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스트레이트뉴스 이준혁 기자] "매매가도 아닌 분양가인데 이제 청주에도 3.3㎡당 1000만원 넘는 숫자가 슬슬 보이네요. 비싼 값이 아닌가 하는 생각 들어요. 아무리 '숲세권'이고 '포레나'라는 빼어난 브랜드로 짓지만 인프라가 부족한 수곡동 및 모충동 사이의 산자락에 짓는데... 이 아파트에 제 청약통장을 쓰는 것이 맞나 궁금합니다. 그래서 어떤 곳인가 보기 위해서 산자락의 현장에 들렀는데 고민이 커지네요." (청약의향자 S모 씨)
"서원대 남쪽 원룸촌의 서쪽 산지이자 수곡동 서부 30년차 아파트인 '산남주공'의 북쪽에 지어지는 아파트에요. 옛날이면 쳐다보지도 않던 동네이지요. 그만큼 청주 부동산 시장이 매우 뜨겁단 방증이에요. 다만 이 곳이 살기에 좋을지를 물으면, 글세요... 1849가구인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의 이동을 왕복 2차선 도로 매봉로 홀로 받는데 매일 스트레스를 받겠고 초등학교도 통학 은근히 쉽지 않다고 봐요." (수곡동 C모 공인중개업소 대표)
근래 충북 청주시의 신규 아파트 분양은 기존 시가지의 외곽 지역에 몰렸다. 역사가 오랜 도시인 청주인지라 제1순환로 내부에서는 용암동 또는 주성동 등지를 빼고는 아파트를 지을만한 마땅한 부지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청주 동(洞) 지역 북쪽의 오창과학단지 또는 서쪽의 오송생명과학단지의 형성도 청주 신규아파트가 외곽에 해당되는 곳에 지어지는 주요 원인의 하나가 됐다.
이런 상황에 모처럼 청주 제1순환로 내부 입지에 대규모 신축 아파트가 지어진다. 재개발 또는 재건축 형태를 띠는 단지도 아닌 100% 신축 아파트 단지로 말이다. 모충동-수곡동 경계인 매봉산의 주변에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지어지는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이 그 주인공이다.
씨에스에프(시행사) 그리고 한화건설(시공사)이 충북 청주시 서원구 모충동 산62-10 일원의 부지에 건설할 신축 아파트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은 지하 2층-지상 29층, 21개 동, 전용면적 74-104㎡(세부 5개 평면) 총 1849가구 규모의 아파트다.
지역에선 해당 아파트의 분양가가 3.3㎡당 평균 1075만원이라 싸지 않으며 매봉로의 주변으로 지어 입지적인 면에서도 좋다고 보기 쉽지 않지만, 모처럼 등장한 청주 제1순환로 내부 입지의 대규모 신축 단지이자 '포레나' 브랜드로 인해 분양은 어찌어찌 마칠 것이라고 여긴다.
◇매봉산 동쪽 산지를 깎아 건설할 아파트…매봉산 '민간공원 특례사업' 아파트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이 지어질 곳의 입지는 장점이자 단점이다. 청주 제1순환로 내부 시가지면서 특히 수곡동 산남주공의 북쪽에 지어 최소의 일상 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기본 생활인프라 부족을 느낄 경우가 적다는 점과 매봉산 동쪽을 깍아 짓기에 '숲세권'에 해당되는 위치는 장점에 해당되나, 1849가구 규모의 대단지면서 타지 이동을 왕복 2차선 도로 매봉로 홀로 감당해야해 정체가 불가피한 위치라는 사실은 치명적 단점이다.
이같은 곳에 아파트가 지어지게 되는 계기는 '민간공원 특례사업'이다. 관리와 개발이 부족한 도시공원 부지의 70%(최소 5만㎡ 규정) 이상을 건설사가 직접 공공공원으로 조성하고 이를 지자체에 기부체납하는 대신, 나머지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방식이다.
대다수 지자체가 대규모 도시공원 부지의 매입 재원을 마련하기 어렵자 대안으로 등장한 제도인데, 이러한 '민간공원 특례사업' 제도는 아파트 시행사 입장에서도 요즘 수요자에게 선호가 적잖은 '숲세권' 아파트 단지를 지을 수 있는 도시의 입지를 획득하는 방법이다.
단 그래서 지자체와 시행사 사이에 유착관계 형성이 될 우려가 적잖고, 일부 지자체에선 고분양가 형성을 묵인하거나 방조한다는 의혹이 잇따르는 제도이기도 하다.
