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그룹이 오는 5월이면 LG그룹서 독립한지 만 1년이 된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이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가운데 그룹의 ‘맏형’격인 LX인터내셔널이 유리, 바이오매스 등 신소재 분야의 기업 M&A(인수합병)에 앞장서고 있다.
과거에 LG상사의 이름을 달았던 LX인터내셔널은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고 DL에너지가 보유한 포승그린파워의 지분 63.3%를 950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LX인터내셔널이 국내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인수하고 친환경 바이오매스 발전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모양새다. 포승그린파워는 DL에너지의 자회사로 포승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바이오매스는 바이오매스는 식물, 동물, 미생물 등 생물유기체를 통해 얻는 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을 뜻한다.
포승 바이오매스 발전소는 DL에너지가 2014년 경기도 평택시 소재 포승산업단지에 지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다. 바이오 고형연료(Bio-SRF), 미이용 우드칩 등 연간 25만t(톤) 규모의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연료로 사용해 시간당 최대 43MWh(메가와트시)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에너지 관련 기관 등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매스 발전 설비 용량은 2020년 2.2GW(기가와트)에서 2034년 3.3GW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바이오매스 연료 사용량은 연간 약 500만t에서 800만t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바이오매스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에 비해 입지 조건에 크게 제한을 받지 않고 발전 효율 또한 상대적으로 높은 장점이 있다"며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인 만큼 자산 추가 확보를 검토하고, 연료 등 연관 분야로 사업을 확대해 국내외 친환경 바이오매스 발전 사업을 회사의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LX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 하상(Hasang) 수력 발전소에 대한 투자를 통해 해외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최근 LX인터내셔널은 친환경 중심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LX인터내셔널은 지난달에 ‘한글라스’ 브랜드로 잘 알려진 국내 유리업체 ‘한국유리공업(한국유리)’를 인수했다. 이는 구본준 LX홀딩스 회장이 지난해 5월 LG그룹서 분사한 이후 이뤄진 첫 인수·합병(M&A) 사례다.
LX인터내셔널은 지금까지 무역업에 집중해왔다면 한국유리, 포승그린파워 등의 인수로 다양한 소재 분야 시장에 진입하며 안정적 수익 기반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국유리는 빌딩 및 주택의 창에 주로 쓰이는 판유리와 코팅유리를 주력 생산·판매하며 국내 유리 시장에서 뛰어난 기술력과 안정적인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장기간 축적된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신제품 분야로 영역 확장 등 성장 잠재력 또한 높다는 평가다.
친환경 고수익 코팅유리에서 선도적인 기술력을 보유했다. 이 가운데 최고 품질군에 속하는 더블 로이유리 제품은 에너지 절감, 태양광 차폐 성능, 원가 등 모든 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LX인터내셔널의 한국유리 인수로 그룹 내에서 건자재 사업을 영위 중인 LX하우시스와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경쟁사로 꼽히는 KCC를 견제할 수도 있다.
또 LX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에서 추진하는 니켈 광산 인수 건을 올해 안으로 매듭지을 예정이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양극재의 주연료다.
LX인터내셔널은 올해 ▲니켈 자산 확보 ▲PBAT(생분해 플라스틱) 등 친환경 원료 분야 ▲바이오매스 발전‧자원순환‧탄소저감 등 친환경 그린사업 ▲물류센터 개발 및 운영 사업 ▲4차 산업 시대에 유망한 신사업 모델 개발 및 육성 등을 중점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LX인터내셔널의 친환경 등 다양한 분야로 포트폴리오 확대는 LX그룹 내에서도 중점적인 사안이다. LX인터내셔널은 LX그룹 매출의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나 LX인터내셔널 자체가 물류 자회사 ‘LX판토스’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LX인터내셔널이 LX판토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타 분야를 개척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