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 시기를 지나 엔데믹(풍토병화) 시기가 도래했다. 기업들이 리오프닝(경기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가운데 업종별 대응 전략에 나서고 있다. 본지는 창간 10주년을 맞아 업종별 리오프닝 전략을 살펴보고 타 기업들도 활용할 만한 방안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국내 이동통신3사가 본업인 통신사 사업을 탄탄히 다지면서 동시에 통신 사업이 아닌 다른 신사업도 발굴하고 있다.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가 4년차를 맞이하면서 다음 세대의 통신 서비스가 출시되기 전까지는 통신사업의 성장은 정체되는 상황이다.
이에 통신3사는 AI, 빅데이터, 마이데이터, 도심항공,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 다양한 분야의 신사업에 진출해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서고 있다.
먼저 SK텔레콤은 AI 서비스 컴퍼니로 진화하고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2021년 11월 1일 CEO 취임과 함께 열린 전체 구성원 대상 타운홀 미팅에서 고객(소비자)·기술·서비스 중심의 ‘AI 서비스 컴퍼니’로 진화하겠다는 비전과 함께 ICT 기술과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SKT 2.0 시대 청사진을 공개했다.
유영상 대표는 모바일 혁명에 버금가는 AI 혁명이 B2C와 B2B를 막론하고 가시화되는 것은 물론, 메타버스는 백가쟁명(다양한 업체들이 선두 경쟁)의 경쟁 시대로 접어들었고 양자암호와 양자컴퓨터 등 미래지향적 기술 개발이 ICT산업의 성장을 견인하게 될 것이라며 기술혁신을 주목했다.
이와 함께 유영상 대표는 “회사의 근간인 유무선 통신사업을 바탕으로 SKT의 10년 후 모습을 고민하며 성장의 방향성을 찾기 위해 미래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과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유 대표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2021년의 성과와 함께 SKT 2.0 시대에 AI 기반 서비스 컴퍼니로 진화하겠다는 경영 비전 및 ESG 경영 강화 방침을 주주들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유 대표는 “유무선 통신을 기반으로 AI 서비스 컴퍼니로 진화하고 본업과 연계된 ESG 2.0활동을 통해 고객에게 사랑받는 회사로 거듭나 기업가치를 성장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혁신 기술 영역의 변화가 나타나는 시간이 기존 5년에서 단 5개월로 줄어들고 고객들이 새로운 서비스에 적응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500일에서 1개월로 단축되는 ‘넥스트 노멀’ 시대가 도래했다며 SKT는 선제적으로 준비한 역량을 바탕으로 견고한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SKT는 지난 1월에 5G 가입자 1000만명을 확보하고 유료방송 가입자도 IPTV 순증 1위를 달성하며 지난해 말 기준 가입자 900만명을 돌파하는 등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도 출시 6개월 만에 가입자수 12배, 월간 실사용자(MAU)가 4배 이상 증가하는 등 빠르게 성장 중이며 구독서비스 'T우주'도 총 상품 판매액(GMV) 3500억원을 달성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동시에 유영상 대표는 SKT 2.0 시대를 맞아 ▲유무선 통신 ▲미디어 사업 ▲Enterprise 사업 ▲AIVERSE ▲Connected intelligence 등 5대 사업군을 중심으로 업(業)을 재정의하고 3대 경영 요소인 ▲고객 ▲서비스 ▲기술에 최적의 인력과 자원을 배분해 수익성과 성장성을 증명하겠다고 했다.
유무선 통신 사업은 5G 공동망 구축, 온라인 유통 비중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미디어 사업은 콘텐츠, 커머스, 광고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 엔터프라이즈 사업은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AIoT를 중심으로 산업 전반의 AI화를 선도할 예정이다.
AIVERSE(AI와 Universe의 합성어) 사업은 신규 AI 서비스 ‘A.(에이닷)’을 출시하고 이프랜드, T우주 등 핵심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한다. 미래 디바이스를 연결하는 커넥티드 인텔리전스 사업은 UAM 관련 통합 서비스 제공을 추진하고 Vision AI를 비롯한 AI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로봇 관련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유영상 대표는 ESG 경영이 기업의 가치를 결정하는 주요 경영 현안이라고 강조하며 SKT는 본업과 연계한 SKT ESG 2.0 활동을 통해 고객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SKT ESG 2.0 경영은 ▲그린 네트워크를 통한 친환경 성장 ▲ICT 기술로 안전한 사회(Safe Society) 조성에 기여 ▲AI 서비스와 기술을 활용한 ESG 활동 등 본업과 밀접한 활동을 강화한다. 또 고객이 직접 참여하고 보상받을 수 있는 ESG 활동을 추진해 사회적 임팩트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KT는 2020년 3월에 구현모 대표가 취임한 이후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 Digico)’로 전환을 KT의 나아갈 방향으로 제시하고 관련 전략을 추진해오고 있다.
