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SK네트웍스가 최신원 전 회장으로 빚어진 오너리스크를 장남 최성환 사업총괄의 사내이사 선임으로 극복에 나섰다.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이 사내이사로 성공적으로 선임되면 3세 경영이 본격화된다.

SK네트웍스는 오는 29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어 최성환 사업총괄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고 지난 11일 공시했다.

최성환 사업총괄은 1981년생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조카다. 부친인 최신원 전 회장은 SK그룹(옛 선경그룹) 창업주인 고 최종건 선대회장의 둘째 아들이다.

최성환 사업총괄은 런던비즈니스스쿨(LBS)에서 MBA과정을 수료 후 SKC와 SK(주)를 거쳐 글로벌 투자 경험과 역량을 쌓았다. 2019년부터는 SK네트웍스에 부임해 기획실장을 거쳐 사업총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SK네트웍스에서는 신성장추진본부 투자관리 및 인수합병(M&A) 업무를 관장해왔다.

최성환 사업총괄은 SK네트웍스 자회사인 SK매직, SK렌터카의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SK네트웍스 사내이사는 아니었다. 그러나 최성환 사업총괄은 이번 주총에서 반대가 없다면 사내이사로 선임돼 3세 경영 체제를 열게 된다.

현재 SK네트웍스는 2000억원대 횡령과 배임 혐의로 기소된 최신원 전 회장이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으면서 오너 공백 사태를 겪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유영근 부장판사)는 지난 1월 최신원 전 회장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 가운데 일부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형을 선고했다. 다만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고 보고 최신원 전 회장을 구속하지는 않았다.

재판의 주요 쟁점은 900여억원 규모로 진행된 SKC의 SK텔레시스 유상증자 참여 결정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죄로 인정되는지다. 재판부는 이 점을 무죄라고 봤다.

재판부는 "SK텔레시스가 SKC의 자회사인 만큼 두 회사의 이익은 상호연계됐고 부도 위기에 처한 텔레시스에 자금을 투입해 회생시킬지는 그룹 전체 신인도와 연관돼 의사회에서 정당한 의사결정이 이뤄졌다면 온전한 경영적 판단"이라며 "이사회의 결정이 왜곡됐다고 인정하기엔 증거가 현저히 부족하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최신원 전 회장이 개인 골프장 사업을 위해 155억원을 SK텔레시스로부터 대여한 점에 대해 "경영상의 합리적 재량 범위 내 행위라고 볼 수 없다"며 배임 혐의가 인정된다고 봤다.

개인 유상증자 대금과 양도소득세 합계 280억원가량을 SK텔레시스 자금으로 납부한 횡령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가 인정됐다.

최신원 전 회장 측은 일시적으로 사용한 것이고 자금을 모두 반환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000억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이 지난 1월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2000억대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이 지난 1월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신원 전 회장은 2016년에 SK네트웍스에 취임하면서 주가 부양과 기업가치 제고를 줄곧 강조해왔다. 오너인 최신원 전 회장은 SK네트웍스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면서 기업가치 개선에 실제로 나섰다.

그러나 최신원 회장이 2020년부터 사법리스크에 시달리자 SK네트웍스는 이사회 중심 경영을 선포해 대응에 나섰다. 최신원 전 회장도 사법리스크가 커지자 모든 직책을 내려놨다.

최성환 사업총괄도 부친처럼 SK네트웍스 지분을 매집하며 경영 이념을 잇기 위해 책임 경영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 내에서 최성환 사업총괄에 대한 신뢰도는 높은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는 “최성환 총괄은 전략적 인사이트 및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미래 유망 영역에 대한 10여건의 초기 투자를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또 “SK네트웍스 이사회는 올해 ‘사업형 투자회사’ 전환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최성환 총괄을 사내이사로 선임해 기업가치 제고 및 지속 성장을 위한 실행력을 강화해나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부터 블록체인과 같은 신사업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에 미국의 무인매장 자동결제 솔루션 스타트업 ‘스탠더드 코크니션’과 블록체인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 ‘차이’에 투자했다. 올해에는 블록체인 펀드 해시드, 블록체인 기술 스타트업 블록오디세이 등에 투자하는 등 블록체인 분야 도약에 나서고 있다.

SK네트웍스는 블록체인 업계 투자를 통해 사업 활성화를 위한 협업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SK네트웍스 계열사를 비롯한 그룹 내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시너지를 창출하는 게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SK네트웍스는 최성환 사업총괄의 사내이사 선임 외에 정관변경 안건도 의결한다. SK네트웍스가 투자회사로 도약을 강조한 만큼 ‘기업형 벤처투자회사(CVC)’ 설립 등이 언급될 가능성이 있다. 또 SK네트웍스가 블록체인 등 신성장 동력에 투자를 거듭하고 있어 이와 관련된 정관변경도 나올 수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