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장기위험 손해율…견조한 자본적정성
다가오는 IFRS17 증익 기대…실적 안정성 ‘굿’

삼성화재 본사 머릿돌(제공=연합뉴스)
삼성화재 본사 머릿돌(제공=연합뉴스)

1분기 예상치 못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확대된 인플레이션 위기, 공급망 붕괴 등으로 경제지표의 변동성이 확대되며 금융회사들도 고전을 면치 못한 분위기다. 이 가운데 빼어난 리스크관리 능력으로 미소 짓는 기업들이 있다. 이들을 추적해 본다.(편집자 주)

지난 12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화재 주가는 장중 5.10%까지 급등세를 연출했다.

전년 동기 보유하고 있던 삼성전자 특별배당 이익 1400억 원이 사라지며 역기저효과에 따른 순익 급감이 우려되던 상황에서 예상밖 선전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별도기준 1분기 순이익은 4091억 원으로 시장 예상치(컨센서스) 대비 14.8% 상회한 실적이다.

삼성화재 자동차보험 손해율 추이(출처=삼성화재 IR자료)
삼성화재 자동차보험 손해율 추이(출처=삼성화재 IR자료)

호실적의 원인으로는 자동차보험과 일반보험 손해율 개선 영향이 꼽힌다.

KB증권 강승권 연구원은 “자동차 운행량 감소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5.4%p 개선됐고 재보험 정책 변경 효과로 일반보험 손해율도 17.8%p 개선되는 등 전체 손해율이 3.3%p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손해율이란 보험사가 수취한 보험료 중 사고 등으로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1분기까지만 해도 코로나19 거리두기 효과가 지속으로 자동차 운행 절대량 감소와 재보험 효율화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손보사 빅3로 불리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보의 1분기 누적 손해율을 비교해봐도 삼성화재 74.5%, 현대해상 79.1%, DB손보 77.2% 등 삼성화재가 상대적 우위를 보였다. 통상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은 78~83%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분위기에 힘입어 1분기 빅5 손해보험사(삼성, 현대, DB, KB, 메리츠)의 순이익 합계는 1조2056억 원이다.

하지만 4월 이후 자동차보험 손해율 증가 위험에 따라 실적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여기에 호실적을 빌미로 지난 달 1%p 가량 하향 조정된 보험료 압박도 있다.

지난 12일 삼성화재 실적 발표 컨콜에서 김일평 자동차보험전략팀장도 “4월부터는 거리두기 해제로 사고율이 증가하면서 변동사항을 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삼성화재가 위험율을 적정 수준에서 관리할 거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NH투자증권 정준섭 연구원은 “2분기 이후 실적은 시장 우려보다 양호할 전망”이라며, 그 근거로 위험손해율 개선 가능성 증대, 제도개선 및 적극적 손해액 관리 따른 안정적 자동차 손해율을 들었다.

1분기 빠르게 늘었던 백내장 청구가 4월 급감하는 등 과도한 의료행위에 의한 누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호재로 인식된다. 실손보험 청구의 도덕적 해이 문제가 공감대를 얻고 있는 것에 기인한 변화로 추정된다.

금리 0.5%pt 변동시 IFRS4(현행)와 IERS17의 차이(출처=유안타증권 리서치)
금리 0.5%pt 변동시 IFRS4(현행)와 IERS17의 차이(출처=유안타증권 리서치)

특히 손보업계는 도입 중인 IFRS17 체제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시중금리의 급격한 상승으로 RBC(지급여력비율)가 떨어지면서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오자 금감원은 조만간 제도 개정 작업에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기본 뼈대는 RBC제도 개정으로 채권평가손실 일부를 회계상 반영하지 않도록 바꾸거나 새로운 자본항목을 추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보험사 자본건전성의 바로미터로 인식되는 RBC(Risk-Based Capital)는 내재된 리스크들을 종합 측정해 그에 요구되는 최소자본량을 말한다. 감독당국이 정한 최소 기준은 100% 지만 일반적으로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 받는다.

지속되는 금리상승의 여파로 보유 채권의 가치가 급락하며 1분기 말 기준 RBC 150%를 하회한 보험사가 속출해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주요 보험사 중 한화손해보험은 122.8%를 기록해 전 분기 대비 54.1%p 급감했고, 5대 생명보험 중 하나인 농협생명은 전분기 210.5%에서 131.5%로 79%p 수직낙하하며 우려를 키웠다.

RBC 비율이 떨어지면 보험사들은 보유 자산을 매각하거나 자본성 증권 발행으로 자본확충을 통해 이 비율을 다시 끌어올려야 한다. 당연히 후순위채 등을 발행하면 그만큼 이자비용을 더 물어야 하기 때문에 영업을 위한 자본효율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의 근본 이유는 현재 채택하는 회계제도상 자산은 공정가치로 평가하는 반면 부험부채는 원가로 평가해 금리 변동에 따른 가치 변동성이 확대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IFRS17에서는 보험부채도 시가평가되고 부채 듀레이션이 일반적으로 자산 듀레이션보다 길기 때문에 자본과 금리의 역행이 해소될 것”이라며, “(IFRS17이 채택되면)보유계약의 가치가 훨씬 크고 가치변동성은 훨씬 작은 손해보험이 생명보험보다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삼성화재는 이익 변동성을 낮춤과 동시에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며 라이프스타일 종합 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애니핏’을 업그레이드한 ‘애니핏 플러스’를 통해 향후 질병발생 가능성을 예측하고 건강 위험분석 및 관리 프로그램 시행으로 위험율을 낮춰간다는 전략이다.

올해 취임한 홍원학 대표의 취임 메시지에도 디지털 강화를 통한 “초격차 보험사 도약”이 들어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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