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 공개 요구 거부…“감독당국과 논의중”
연체율, 고정이하여신비율, 대손비용률 모두 증가
카카오뱅크가 8일 오전 실적공시를 통해 2022년 당기순이익 2631억원을 기록, 2021년(2041억원) 대비 약 28.89% 성장한 실적을 발표했다. 다만 확대되는 이익만큼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당국과 약속한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려가는 과정에서 자산건전성도 후퇴하고 있어 고민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당초 플랫폼금융이라는 이름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플랫폼비즈니스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이중고를 겪는 상황이다.
카카오뱅크는 8일 실적공시에 이은 컨퍼런스 콜을 통해 실적 리뷰와 더불어 올해 계획을 공개했다.
카카오뱅크는 4분기 상품수신 잔액이 낮아지고, 요구불예금 비중도 줄어든 반면 자금조달비용률은 높아졌다. 그 결과 영업이익도 전분기 1046억원에서 858억원으로 낮아졌고, ROE는 4.86%에서 4.69%로 ROA도 0.70%에서 0.67%로 내려왔다.
발표자로 나선 김석 최고전략책임자는 이에 대해 “예대율 관리를 위해 수신금리를 늦게 조정해 4분기 수신이 전분기 대비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임통장 이용자가 820만을 돌파 1년 사이 28%가 늘고, 26주 적금이 파트너사와 윈윈하며 성장하고 있으며, 작년 2월 런칭한 주택담보대출도 출시 1년 만에 잔액 1조원을 돌파 은행권 시장점유율이 2.7%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도 4월 중 팬덤 기반 수신상품을 내놓고 2분기엔 미니(Mini) 대상 연령층을 낮춰 고객확대에 나서는 등 신규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대출성장 가이던스(목표 추정치)를 요구하는 골드만삭스 측 질의에 카뱅 측은 “올해 시중은행들은 가계대출의 낮은 성장 또는 후퇴를 예상하나 카뱅은 상품성 및 라인업 강화를 통해 약 10%대 중반의 여신성장을 이뤄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 근거로 매월 대출 신청고객이 100만명이 있고, 금년 대출대환, 대출비교서비스 등과 관련 제도변화가 카카오뱅크로 하여금 더 큰 수준의 대출을 취급하도록 할 것임을 제시했다.
여기에 현재로선 기술적으로 비대면 시스템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대출 프로세스를 AVM(Automated Valuation Model)을 도입하고 시행 중 보완하는 등 AI와 머신러닝을 활용해 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바꿀 것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4분기 실적이 저조한 배경에는 대출 성장 감소 뿐 아니라 인건비와 사내복지기금 등에 약 320억원이 지출된 효과가 크다. 새로운 신규 서비스를 런칭하기 위한 투자다.
골드만삭스 측의 “현재 1400명 전도의 인력이 있어 전년 대비 26% 신규채용이 있었던 것 같은데 올해 채용 계획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카뱅 측은 “2022년까지는 새로운 상품을 기획하고, 구체화하기 위한 인력이 많이 필요했지만 올해는 3분의 1 수준 또는 40% 수준으로 신규채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지는 질문의 관심은 늘어나는 중저신용자 대출로 인한 자산건전성 부문에 집중됐다.
시티증권에서 올해 NIM 전망을 묻자 카뱅 측은 “올해 NIM 성장이 하향조정될 수 있으나, 당국이 기대하는 중저신용자 비중을 맞추다보면 NIM 개선 효과가 여전할 것”이라고 답했다.
신용도가 낮은 고객이 늘다보면 그 만큼 높은 이자의 수취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대손비용이 계속 늘어나는 점이다.
김석 CSO는 “대손비용이 계속 상승하고 있고 2023년에도 중저신용대출 확대에 따라 여전히 대손비용은 늘어날 것”이라며 “다만 신규 취급물량이 늘어나며 2023년 대손비용 상승세는 지금과 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안정되거나 하락하게 돼 신규 취급액이 들어오면 이른바 ‘물타기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기대다.
한화투자증권 김도화 연구원이 “작년 1분기까지 중저신용자 연체율 제공을 하다 중단한 것 같은데 제공해 달라”고 요구하자 카뱅 측은 “전체 자산건전성 관련 감독당국과 커뮤케이션하고 있는 중이라 노출이 어렵다”고 답변을 피했다.
다만 자사주 관련 주주환원 정책과 관련해서는 “지금 단계에서 정확히 공표할 수 없지만 결산시 배당가능이익이 발생할 듯하다”고 말했다.
NH투자 정준섭 연구원이 플랫폼 비즈니스의 상황에 대해 묻자 김석 CSO는 “플랫폼 비즈니스는 크게 증권계자개설 및 관리수수료, 연계대출수수료 등인데 2021년 대비 상당부분 감소한 건 사실”이라며, “올해 주식시장 환경이 2022년보다 더 나빠지진 않을 것으로 예상해 개선될 것이고 2023년 광고 수입 확대를 위한 준비를 마치면 2024년부터는 본격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