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조 BGF그룹 회장의 차남인 홍정혁 BGF 신사업개발실장(부사장)이 이번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홍정혁 사장이 이전부터 그룹의 신사업을 이끌고 있었다는 점에서 승진을 통해 BGF그룹이 더욱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BGF그룹은 지난 15일 홍정혁 BGF에코머티리얼즈 대표이사 부사장의 사장 승진을 골자로 한 2023년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홍정혁 사장은 미국 카네기 멜론대학과 게이오 경영대학에서 각각 학사,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밟았고 2004년 넥슨에 입사했다. 이후 미쓰비시, KPMG를 거쳐 2018년에 BGF 신사업개발실장(상무)으로 자리를 옮기며 BGF그룹 근무를 시작했다. 지주사 BGF의 전무 및 BGF에코바이오(현 BGF에코머티리얼즈) 대표이사직을 역임하면서 친환경 소재를 중심으로 한 신사업 발굴에 집중해왔다.
BGF 측은 이번 인사에 대해 "신성장동력사업인 소재부문을 적극 육성하고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홍정혁 사장은 기존 BGF에코바이오 대표와 BGF 신사업담당을 겸직하기로 했다. 승진을 계기로 BGF에코머티리얼즈의 외형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BGF에코머티리얼즈는 BGF가 지난해에 인수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업체 ‘코프라’가 친환경 포장재 전문 회사인 BGF에코바이오를 합병해 출범했다.
BGF에코머티리얼즈는 기존 전기차용 고기능성 플라스틱 외에 전기·전자 등으로 사업반경을 넓히고 있다.
홍정혁 사장은 BGF에코바이오의 화이트바이오 사업 확장을 진두지휘했다. 화이트바이오는 기존 화학에너지 산업의 소재를 식물과 미생물 등 바이오 기반으로 대체하는 사업이다.
재계에서는 홍정혁 사장이 승진하게 되면서 BGF 오너일가의 후계구도가 명확해졌다는 평가를 내린다. 홍석조 회장의 장남인 홍정국 BGF 사장이 그룹의 주요 매출원인 BGF리테일을 중심으로 한 유통 부문, 홍정혁 사장이 BGF에코머티리얼즈 등 미래 성장동력인 소재 부문을 각각 담당하는 방식이다.
BGF그룹은 지주회사로 BGF를 두고 있으며 BGF를 통해 코프라 등 자회사를 지배하고 있다. 지주회사인 BGF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홍석조 회장이 53.34%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장남 홍정국 사장이 10.29%, 차남 홍정혁 사장은 0.03%를 보유하고 있다.
홍정혁 사장은 신사업 관련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BGF에코바이오의 지분 16.67%와 소재 부문 계열사인 코프라 지분 2.71%를 갖고 있다.
BGF그룹은 신성장동력 개발에 본격적이다. 2019년에는 신규사업을 위해 BGF에코바이오를 설립했고 바이오플라스틱 소재 관련 발포 기술을 보유한 KBF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BGF리테일에 비해 소규모였던 소재부문은 몸집을 크게 불렸다.
BGF에코바이오는 500억원을 들여 인천 청라에 친환경 첨단 제품 개발과 제조시설을 준공했지만 가동이 더뎌 영업손실이 누적된 상황이다. 그러나 코프라와 합병을 통해 적자를 줄이고 사업 영역의 대대적인 확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에 재계에서는 BGF그룹이 유통 부문과 신소재 부문을 형제간 계열분리에 나설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홍정혁 사장이 소재 등 신사업을 중심으로 계열 분리해 독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