안타깝게도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은 분양가에 반영될 대지비를 부지 보상비의 6배 이상으로 잡은 상황에도 입주자 모집공고 승인이 되어 의혹이 제기 중이다. 통상적 수치(1-2배)에 비해서 월등히 비싼 배수의 값인데(350억원에 매입, 2300억원으로 계상) 승인이 됐다.
심지어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은 근래 분양을 마친 구룡공원 민간공원 특례사업 아파트인 '더샵 청주그리니티'에 비해서도 대지비가 비싸다고 불리운다. '더샵 청주그리니티'의 토지 매입비는 702억원이었고 분양가에 담긴 대지비는 1400억원으로 책정됐다.
◇왕복2차선 '매봉로' 정체시 이동 불편해…매봉로 빼면 서원대 원룸촌 길이 대안(?)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처럼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방식으로 지은 아파트는 기본적으로 '공세권'(공원 가까운 아파트)이자 '숲세권'(숲이 가까운 아파트)이다. 아파트를 짓는 시행사가 획득 부지의 70% 이상에 대해 공원으로 직접 조성해서 해당 지자체에게 기부채납을 하는 제도 특성상 그럴 수밖에 없다. 입주자에게 특장점이며 건설사도 이를 홍보에 적극 활용한다.
당연히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도 공세권이자 숲세권이다. 서쪽과 북쪽이 매봉산으로 둘러싸이며 남쪽에 위치한 기존 아파트인 산남주공 1·4단지와의 경계선도 녹지로써 둔다.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의 장점이자 분양 홍보전의 주요 사항이며, 앞으로 입주할 사람들이 느끼는 최대의 장점으로 예상된다.
매봉산에 연접한 공세권이자 고지대라서 조망이 빼어나고 산책하기 좋은 점은 장점이다.
다만 1849가구란 많은 아파트가 지어지나 도로망이 매우 부실하다는 점은 약점에 꼽힌다.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의 동쪽에는 서원대 및 서원대와 같은 서원학원 내 학교들(운호중·고, 충북여중·고, 청주여상)과 이들 학교를 주변으로 형성된 원룸촌이 있으며 더욱 동쪽에는 무심천이 자리한다.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의 부지에서 무심천에 이르기까지 서→동 방향으로 내리막의 지형구조다.
그런데 이같은 내리막 지형에는 이미 빌라들과 노후한 주택이 적잖다. 전술한 서원대 원룸촌이다. 이같은 서원대 원룸촌은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의 동쪽의 길이자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의 거주자가 외부로 소통할 사실상의 유일한 도로인 매봉로에 연접한 곳까지 형성됐다. 원룸촌 차량 통행량은 많지 않지만, 도로폭이 좁아 차량의 신속한 이동은 매우 난해하다.
그렇기에 1849가구 아파트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가 지어져도 매봉로의 확장은 불가능하다. 매봉로와 연접한 서원대 원룸촌 빌라의 매입에 비용이 적잖을 것으로 예상되고, 매입한다고 해도 도로를 만들기 위한 성토작업과 축대 형성에 많은 비용이 든다.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 부지의 일부를 활용해 단지의 연접 도로폭을 넓힌다고 해도, 단지와 연접하지 않은 북쪽과 남쪽 도로폭을 넓히긴 어렵다.
결국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에 사는 사람들은 매봉로 또는 서원대 원룸촌의 길인 남들로35번길을 통해 외부 이동을 해야만 한다.
본보가 이용한 세 택시의 기사는 "모충동일 센타시아 아파트 교차로와 수곡1동우체국 교차로는 현재도 통근시각 전후해서 정체가 심한데, 1849가구 규모의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이 들어서면 일대의 도로 정체는 극에 달할 수밖에 없다."며 "청주시는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 아파트의 건설을 승인하며 교통 문제는 어찌 해결할지 고민을 했나 싶다. 입주민은 매일 큰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지와 400여m 거리의 모충초 배정…운호중·고와 충북여중·고 도보 1㎞ 이내
숲세권과 함께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의 양대 장점으론 서원학원이 가깝다는 점이 거론된다. 1954년 창학해서 올해 69년차을 맞은 서원학원 내에는 서원대(옛 청주사범대학) 외에도 남학교인 운호중·고와 여학교인 충북여중·고 및 청주여상 등 남학생과 여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단성 중학교와 고등학교 모두 존재한다.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에 산다면, 중·고교 모두 도보 통학 가능하게 된다.
