소식에 축소됐다”며 “반면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적으로 고착화되는 경우 국제유가가 재차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대되면서 금리는 오르고 있다”고 해석했다.
태영건설 사태 역시 채권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1월 워크아웃을 개시한 태영건설에 대한 기업개선 계획 의결이 30일 예정됐다. 전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 정상화 계획도 발표될 예정이다. 일부 부동산 사업 환경 여건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하위 건설사와 제2금융권에 대한 펀더멘털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카드사 전반의 영업실적이 위축된 가운데 차환리스크 우려 역시 대두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들이 발행한 여신전문금융회사채 만기 규모는 올해 6월 말까지 약 6조 원에 달한다. 카드사는 채권 만기가 되면 같은 금액으로 채권을 차환 발행하지만, 2021년 이전 발행한 여전채 평균 금리(1% 후반대)와 비교해 현재는 2~4%포인트가량 더 높은 상황이다.
차환 발행 과정에서 조달비용이 올라가면 고스란히 대출 금리가 올라갈 수 밖에 없고, 가뜩이나 신용도가 낮아 카드사의 문의 두드린 저신용 고객들의 상환 능력이 약화될 수 밖에 없다.
카드사 전반의 부실여신 잔액도 크게 늘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업 카드사 8곳의 부실여신 잔액은 전년 대비 37%가량 증가한 1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