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밖 8월 CPI 악화...주식시장 ‘흔들’
원/달러 1400원 근접…수급 조절에 유가 하락 ‘스톱’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한 돈풀기 결과 자산가격이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이 경제 전체를 잡아먹을 기세다. 진정될 것으로 보였던 물가상승이 미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예상 범위 이탈로 인플레 충격이 태평양을 건너 쓰나미를 몰고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방향성을 특정하기 어렵게 됐다.
현지시간 13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8월 CPI가 8.0%에 머물 것이라는 당초 시장 예상을 넘어 8.3%를 기록하자 전일 미 나스닥 지수가 -5.16%를 보이며 급락하는 등 시장에 충격이 전해졌다.
14일 이 여파를 받은 한국 주식시장도 코스피가 2411.42(-1.56%), 코스닥지수가 782.93(-1.74%)로 마감하는 등 급락했다. 그나마 코스피가 장중 한 때 2381.50(-2,78%), 코스닥지수가 770.05(-3.36%)까지 밀렸다 개인들의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일부 회복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안정세를 기대했던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되자 현지시간 이달 20~21일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79bp인상)을 결정할 것이 확실시 된다는 예상과 함께 울트라 스텝(기준금리 100bp인상)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관심은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가 역전되는 상황을 얼마까지 허용할 것인가에 집중된다.
지난달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25bp인상)을 결정해 한미 기준금리 상단을 2.50%로 맞춰둔 상태다.
다만 이달 하순 미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 혹은 울트라 스텝을 밟으면 기준금리 상단이 75bp~100bp까지 벌어지게 된다. 한은은 올해 남은 기준금리 결정 회의에서 50bp 정도를 추가 인상해 기준금리를 3.00%에 맞추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지만 미국이 금리 인상에 가속 페달을 밟을 경우 수정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양국 모두 기준금리 인상 행진을 연내 마무리짓고 싶어 하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 금리를 올려야 하고 시장의 자금을 더욱 빨아들여 경제 침체 우려를 더욱 키우는 결정이 된다.
한국의 고민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가속화 가능성이다.
14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394.50원을 기록, 신고가를 쓰며 1400원을 목전에 두다 1393.50원으로 마감했다.
7~8월에 걸쳐 주식시장에서 매수세를 이어가며 베어마켓랠리(약세장에서의 일시적 반등)를 이끌던 외국인들이 9월 들어 매도세로 전환한 것도 급등하는 환율과 무관치 않다.
환율 상승(원화 절하)에 따라 외환보유고가 계속 줄어드는 상황, 가계부채가 심각한 상황에서 개인들이 주식시장에서 하락장을 맞아 연초 이후 30조원(코스피22조원, 코스닥8조원)을 순매수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한미 금리 역전 상황이 고착화될 경우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이탈 가속화가 될 우려가 있음에도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완화 효과에 확신을 갖지 못하는 한은은 기준금리의 급작스런 인상으로 인한 경기 침체 부담을 무시하지 못하고 양국간 스프레드 확대를 지켜보는 선택을 하게 된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도 유가가 일정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두고 9월 이후 전망도 어둡게 보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KB증권 김효진 이코노미스트는 14일 보고서에서 “국제유가는 이달 초 중국 락다운 여파로 배럴당 80달러 초반으로 하락했으나 공급축소 우려가 팽팽히 맞서며 80달러 중후반으로 재상승했다”며, “유가하락 속도가 더뎌지거나 혹은 상승한다면 미국 9월 물가는 8월 상승률(전월비 0.1%, 전년비 8.3%)와 비슷하거나 웃돌 가능성도 생겨난다”고 경고했다.
이 경우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이 9월 FOMC를 넘어 9월 소비자물가가 발표되는 10월 중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한마디로 경기 침체 우려로 수요가 감소할 수 있지만 OPEC+의 감산, 미국리그 감소, 10월말 종료를 앞둔 미국의 전략적 비축유 감축 등 공급 감소가 유가 상승을 촉발할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어 물가 경계감은 길어질 거라는 전망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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