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유플라이마 앞세워 7월부터 미국 출시
서준석 셀트리온USA CEO, 미국시장서 활약 기대
셀트리온이 의약품 최대 시장인 미국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다음달 출시한다. 휴미라의 미국 시장은 24조원 규모에 달할 정도로 대규모 시장이다. 셀트리온이 담대한 도전에 나선 가운데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차남인 서준석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회 의장의 역할이 주목된다.
셀트리온은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인 'CT-P17'(유플라이마)의 품목허가를 지난달 받았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은 오는 7월부터 유플라이마를 관절염, 염증성 장 질환 등 휴미라의 주요 적응증(치료 범위)에 대해 판매할 수 있게 됐다.
휴미라는 류머티즘성 관절염, 척추관절염, 건선 등에 쓰이는 아달리무맙 성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미국의 다국적 제약사 애브비가 개발했다. 유플라이마는 저농도 대비 약물 투여량을 절반으로 줄인 고농도 제형으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구연산염이 제거됐다.
셀트리온은 유플라이마의 해외 공급을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통해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을 조기에 확보할 계획이다. 또 휴미라와 상호교환성을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임상 3상 시험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번 품목허가를 통해 유플라이마가 아달리무맙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고농도 제형 바이오시밀러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휴미라 매출은 212억 3700만 달러(한화 약 27조 6081억원)에 달했다. 이 중 87% 이상이 미국 시장에서 발생했다. 휴미라는 지난 2012년부터 2020년까지 9년 연속 전 세계 매출 1위를 기록했다. 2016년 주요 특허 만료 후 추가 특허를 통해 북미 시장에서의 독점 기간을 연장해왔으나 개발사 애브비가 라이선스 합의에 나서면서 미국 판매가 가능해졌다.
여러 기업이 7월부터 동시 시판을 시작하는 가운데 셀트리온의 경쟁력은 비교적 높게 평가받고 있다. 이호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플라이마는 고농도 제형과 원가경쟁력을 확보했다. 앞으로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리스트 등재 및 유의미한 미국 시장 점유율 확보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유플라이마의 해외 공급을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주목한다. 동시에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차남인 서준석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회 의장도 함께 주목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해 셀트리온으로부터 셀트리온USA를 인수하고 글로벌제약사 출신의 임원급 현지 인력들을 대거 영입해 현지 법인 규모를 확대했다. 셀트리온USA는 당초 셀트리온 산하 법인으로 설립돼 미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맡아왔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USA를 활용해 현지에서 파트너사를 거치지 않는 의약품 직판체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서준석 의장이 셀트리온USA CEO에 오르면서 주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의약품 개발사가 직접 판매까지 맡으면서 수익성을 더욱 향상하려는 움직임이다.
여기에 주력제품 출시를 앞두고 서정진 회장이 직접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북미 영업 조직을 재정비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준석 의장은 1987년생으로 서진석 셀트리온 이사회 의장의 동생이다. 2017년 셀트리온 연구소에 입사한 뒤 제품개발본부를 거쳤다. 부친인 서정진 회장이 지난 2021년 그룹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회에 합류했다. 이후 2022년 셀트리온헬스케어 캐나다법인장과 셀트리온USA CEO로 선임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미국 현지 판매망을 확보하기 위해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 일환으로 토마스 누스비켈을 미국 법인 최고사업책임자(COO)로 선임하기도 했다. 토마스 누스비켈 COO는 암젠, 화이자 등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체들을 거친 인물이다.
서정진 회장도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내 유플라이마 판매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했다. 서 회장은 “오리지널 회사의 대응 전략을 보고 임상한 만큼 미국에서 특장점을 갖고 있다”며 “처음 투여하는 로딩샷을 80ml로 인젝션할 수 있는 제품은 오리지널사와 우리 회사밖에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상황에서 서준석 의장이 경영능력을 선보인다면 그룹 내 입지도 더욱 탄탄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