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국 "업비트의 슈퍼 갑질…민·형사상 책임 묻겠다"
투자자, 장현국 책임론 제기…"호언장담이 악재"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게임사 ‘위메이드’가 발행한 가상자산 ‘위믹스’의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위믹스 상장 폐지 여파로 위메이드, 위메이드맥스, 위메이드플레이의 주가가 일제히 하한을 치고 위믹스도 97% 가량 폭락해 장현국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업비트는 24일 공지를 통해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위믹스(WEMIX)의 거래지원 종료가 결정됐다고 공지했다.
이는 업비트와 빗썸, 코빗, 코인원, 고팍스 등 국내 주요 5대 가상자산 거래소로 구성된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업비트 외 닥사 내 다른 거래소에도 적용된다.
다만 거래지원이 종료되더라도 종료일로부터 30일간 출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닥사는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 이유에 대해 "회원사에 제출한 유통 계획 대비 초과된 유통량이 상당해 중대하다고 판단했다"면서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점, 닥사의 거래지원 종료 여부에 관해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수차례 언론 등을 통해 발표해 혼란을 초래한 점 등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거래지원 결정은 닥사를 구성하는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에만 적용된다. 나머지 중소 가상화폐 거래소나 해외 거래소, 개인 간에는 여전히 위믹스 거래가 가능하다.
그러나 국내 가상자산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닥사 회원사에서 거래지원 종료를 결정한 만큼 위믹스 가격 변동 등에 따른 투자자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위메이드와 계열사 주가가 요동쳤다. 코스닥시장에서 위메이드는 전일 대비 1만 6800원(29.89%) 급락한 3만 9400원에 거래되며 하한가를 쳤다. 위메이드맥스도 29.92% 폭락해 함께 하한가다. 위메이드플레이도 23.67% 내리며 하한가에 근접하게 급락 중이다.
위믹스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위믹스는 25일 오전을 기준으로 770~78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전일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지난해 최고가(2만 8000원) 기준으로는 97%가량 폭락했다.
위메이드 사태로 자체적으로 가상자산을 발행하거나 블록체인 기반 게임을 개발하는 게임사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컴투스의 C2X. 카카오게임즈의 클레이튼, 네오위즈의 네오핀, 넷마블의 마브렉스 등이 대표적인 게임사가 발행한 가상자산이다.
이에 투자자와 게임업계 등에서는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에 대한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위메이드에서 위믹스를 비롯한 가상자산·블록체인 사업을 주도해온 장현국 대표는 유의종목으로 지정된 이후에도 상장폐지 가능성을 일축했다.
장현국 대표는 지난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상장폐지라는 표현이 기사에 많이 등장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며 ”닥사와 소통하고 있고 충분한 소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스타 기자간담회에서도 “닥사와 10여 차례가 넘는 질답을 하면서도 유통량 문제와 관련해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게 없다"며 "상장폐지 가능성이 없다는 (과거)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업비트를 비롯한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일제히 위믹스를 상장폐지한 상황이다.
이에 장현국 대표는 25일 긴급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장폐지는)업비트의 슈퍼 갑질"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장현국 대표는 “유통계획을 제출한 거래소는 업비트 단 한 곳뿐"이라며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매우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업비트에 '당신들이 정의하는 유통량이 무엇이냐'고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달라고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준 적이 없다"며 "거래 지원 종료 사실도 거래소 공지를 보고 알았고 어제까지도 소명 자료를 제출했는데 무엇이 불충분했는지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가처분 신청으로 상장폐지 결정에 대한 불복 절차를 밟겠다고도 밝혔다.
장현국 대표는 "우선은 가처분에 집중하고 있고 형사상 책임질 일이 있다면 그것도 (거래소에) 물을 것"이라며 "재판부에 여러 증거를 제출한 뒤에는 닥사와 나눈 이메일과 텔레그램 메시지, 화상회의 내용 등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다만 장현국 대표의 입장표명에도 불구하고 위메이드나 위믹스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불평이 쏟아져 나온다.
개인투자자라고 밝힌 A씨는 “장현국 대표가 지나칠 정도로 상장폐지에 대한 호언장담을 하면서 오히려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심기를 건드린게 아니냐”라며 “장현국 대표의 호언장담이 악재가 돼 결국 상장폐지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B씨는 “위메이드가 선도적으로 가상자산 업계를 이끌어 간다는 점에서 매를 먼저 얻어맞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장현국 대표가 지나칠 정도로 자신감을 보여왔는데 이를 본 투자자들이 믿음을 가졌다가 상폐를 맞아 충격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비판에 장현국 대표는 "(상장폐지에 본인의 발언이)영향을 줬다면 심각한 사안"이라며 "닥사가 화가 날 수는 있겠지만 그런 기분을 의사결정에 반영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위메이드가 잘못한 게 없다는 게 아니고 기준의 불공정성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회사가 책임질 일이 있다면 최고 의사 결정권자인 내가 지겠다"고도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