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호 자회사 더센터시티, 3구역 일대 20~26층 초고층 주거 잇따라 분양
세운·청계상가 동서로 에워싼 콘크리트 숲에 강북르네상스는 이미 실종
"분양이야 잘 될 수밖에 없지만 살만한 곳으로는 아니지요"(입정동 C공인중개사)
서울 중구 입정동 2-4 일원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1, 3-4·5 등 2곳에서 분양 중인 아파트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 그리고 3-6·7에서 분양 중인 생활형숙박시설 ‘세운 푸르지오 그래비티’ . 2개 소형 주거시설의 거주환경에 대한 현지 부동산중개업계의 평가는 냉소적이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평당 3,500만원의 아파트는 경제가 급락하기 전에는 앞으로 나오기 어렵지요. 가격 경쟁력이야 충분합니다. 게다가 통장 없이 무순위 ‘복불복’으로 도심 속 주거형 숙박 시설을 소유, 안정적인 투자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지요“
"와서 두루 둘러보셨다니, 한눈에 보일 거 아닙니까. 전철과 생활편의에서 나무랄 수 없는 입지는 분명합니다"며 "세운~진양의 상가는 벨트 주변에 20층 내외의 콘크리트 숲으로 숨이 막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쾌적한 거주환경은 사실상 물 건너 갔지요"
C공인중개사는 남산~종묘를 잇는 1㎞ 일대의 세운 도심개발은 정치 시장들의 장밋빛 청사진이 엎치락 뒤치락, 개발의 흑역사라고 일축했다. 들어서는 시설들은 주거시설이 태반으로 직주근접형 잠잘 터에 그치고, 살고 싶은 친환경의 놀터와 일터, 쉴터와는 갈수록 멀어지고 있어서다.
실제 세운재정비촉진지구는 1978년 재개발 예정지구로 지정된 지 42년이 지났으나, 온탕과 냉탕을 오갔다. 시장이 바뀔 때마다 오락가락, 세운~진양을 잇는 6개 상가를 철거 후 남산~종묘를 잇는 초록의 숲길은 물 건너간 지 오래다.
"강북 도심을 부활, 수도 서울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의 개발 목표는 실종 상태입니다"
한문도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오세훈 시장이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상에 세운지구를 되살리는 그림을 그렸으나, 지구 일대를 강제 수용하지 않는 한,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C공인중개사는 "강북 중심지구는 업무와 상업의 시설이 사실상 포화 상태다"면서 "세운과 청계 등 2개 상가 좌우측의 재정비지구는 주거시설이 아니면 채산성이 나오지 않기에 아파트 등 주거시설을 때려짓는 인천 송도의 초기 개발의 전철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 종로와 중구 일대 세운지구의 앞날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1과 3-4·5 등지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은 촉진지구 내 4번째 주거시설로서 분양가는 저렴한 편이다. 지난해 같은 자리에서 분양한 도시형생활주택(487가구)이나 현재 동시성으로 3-6·7 등 2개 구역에서 공급하는 생활형숙박시설, '세운 푸르지오 그래비티'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분양가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의 아파트와 도시형생활주택이 각각 평균 3,479만원, 3,936만원으로 아파트가 457만원 저렴하다. 아파트값은 '세운 푸르지오 그래비티'에 비해 무려 1,400만원 낮다.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청약통장 가점제로 당첨자를 선정하는 반면, 2개 다른 시설은 미적용에다 청약통장이 없이도 무순위로 당첨이 가능한 수익형 부동산이기 때문이다.
분양가 차이는 3개 단지의 전용 49㎡형에서 확연하게 알수 있다. '힐스테이트 세운'의 이 주택형의 분양가는 7억8,000만원 내외로 같은 구역 도시형생활주택(9억7,000만원 안팎)과 3-6·7의 생활형숙박시설(11억2,000만원 안팎)보다 각각 1억9,000만원, 3억4,000만원 크게 저렴한 편이다.
이들 단지는 '종로-남산 녹지개발 그린라인과 광화문~동대문 등 4대문 내 글로벌 상업축의 개발라인'을 내걸며 분양하거나 공급 중이다.
'글쎄요. 앞뒤가 꽉 막혀 4대문 안 도심에서 누릴 수 있는 조망이 있을까요...숨막히는 주거공간인데요. 세계적인 상업 명소도 어느 지자체나 내세우는 구호의 하나로 생색내기 아닐까요?"
C공인중개사의 얘기다.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은 서울 도심을 가로지르는 청계천의 남단의 2차선 도로에 마주한다. 이 2개 단지의 바로 앞에는 세운 2·4구역의 같은 높이의 고층 재개발사업이 시행, 철거 중이거나 진행 예정이다.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 2단지의 바로 뒷편 남쪽에는 20층에 756실의 생활형숙박시설이 도사리고 있다. 이번 분양 중인 고분양가의 생활형슥박시설이다. 1단지 뒷편은 3-2구역으로 이 구역은 40년 전통의 '을지면옥'을 비롯해 기존 노포 등 사업장이 20층 주거시설로 탈바꿈하기 위해 현재 철거가 한창이다.
'세운 푸르지오 그래비티'도 건물 앞뒤가 이면도로를 사이로 소형 주거시설이 마치 닭장처럼 마주하는 고밀도 개발이다. 남단 3-9·10 2개 구역, 을지로3가 227번지 일대에 지상 26층의 아파트와 판매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 모든 사업은 한호건설의 자회사인 (주)더센터시티가 주도하고 있다.
시행사인 더센터시티는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의 사업과정에서 땅값을 당초 매입가보다 2배 이상 부풀리기 하면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서울시의 강북르네상스 프로젝트인 '남산~종묘'를 잇는 도시 경쟁력 확보를 위한 프로젝트가 이익 극대화의 개발업계 주도로 숨막히는 베드타운으로 전락해가는 중이다.
실제 더센터시티의 이들 주거시설 홍보에는 삼각산과 종묘, 창경원, 남산 등 4대문 안에 서울시의 소중한 자연유산의 조망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
한문도 교수는 ”세운과 청계 등 기존 저층 상가의 녹색 지대 주변, 남북에 빼곡한 초고층의 주거시설이 병풍처럼 들어서는 세운지구의 현주소는 도시 경쟁력의 실종, 인간 중시 도시계획의 파괴"이라며서 "서울 사대문 내 문화와 사회의 소통을 차단하는 세운지구 개발을 원점에서 다시 세우는 결단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이준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