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8000만 인구에 폐쇄적 금융환경 디지털플랫폼 들어맞아
모바일 플랫폼 내세워 동남아 소매금융 시장 공략 각축

인도네시아 당국으로부터 ‘BUKU3’ 등급을 획득하며 중대형 은행으로 발돋움한 우리소다라 은행 본사 전경(제공=우리은행)
인도네시아 당국으로부터 ‘BUKU3’ 등급을 획득하며 중대형 은행으로 발돋움한 우리소다라 은행 본사 전경(제공=우리은행)

동남아시아로 뻗어나가는 한국금융은 현지 고객들에게 친숙한 대형 디지털 플랫폼과 손을 잡고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전통적인 대면금융에서 디지털금융으로 금융거래가 한 단계 진화한 것이다. 주요 은행들은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이란 신무기를 장착하고 동남아 금융시장 공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편집자 주> 

한국 금융사들의 인도네시아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성장성이 한계에 달한 한국 시장을 넘어 국내 금융회사들의 해외시장 개척이 치열한 가운데 세계 4위 인구에도 폐쇄적 금융환경을 고수하는 인도네시아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무장한 한국 금융회사들에겐 매력적인 시장이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국내 은행 중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우리은행은 디지털뱅킹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소매금융시장이 신용카드 결제를 넘어 '플랫폼 결제' 단계에 진입한 만큼 우리소다라은행은 플랫폼인 오보(OVO), 고페이 등과 연계하며 비대면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엔 모바일뱅킹 앱(애플리케이션)을 개편하면서 사용자 친화적 UI·UX(사용자환경/경험) 구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고객의 수요에 맞춘 생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KB국민은행 역시 인도네시아 시장의 잠재력을 이전부터 파악하고 아낌없이 투자했다. KB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법인 'KB부코핀은행' 역시 인도네시아 내 자산 규모 19위의 중형 은행이다.

KB부코핀은행은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지난해 2725억 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할 만큼 경영 부진을 겪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순손실 규모가 700억 원대로 전년 동기 대비 대폭 축소되는 등 경영 정상화를 통한 본 궤도에 오르고 있다. 

하나은행은 인구가 2억8000만 명인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점유율 2위 메신저 서비스인 ‘라인(LINE)’과 협업해 지난해 7월 디지털 지점인 ‘인도네시아 라인뱅크’를 공식 출범시켰다. 출범 10개월 만에 36만명이 넘는 신규 고객을 유치했다. 

은행 뿐만 아니라 보험사, 증권사 등 다양한 업종의 금융사들도 인도네시아 진출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금융사가 한화생명과 우리카드, KB증권 등이다.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 종합 보험사인 리포보험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 중이다. 한화손해보험과 함께 이 회사 지분 62.6%를 인수할 계획이다. 우리카드는 현지 중견 할부금융사 바타비야 프로스페린도 파이낸스의 지분 85% 인수할 예정이다. 올해 3분기 중으로 거래를 완료하고 현지 법인을 공식 출범할 방침이다.

KB증권은 앞서 올해 초 인도네시아 중견 증권사인 밸버리증권의 지분 65%를 550억 원에 인수하며 현지 진출했다. 밸버리증권은 2000년 설립한 증권사로 전국 18개 지점망을 보유하고 있다.

관계사 K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9년 인도네시아 텔콤그룹의 자회사인 MDI벤처스와 손잡고 센타우리펀드를 조성한 후 인슈어테크 업체 '코알라', 물류 스타트업 팍셀, 싱가포르의 최대 소셜커머스 플랫폼기업 '위바이', 인도네시아 1위 뱅킹서비스 솔루션 기업 '세르마키' 등에 투자했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남방 국가는 포화된 국내 금융시장보다 진입장벽이 낮고 디지털금융의 성장 속도가 빠르다"며, "금융과 핀테크 기술의 연계 모델을 적극적으로 시험해 볼 수 있는 시장인 만큼 새로운 수익 창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박성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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