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에서 삭제된 현대차 관련 게시물. /사진=블라인드 갈무리
블라인드에서 삭제된 현대차 관련 게시물. /사진=블라인드 갈무리

지난 2020년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디자인센터의 한 팀장급 직원의 죽음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과도한 업무와 상사의 폭언 등이 극단적 선택의 원인으로 알려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추모 분위기가 형성됐다. 

12일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현대차 직원 죽음에 대해 "얼마나 괴로웠으면... 안타깝다", "남의 일이 아니다" 등 고인의 명복을 비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현대차를 비판하는 내용도 많았다. 한 현대차 직원은 "부서마다, 사람마다 (업무 강도나 환경이) 엄청나게 심한 직장"이라며 "열심히 성실하게 일할수록 손해 보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현대차 디자인센터의 업무 강도가 특히 심하다는 얘기도 나왔다. "남양연구소에서는 디자인 부서의 업무가 매우 힘든 편"이라며 "(이번 사건 말고도) 더 많다"고 했다. 

실제로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는 이번 디자이너의 죽음 이전에도 극단적 선택을 한 직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스로 현대차 하청업체 직원이라고 밝힌 이는 "진짜 힘들다"며 "주말이고 휴일이고 상관없이 (현대차에서) 메일이 온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몇 시까지 해달라고 하는데 하청한테만 그러는 게 아니었다"고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 대한 비판 의견도 여럿 보였다. 죽은 디자인팀 직원이 상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한 현대차 직원은 해당 상사에 대해 "정의선 회장의 최측근"이라며 "정의선 회장이 (이번 사건에 대해) 다 알고도 부사장으로 승진시켜줬다"고 했다. 

해당 상사는 제너럴모터스(GM), 벤틀리 등에서 굵직한 디자인 프로젝트를 수행한 인물로 정의선 회장이 직접 영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 비판 게시글이 삭제되는 일도 벌어졌다. 현대차 사측이 비판적인 게시글을 계속 신고해 지우는 것으로 보였다. 

한 이용자는 "회사가 직원의 죽음과 관계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비열하다"고 지적했다. "현대차를 불매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스트레이트뉴스 유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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