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DB 등 비슷한 수준 발표 초읽기
흥국, 하나손보 등 여력 적은 중소형사 ‘눈치보기’
올해 손해율이 개선되며 인하 여력이 생긴 자동차보험료 인하가 대형사 위주로 발표되기 시작했다. 정치권과 당국으로부터 주요 5개 대형사(삼성, 현대, DB, KB손보, 메리츠화재)에 대한 압박이 이어진 가운데 KB손해보험이 먼저 스타트를 끊자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등이 줄줄이 발표를 이어가고 있다.
21일 오후 KB손보와 현대해상은 각각 개인용 자동차보험료 2.0%(수준) 인하를 발표했다. 메리츠화재는 한발 더 나가 인하율을 2.5%로 정했다.
적용 시기는 KB의 경우 내년 2월 25일 책임개시되는 계약부터, 현대해상의 경우 익일인 26일 책임개시되는 계약부터다. 메리츠화재는 하루 뒤인 27일 책임개시 계약부터 적용한다.
KB손해보험은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2023년 2월 25일 책임이 개시되는 계약부터 2.0% 수준 인하 예정이다. 최종적인 보험료 인하시기와 인하율은 내부 상품심의회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며, 보험개발원의 요율 검증 과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KB손보는 지난 4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차량 운행량과 사고의 감소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된 효과를 반영해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1.4% 내린 바 있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그간 누적된 자동차보험 적자와 겨울철 계절적 요인에 따른 손해율 상승, 정비수가 인상 요구에 따른 원가 상승요인 등으로 자동차보험 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태이지만, 이번 보험료 인하를 통해 고물가에 따른 고객들의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현대해상 관계자도 “낮아진 사고율과 자동차보험 제도개선 효과 등을 감안하여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했다”며,“앞으로도 다양한 보험료 할인 혜택과 함께 고객 서비스 개선에 앞장 설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해상은 커넥티드카 등 미래 모빌리티 시장 활성화에 대응하여 선제적으로 커넥티드카 할인 특약(△7.1%) 커넥티드카-안전운전(UBI) 할인 특약(△14%) 등을 개발하여 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할인형 상품을 판매 중이다.
메리츠화재는 팬데믹 장기화에 따른 교통량 감소 및 보행자 안전을 위한 법규 강화와 안정적인 손해율 관리로 작년 말 77.5%에이어 올해11월 말 기준77.8%로 손해율이 안정화된 점을 반영해 타사 대비 0.5%p 더 할인율을 높였다. 최근 어려운 경제여건 및 고물가를 고려해 고객들의 경제적 부담을 분담하고자 선제적 인하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고물가로 고통 받는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에서 자동차 보험료가 산정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손해율 관리에 더욱 힘쓸 것”이라 말했다.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도 금주 중 발표를 앞두고 있다. 할인율은 역시 2%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말에 자동차보험료 할인 행렬이 이어지는 것은 물가 상승에 대한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당국의 의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보험료는 의무보험으로서 소비자물가지수(CPI) 산정에 포함되는 항목이라 인플레이션 가속화 상황에서 이를 낮춰 정책적 효과를 보려는 의도도 숨어있다.
현재 주요 5개사 자동차 손해율은 지난 3분기말 기준 77.9% 수준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발생손해액을 경과보험료로 나눈 비율이다. 쉽게말해 보험가입자로부터 보험사가 수취한 보험료 대비 지급하는 보험금의 비율로 통상 80% 초반 수준을 손익분기점으로 봐 추가 인하 여력이 있다고 당국은 보고 있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당국이 전에없이 강한 인하를 권고해왔다”며, “연말들어 자동차 정비업계가 공임 인상을 요구하고 있어 연말을 넘길 경우 손보사에 민생지원 명목으로 압력을 가할 명분이 사라지기 전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대형사와는 달리 인하 여력이 많지 않은 중소형보험사들은 눈치보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하나손해보험 관계자는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지금 당장 인하를 할 경우 적자가 생길 수 있어 검토의 여력은 없다”며 “업계 추이를 좀더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흥국화재 관계자도 “일단은 당국이 인하 여력이 있는 대형사들 중심으로 지켜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저희 회사만의 결정 보다는 업계 전체의 움직임에 맞춰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인하가 진행되는 자동차보험료와는 달리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실손보험료는 인상이 불가피하게 됐다.
손해보험협회가 21일 밝힌 2023년도 실손보험 전체 인상률 평균(수입보험료 기준 가중평균)은 약 8.9% 수준이다. 2021년도 인상률은 약 10~12%, 2022년도는 약 14.2% 수준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