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 설립 10년 만에 매출 2조원 돌파
수수료 개편 속 '배민1' 반발한 소비자·점주 늘어나
단건배달 경쟁 격화 속 적자 규모 늘어나기도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이 설립 10주년 만에 매출 2조원을 달성했다. 연합뉴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이 설립 10주년 만에 매출 2조원을 달성했다. 연합뉴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이 설립 10주년 만에 매출 2조원을 달성했다.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비대면 배송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1’에 대한 소비자와 입점 점주의 불만도 커져나가고 있고 시장 경쟁 격화 속 적자규모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의 별도 기준 매출액은 2조292억원으로 전년(2020년)보다 85.3% 증가했다.

이는 7년 전인 2014년(291억원)과 비교하면 69.7배에 달한다.

우아한형제들은 2011년 3월 설립 당시 최초 자본금은 3000만원이었다. 자본금 3000만원을 들여 설립한 스타트업이 10년 만에 매출 2조원 회사로 성장했다.

배민의 급성장에는 소비자가 배달앱을 통한 주문이 편리하고 많은 음식점주가 앱에 입점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우아한형제들의 매출액은 2018년 3193억원에서 2019년 5611억원으로 2418억원 늘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첫해인 2020년에는 5341억원이 늘어 매출액이 처음으로 1조원 선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2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매출 급등과는 달리 수익 확대는 더디다.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은 약 100억원 흑자를 냈지만 전년(582억원)보다는 흑자 규모가 크게 줄었다.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 기준으로는 757억원 영업손실을 내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배달대행 자회사 ‘우아한청년들’, 푸드테크, 베트남법인, 싱가포르법인 등에서 해외법인들의 영업손실 영향이 컸다.

특히 영업비용 중에서 외주용역비가 2020년 3294억원에서 지난해 7863억원으로 2.3배 늘어난 것도 지적된다. 또 우아한청년들에 지급한 용역비가 지난해 5740억원에 달하는데 전년(1815억원)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외주용역비 대부분은 배민 라이더(배달원)에 지급된 비용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플랫폼지부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 본사 인근에서 열린 '배달의 민족 임금교섭 승리!' 배달노동자 결의대회에서 배달료 인상 및 픽업거리 할증 도입을 촉구하며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플랫폼지부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 본사 인근에서 열린 '배달의 민족 임금교섭 승리!' 배달노동자 결의대회에서 배달료 인상 및 픽업거리 할증 도입을 촉구하며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게다가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1’에 대한 악화된 여론도 커지고 있다.

배민은 지난달 22일 배민1 수수료율을 개편해 기존 중개 수수료 1000원, 배달비 5000원 프로모션을 종료했다. 대신 3가지 유형(기본형·배달비 절약형·통합형)으로 나뉜 요금제 형식의 수수료 체계를 도입했고 기본형을 기준 중개 수수료는 6.8%이며 배달비 6000원에 달한다.

배민의 설명대로라면 기본형 요금제를 쓰는 음식점은 1만원어치 단건 배달 주문이 들어오는 즉시 배민에 중개 수수료로 680원을 낸다. 이후 배달비 6000원, 결제정산 수수료(300원)를 차감하고 부가세 10%를 다시 차감하게 된다.

과거 요금 체계에서는 배민이 중개수수료를 1000원 부담하고 배달비 5000원을 입주업체와 소비자가 나눠서 부담해야 했는데 요금 체계 변경으로 입주업체가 중개수수료와 배달비를 더 부담해야 하는 체계로 바뀐 셈이다.

이같은 상황에 자영업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가입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한 자영업자가 음식 영수증에 손글씨로 ‘다음부터는 배민1 이용하지 마세요ㅠ’라고 적었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게다가 소비자들이 높아진 배달료 부담에 배달대신 포장주문을 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우아한형제들이 배민1 도입으로 인해 영업이익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상황이고 악화된 여론까지 직면한 상황에서 배민1 서비스를 강행하는 것은 문제라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악화된 수수료 체계에 부담스러운 우아한형제들은 배민1 수수료 체계를 개편한 상황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우아한형제들이 배민1을 도입해 소비자의 호평을 받았고 배달 시장 점유율 확보에도 유리해진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최근 배민1 수수료 개편으로 사실상 가격인상에 나섰고 점주와 소비자의 불만을 직면했다. 수수료 개편으로 플랫폼 업체가 가져가는 이득보다 라이더가 가져가는 이익이 더 큰 만큼 배민1 유지에 대한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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