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넷마블·카카오 등 주가 급락
글로벌 증시부진에 게임운영 미흡
유저 불만 고조 속 투자자들도 등돌려

카카오게임즈의 '우마무스메:프리티 더비' 국내 이용자들이 게임사 측의 운영 방침에 반발하는 항의 문구 현수막을 붙인 마차가 지난달 29일 오전 카카오게임즈 본사가 위치한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인근 도로를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카카오게임즈의 '우마무스메:프리티 더비' 국내 이용자들이 게임사 측의 운영 방침에 반발하는 항의 문구 현수막을 붙인 마차가 지난달 29일 오전 카카오게임즈 본사가 위치한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 인근 도로를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게임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동안 ‘수혜주’로 꼽히며 높은 주가를 올렸다. 그러나 지난해말부터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올해에는 하향세가 더욱 눈에 띈다. 글로벌 증시 불안이 올해초부터 계속된 가운데 미흡한 게임 운영으로 유저의 반발을 사면서 투자자들도 게임업계에 대해 등돌리는 모양새다.

30일 한국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유저의 반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의 주가가 하향세를 두드러지게 보이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전날(29일) 기준으로 전거래일 대비 3.40%(1만 1000원) 오른 33만 4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전거래일 하락하며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엔씨소프트는 작년말까지만 하더라도 64만원대에 위치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전날 기준으로 전 거래일 대비 850원 오른 4만 1250원으로 마감했다. 카카오게임즈도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11월까지만 하더라도 최고가 11만원대 자리에 있었으나 이제는 그 절반가에도 못 미친다.

하나증권은 카카오게임즈 투자보고서에서 카카오게임즈의 목표주가를 기존가보다 1만원 낮춘 7만원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두 업체는 유저와 게임운영과 관련된 반발을 크게 사고 있는 곳이다. 엔씨소프트의 대표 게임 IP '리니지' 프랜차이즈 게임 유저들은 사측의 유튜버 프로모션(광고료 지급)에 반발해 '트럭 시위'와 소송 검토 등 단체 행동에 나섰다.

유저들끼리 경쟁하는 형태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서 게임사가 특정 유튜버에게만 광고료와 혜택을 지급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이유다.

카카오게임즈의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유저들은 사측이 한국 게이머들을 차별한다고 항의하며 '마차 시위'를 벌이고 환불 소송에도 들어갔다. 특히 우마무스메 유저들은 카카오게임즈 본사가 위치한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에 말과 마차를 보내며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지난 17일 열린 게임 운영진과 이용자 간 간담회도 갈등을 봉합하지 못한 채 파국으로 끝났다.

다른 게임사들의 상황도 여의치 않다. 넷마블은 지난해 12월에 올 9월을 기준으로 12만 5000원대에 위치했던 주가가 5만 9000원대로 떨어졌고 펄어비스도 13만 8000원대에서 5만 5000원대로 떨어졌다.

컴투스도 15만 8000원대에서 8만 5000원대로 ‘대장주’ 크래프톤도 46만원대에서 22만원대로 급락했다.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의 구글 플레이(위)·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동향.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캡처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의 구글 플레이(위)·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동향.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캡처

현재 게임업계 외에 타업계도 주가가 하락한 상황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고공인상하는 가운데 국내 증시가 덩달아 요동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게임업계의 ‘소비자’로 볼수 있는 유저들이 과거와는 달라졌다. 유저들이 과거에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불만을 토로했다면 이제는 인터넷 공간을 빠져나와 소송과 시위로 소비자 권익 보호를 요구하고 있다.

정치권도 유저의 요구에 부응하는 모습이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 계류된 게임법 전부개정안의 조속한 심사를 통해 이용자 권익 보호 강화에 앞장서겠다고 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게임법 전부개정안 발의를 통해 ‘게임이용자권익보호기구’를 설립하겠다고 했다.

유저들이 요구하는 게임업체와의 원활한 소통이 이뤄진다면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실제로 게임운영에 항의했던 넷마블의 게임 ‘페이트 그랜드오더’의 유저들은 나아진 소통을 보여주자 사측에 감사의 의미로 커피 트럭을 보내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에 트럭 시위가 나타났던 넥슨의 게임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의 운영진은 유저 간담회를 통해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이후 유저들이 사측의 대응에 일정 부분 만족하며 PC방 점유율 순위가 반등하기도 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의 소비자 격인 유저에 대해 게임업계가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라면서 “과거와 달리 유저들도 투자대비 효율, 적극적인 소통 등을 요구하고 있어 게임업계가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할 시기”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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