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1500만명 반려동물 키워
동원·하림·SPC, 펫푸드 시장 본격 진출
CJ·빙그레는 시장 철수…문턱 만만찮아

하림펫푸드의 '맛 보장 환불보장제' 캠페인. 하림 제공
하림펫푸드의 '맛 보장 환불보장제' 캠페인. 하림 제공

반려동물을 키우는 국내 인구가 1500만명에 달하면서 식품업계가 펫푸드(반려동물에게 먹이는 식품)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비중은 2010년 17.4%에서 지난해에 27.7%로 늘었다. KB금융그룹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1년 한국반려동물 보고서’에서도 지난해 기준 한국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는 1448만명으로 집계됐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면서 관련 시장도 커지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은 2015년 1조 9000억원에서 지난해 3조 4000억원으로 커졌고 2027년에는 6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국내 식품업계는 펫푸드 사업의 성장성에 주목해 경쟁적으로 관련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기존에 대형 사료만 반려동물에게 먹였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는 이들이 늘면서 저렴한 펫푸드보다는 좋은 품질의 제품을 먹이려는 이들도 늘었다. 이에 국내 식품업계는 기능성 사료와 좋은 재료로 만든 펫푸드를 선보이고 있다.

뉴트리플랜 고메트릿 3종. 동원F&B 제공
뉴트리플랜 고메트릿 3종. 동원F&B 제공

대표적으로 펫푸드에 진출한 업체들은 동원, 하림, SPC다.

먼저 동원F&B는 펫푸드 전문 브랜드 ‘뉴트리플랜’으로 지난 2014년부터 펫푸드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에는 고양이 사료에 더해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수준의 식재료로 만든 반려묘 간식 ‘뉴트리스틱’ 3종을 출시했다.

동원F&B는 자회사 동원디어푸드를 통해 반려동물용품 브랜드 ‘아르르’를 지난해에 인수했다. 아르르는 반려동물 의류, 목줄, 영양제 등을 판매하는 반려동물용품 전문 온라인 브랜드다. 동원F&B는 펫푸드를 비롯한 반려동물 관련 사업 전반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동원F&B의 지난해 펫 푸드 사업 매출액은 약 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했다. 동원F&B는 오는 2025년까지 펫푸드 부문 연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하림은 2017년에 반려동물 사료 계열사 ‘하림펫푸드’를 통해 관련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림펫푸드는 지난 5월 프리미엄 사료인 ‘더리얼 로우’를 출시했다. 더리얼 로우는 사람도 먹을 수 있는 음식과 동일한 식자재를 사용했다. 뼈없이 생고기만을 사용해 만들었으며 하림이 직접 공급받는 닭과 오리, 돼지고기, 연어 등이 재료로 들어간 동결 건조 사료다.

또 하림은 펫푸드 '맛 보장 환불보장제'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반려동물 사료 제품 구매 시 동일 제품의 샘플을 증정하고 반려동물이 잘 먹지 않을 경우 100% 환불해주는 행사다.

SPC그룹 계열사인 SPC삼립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사료제조, 판매·유통 및 수출입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기로 발표하면서 펫푸드 시장 진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SPC의 파리바게뜨도 지난 6월에 판교 플래그십 스토어 '랩오프파리바게뜨'에 반려견 전용 제품을 선보였다. 여기에는 반려견용 크로아상, 식빵, 바게뜨 등 프리미엄 '파바독(DOG)' 제품을 판매한다.

KGC인삼공사 제공
KGC인삼공사 제공

이외에 KGC인삼공사, 풀무원, 서울우유, bhc 등 식품업체들도 반려동물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KGC인삼공사는 2015년 정관장의 반려동물 건강전문 브랜드 ‘지니펫’을 통해 반려동물 식품을 판매 중이다. 최근에는 고양이 사료 ‘밸런스업 더캣’ 시리즈를 통해 반려견에 이어 반려묘 사료 시장에도 진출했다.

풀무원 건강생활은 지난 2013년에 펫푸드 브랜드 '아미오'를 론칭했다. 기능성 간식 등에 이어 지난달 반려동물의 건강을 간편하게 챙길 수 있는 특별식 '아미오 자연담은 영양식' 6종을 출시했다.

한국야쿠르트는 2019년 반려동물 영양간식 '잇츠온펫츠 펫쿠르트'를 출시했다. 스낵볼과 덴탈스틱 등 반려동물 영양간식에 한국야쿠르트의 강점인 유산균을 더하는 방식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bhc도 지난해 11월 펫푸드 브랜드 제품 'bhc 멍쿠키'를 출시했다. 유통업계에서는 bhc가 펫푸드, 반려동물 사업으로 확장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제약사 유한양행도 지난해 토탈펫케어 브랜드 '윌로펫'을 출범시키며 펫푸드(반려동물 먹거리) 시장에 진출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5월 반려견의 인지기능 장애 증후군 치료제 '제다큐어'를 출시한 데 이어 이번에는 펫푸드를 내놓으며 지속해서 반려동물 관련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듯 국내 펫푸드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해외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서 7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2018년 2억 3892만달러 수준이었던 반려동물 사료 수입액은 지난해 3억 848만달러로 3년 새 29%가량 증가할 정도로 해외 수입액이 늘고 있다.

실제로 CJ제일제당과 빙그레 등 국내 식품업체들이 펫푸드 시장에 진출했다가 사업을 접었다.

CJ제일제당은 2013년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 '오프레시', '오네이처' 등을 출시했지만 부진한 매출로 2019년에 사업을 철수했다. 빙그레도 2018년 '에버그로'라는 반려동물 식품 브랜드를 선보였으나 2019년에 관련 사업을 접었다.

그러나 국내 식품업체들의 프리미엄 펫푸드가 점차 주목받고 있고 품질과 기술력도 향상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펫푸드 시장이 해외 브랜드 점유율이 높고 견주들 사이에서 국산 사료에 대한 불신도 있었다”면서도 “최근 국내 펫푸드에 대한 미디어노출도 잦아지면서 신뢰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어 펫푸드 시장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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