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 전염 리스크 낮아
러시아 회사채 디폴트도 현실화

급락하는 스리랑카 통화 루피화의 가치(출처=하이투자증권)
급락하는 스리랑카 통화 루피화의 가치(출처=하이투자증권)

대외부채 관련 우려가 커지던 스리랑카 중앙은행이 12일 일시적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면서 리스크가 주변국으로 옮겨붙지 않을지 걱정이 커지는 상황이다. 러시아 회사채 디폴트도 눈앞에 다가와 우려가 깊어지지만 이머징 스프레드가 흔들림 없어 리스크 전이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문가 분석이다.

13일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이코노미스트는 전일 스리랑카가 IMF 구제금융이 제공되기 이전까지 510억 달러에 대한 대외부채 상환을 잠정 중단한 것에 대해 아직 이머징 스프레드가 견조하고 중국 경기부양까지 임박해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스리랑카 중앙은행 총재는 12일, “하드 디폴트(민간 채권단 전면 손실)를 피하기 위해 대외부채 지급을 일시 유예한다”며, “다음주 IMF와 구제금융 프로그램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월말 기준 스리랑카의 외환보유고는 19억3000만 달러로, 연내 상환 예정 외채 규모는 약 40억 달러 수준이다.

지난 1997년 IMF구제금융 당시 위기의 진원지는 태국이었으나 이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을 거쳐 한국 등 아시아전역을 강타하고 글로벌 경제 전반에 큰 충격을 줬던 기억이 생생한 가운데 스리랑카의 디폴트 선언에 비상한 관심이 모인다.

여기에 러시아 철도공사가 지난달 14일 만기 도래한 스위스 프랑 채권이자를 유예기간(10일)이 지나도록 갚지 못해 디폴트 판정을 받은 것도 부담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서방의 금융 제재가 시작된 이후 최초의 사례로,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마저 러시아 외화표시채권 신용등급을 지난 9일 ‘CC’에서 ‘SD’로 강등시키는 등 리스크 확대 가능성도 커진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의 위기상황이 타국으로 전염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게 하이투자증권의 분석이다.

박상현 연구원은 “러시아 제재 및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시 일부 (리스크에) 취약한 이머징 국가 및 러시아 기업들의 디폴트가 잇따를 수 밖에 없음은 디폴트 규모를 떠나 금융시장의 잠재적 악재”라면서도 “다행스러운 것은 이머징 스프레드가 아직 큰 흔들림이 없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곡물가격 및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이머징 신용 스프레드가 안정세를 보이는 이유로 브라질, 인도네시아, 중동 등 주요 원자재 생산국의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 수혜를 보기 때문”이라며, “러시아, 중국을 제외한 브릭스 경제가 견조한 추세를 유지해 그나마 전염 리스크를 막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중국 리커창 총리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3차례나 경기둔화 리스크를 언급한 것은 경기부양 의지 역시 점점 더 강해지는 것을 의미한다”며, “중국이 당 대회를 앞두고 있어 적극적으로 전염리스크를 방어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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