먼저 AI 분야를 키우기 위해 'AI원팀'을 결성했다. AI 분야 공동 연구 개발과 인재 양성을 위한 AI원팀에는 현대중공업,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을 시작으로 LG전자, 동원그룹, 한국투자증권 등이 합류했다. 또 클라우드 개발을 위한 ‘클라우드 원팀’도 결성했다.
기업간거래(B2B) 디지털전환(DX) 시장 공략을 위해 새로운 B2B 브랜드 'KT 엔터프라이즈'를 공개했다. 이에 따라 IT와 미래사업 등 성장 영역 매출 비중도 전체의 50%까지 높아졌다.
그룹 경영 측면에서는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경영권 확보,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 등 성과를 거뒀다.
미디어, 커머스 등 신사업 강화를 위해 그룹사 구조개편도 착수했다. T커머스 업체인 KTH와 모바일쿠폰 자회사 KT엠하우스를 합병한 데 이어 올해는 KT파워텔을 디지털 보안장비업체 아이디스로 매각했다.
콘텐츠 전문기업 KT 스튜디오지니를 설립해 그룹 미디어 콘텐츠 역량 결집에 나섰다.
이와 관련돼 구현모 대표는 지난 3월 개최된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2에서 기자들과 만나 “KT는 통신을 기반으로 하는 회사이기는 하지만 반드시 통신 회사라고 규정하기도 어렵다"면서 ”이에 KT는 고객 측면에서 B2B, 사업 측면에서는 '디지코'로 눈을 돌렸다“고 설명했다.
또 KT는 마이데이터 사업 예비허가를 획득으로 BC카드, 케이뱅크 등 금융 자회사와 함께 통신과 금융 데이터를 융합한 차별화된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KT그룹은 케이뱅크와 밀리의 서재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며 최근 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본격적인 IPO 준비 절차에 들어갔다.
또 KT는 예년과는 달리 지난해 11월에 본업인 유·무선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한달 빠른 인사를 진행했다.
이번 인사는 KT는 네트워크 혁신으로 통신 서비스 신뢰를 회복하고 디지털혁신(DX) 서비스를 추진하기 위해 이뤄졌다.
유·무선 통신과 네트워크를 맡던 KT 전남·전북광역본부장 서창석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권혜진 KT 네트워크 전략담당 상무가 여성 최초 네트워크전략본부장으로 발탁되는 등 네트워크 부문이 강화됐다.
KT는 네트워크 부문과 '디지코(DIGICO)'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네트워크부문에 네트워크 장비 운용, 망 관리, 장애 모니터링 등에 IT기술과 시스템을 활용하는 '네트워크 운용 혁신담당'을 신설했다. 네트워크 운용 혁신담당은 IT부문, 융합기술원 등과 협업해 보완책을 마련하는 역할을 맡는다.
KT는 또 기존 플랫폼운용센터의 이름을 '보안 관제 센터'로 바꾸고 중앙 네트워크 관제본부와 지역 네트워크 운용본부 간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했다.
AI(인공지능) 서비스와 B2B(기업 간 거래) 사업 부문도 강화했다.
LG유플러스는 데이터와 AI을 전략적으로 자산화하고 고객 중심의 디지털 혁신기업으로 전환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의 최고데이터책임자(CDO)인 황규별 전무는 지난 9일 서울 용산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같이 데이터와 AI로 수익을 창출하고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황규별 전무는 자신이 이끄는 데이터·AI 분야 조직의 개편 방향에 대해 "고객이 상품과 서비스를 경험하는 모든 과정에서 편리함과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프로덕트 그룹으로 분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프로덕트'는 고객 수요에 기반한 주요 기술과 서비스를 의미한다고 설명하고 이번 개편에 대해 "시장과 고객의 변화에 기민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조직을 크게 AI 콘택트 센터(AICC), 인사이트, 타겟팅 등 6개 프로덕트 그룹으로 나눴다고 소개했다. 최근 LG유플러스는 이를 전담하는 조직인 CDO를 지난해 7월 신설했다.
이 가운데 AICC는 AI를 고객 센터에 적용하기 위한 프로덕트를 서비스하는 그룹으로 소상공인 특화 AI 콜봇 서비스 'AI 가게 매니저'를 8월 출시할 예정이다.
황규별 전무는 "LG유플러스가 이러한 프로덕트 중심 문화를 뿌리내리고 외주와 제휴에 의존하던 개발 역량을 내재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24년까지 데이터·플랫폼 기술자, 소프트웨어·기계학습 상용 적용 기술자 등 개발 인원 200여 명을 채용해 해당 분야 개발인력 규모를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고객의 피드백 데이터로 프로덕트를 개선하고 운영하는 플라이휠(flywheel) 구조를 만든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