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BBQ가 재료, 인건비 인상 등을 이유로 제품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앞서 윤홍근 BBQ 회장이 지난해에 경쟁사의 가격 인상에 “한동안은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라고 약속한 바 있어 인상시기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커져나가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BBQ는 다음달 2일부터 제품 가격을 2000원 인상한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이번 인상 대상에는 사이드메뉴, 음료, 주류를 제외한 모든 메뉴가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황금올리브 치킨은 기존 1만 8000원에서 2만원, 황금올리브 닭다리는 1만 9000원에서 2만 1000원으로 각각 오른다.
제너시스BBQ는 "배달앱 중개 수수료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가맹점주들의 가격 인상 요구가 꾸준히 있었다"며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이는 윤홍근 회장이 가격동결을 선언한 지 5개월 만의 일이다.
앞서 윤홍근 회장은 지난해 11월에 경쟁사인 교촌치킨, bhc가 제품 가격을 2000원씩 인상하자 "당분간 치킨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 가격 인상 요인이 넘치지만 고객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힘든 상황에서 부담 없이 연말연시에 제품을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약속은 5개월 만에 깨졌고 BBQ는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제너시스BBQ 관계자는 "국제 곡물, 제지 등 원부재료와 국내외 물류비, 인건비 급등에 더는 버티기가 어려워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유통업계에서는 경쟁사가 치킨 가격을 일제히 올린 상황에서 BBQ도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인상 시기가 좋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윤홍근 회장은 지난달에도 치킨 가격 인상을 언급했다가 크나큰 비난에 부딪쳤다.
윤홍근 회장은 지난달 25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한마디로 말해 (치킨가격이) 지금 2만원이 아닌 약 3만원 정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프랜차이즈 본사가 수익을 남기는 게 아니다"면서 "소상공인들은 점포를 얻어 본인들의 모든 노동력을 투입 서비스까지 다 하는데 소비자의 시각에 마음대로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춧값은 200%, 300% 올라도 얘기를 안 한다"며 "치킨은 가격이 폭등하고 실질적으로 인건비라든가, 임차료 등의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데 이 부분을 대변해 줄 사람이 없다"고 강조했다.
윤홍근 회장의 발언이 큰 파장을 일으키면서 BBQ 측은 지난달에 가격 인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논란이 된 윤홍근 회장의 발언 후 한 달도 안돼 BBQ는 치킨값 인상을 시작했다.
게다가 BBQ는 지난해에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제너시스BBQ의 지난해 매출액은 3624억원으로 전년(2020년)보다 13%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608억원으로 전년보다 14.5% 증가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6.8%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BBQ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 치킨값 동결 약속을 했으나 5개월에 약속을 깼다”면서 “서민물가 안정, 고통 분담을 지난해에 약속해 기업 이미지 제고를 경험했지만 이를 깨면서 소비자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