이들 학교는 최소 48년(충북여고)부터 최대 67년(충북여중)의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그렇기에 각계 각층에 많은 동문들이 있고 학교도 지역 내에서의 좋은 평판을 지니고 있다.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과 이들 5개교의 최단 통학로는, 109동 동쪽으로 조성될 보행자출입구를 이용해서 제2학생회관 인근 서원대 출입구로 이동한 이후 서원대를 관통해 통학하는 방법(여학교)과 107동 인근에 조성될 보행자출입구 및 남들로35번길 그리고 서원대 구룡산로337번길의 순서로써 통학하는 방법(남학교)가 있다.
오르막길을 지나야 하나 5개교 모두 아파트 경계 800m 정도 거리다. 건설사도 이를 장점으로 여기고 '교육환경 프리미엄' 및 'NA만의 안심학세권'이란 문구로 적극 홍보 중이다.
초등학교 또한 멀지 않다.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에 거주할 어린이들은 현행 행정구역과 무관히('한화 포레나 청주매봉'은 수곡동과 모충동에 각각 8개동씩 있고, 5개동은 수곡동과 모충동에 걸쳐있다) 모충초에 배정된다. 올해로 55년차 학교인 모충초는 오랜 학교답게 운동장이 넓게 마련됐고, 2022년 1월 기준의 학급당 학생수가 19명으로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 어린이가 추가돼도 무리가 없다.
다만 단지와 모충초 간의 통학로로써 활용될 서원서로의 도로 노폭이 비좁고 도로 변의 인도도 1m 미만의 좁은 상태란 점은 향후 어린이 통학에 좋지 않은 점으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전용 84㎡ 분양가, 확장 및 옵션 합치면 4억원 초중반
모충동과 수곡동에 걸쳐있는 부지에 짓는 거대 아파트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은 모든 가구가 남서향 또는 남동향 등의 남향 위주로 배치됐으며, 전체 1849가구의 84.2%인 1557가구를 주택 수요자가 많은 전용면적 84㎡ 이하 평면으로 구성했다. 전용 72㎡ 평면이 A형(246가구)와 B형(49가구)를 합쳐 292가구며, 전용 104㎡ 평면 또한 292가구다. 전용 84㎡ 평면은 A형(896가구)과 B형(366가구)을 합쳐서 1362가구에 달한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값으로 1075만원이며, 실제 분양가는 전용 72㎡(A·B) 3억80만-3억3390만원과 전용 84㎡(A·B) 3억5328.9만-3억8820만원, 전용 104㎡ 4억1470만-4억5960만원 등으로 책정됐다.
다만 발코니 확장비와 유상옵션 총합을 최대 항목으로 합산시 전용 72㎡ 3700만원 전후, 전용 84㎡ 4900만원 전후, 전용 104㎡ 5668만원으로 계산된다. 이에 따라 수분양자가 건설사에게 실제 납부할 돈을 최대 적용시 전용 72㎡ 평면 4억원 정도, 전용 84㎡ 평면 4억원 초중반, 전용 104㎡ 평면 5억원 전후에 달한다.
이는 '더샵 청주 퍼스트파크'('21년 3월 준공, 1112가구)의 전용 84㎡ 평면 최근 매매가 4억2498만원과 비슷하고, '숲세권'은 아니나 모충초와 가깝고 훨씬 편리한 교통 입지에 있는 '청주모충 LH 트릴로채'('21년 11월 준공, 1692가구)의 전용 84㎡ 평면 최근 매매가 3억4617만원에 비해 8000만원 정도가 비싼 값이다.
이에 따라 분양가가 주변 매매가 대비 비싸다는 평이 지역 내에서 들린다. '포레나' 브랜드와 '숲세권' 외에는 신축 정도가 장점인데, 준공 1년 이내 아파트 매매가에 비해 저렴하지 않기 때문이다.
수곡동 P모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이번에 분양될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은 매봉산 정상의 동쪽에서 지어지며 지역에서 선호받는 '포레나' 브랜드로 지어지는 점이 장점이라 평가할만 하다. 중·고교 또한 멀지 않다."고 말한 후 "다만 특단의 조치가 없는한 도로 정체는 이 단지의 입주 이후 아킬레스건이 될만 하고, 분양가가 싸다고 보기 어렵다. 물론 청주의 최근 분위기상 분양은 어떻게든 끝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한화 포레나 청주매봉' 분양은 14일 특별공급, 15일 일반공급 1순위 해당지역 청약접수, 16일 일반공급 1순위 기타지역 청약접수, 17일 일반지역 2순위 청약접수, 23일 당첨자 발표 3월14일-3월26일 계약체결 순으로 이뤄진다. 입주자모집공고 상에 적힌 입주예정연월은 2025년 9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