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혼외자녀 2인, 지분상속 가능성 나와
셀트리온 3사 합병 진행…지배구조 영향 주목

셀트리온의 ‘왕회장’ 서정진 명예회장이 복귀한지 두 달만에 오너리스크가 발발했다.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의 ‘왕회장’ 서정진 명예회장이 복귀한지 두 달만에 오너리스크가 발발했다.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의 ‘왕회장’ 서정진 명예회장이 복귀한지 두 달 만에 오너리스크가 발발했다. 서정진 회장과 사실혼 관계에 있는 내연녀와 두 딸의 존재가 밝혀졌기 때문이다. 현재 셀트리온그룹의 상장 3사가 합병 작업이 이뤄지는 가운데 지분 상속 등으로 지배구조가 흔들릴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다.

4일 수원가정법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서정진 회장의 혼외자 2명은 수원가정법원 성남지원에 친생자 인지 청구 소송을 냈고 조정이 성립되면서 서정진 회장의 호적에 올랐다.

이러한 소식은 KBS 방송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혼외자의 친모 A씨는 방송 인터뷰에서 두 딸이 상속 재산을 나눠가질 수 있는 지위라고 주장했다. 

서정진 회장은 부인 박경옥씨 사이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 이사회 의장, 차남인 서준석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회 의장으로 두 인물은 핵심 경영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혼외자가 호적에 등재되면서 이들의 지분 구도에서 변화가 생길 수 있다. 관련법에 따르면 법정상속분 비율은 배우자가 1.5, 자녀가 1의 비율이므로 서정진 회장의 배우자와 4명의 자녀는 '1.5 대 1 대 1 대 1 대 1'의 비율로 상속받게 된다.

서정진 회장의 재산은 미국 경제 매체 포브스가 밝힌 내용에 따르면 57억달러(약 7조 6000억 원)로 추정되며 혼외자 2명은 법적으로는 2조원을 넘게 상속받을 수 있다. 서정진 회장이 상속을 원하지 않더라도 상속분의 절반은 유류분으로 달라고 소송으로 다툴 가능성도 있다.

서정진 회장의 법률 대리인은 A씨를 공갈과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고 전했다. 또 서정진 회장 측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셀트리온 계열회사로 추가됐다고 발표한 서린홀딩스와 서원디앤디는 A씨가 차린 회사이며 작년 말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두 회사는 셀트리온과 어떤 거래도 지분 관계도 없다고도 덧붙였다.

서정진 회장은 지난 3월 셀트리온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경영에 복귀했다. 셀트리온그룹 계열사 이사회 공동의장을 맡아 3개 상장사(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의 합병과 인수·합병(M&A) 투자, 신약개발 등 그룹의 주요 현안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러나 복귀 두 달 만에 승계구도가 변화할 수 있는 상황이 나왔다. 셀트리온그룹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가 핵심 계열사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을 각각 20.04%, 24.27% 보유하는 형태다. 서정진 회장이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97.19%를 보유해 셀트리온그룹을 지배하는 형태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의 국내 판매는 셀트리온제약, 해외 판매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담당하고도 있다.

서정진 회장이 아직까지는 승계 문제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재계에서는 장남인 서진석 의장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혼외자 2인이 등장하면서 서진석 의장과 서준석 의장이 상속받을 수 있는 지분도 17% 가량으로 줄어들게 된다.

다만 이 상황에서도 서정진 회장이 후계자를 위해 지분 증여 등의 방법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상속분보다는 이후 지분 증여가 더욱 중요할 것이란 뜻이다.

또 상속세 마련을 위해 서정진 회장이 지분 일부를 매각할 가능성도 높다. 다만 셀트리온이 향후 M&A를 적극 추진하는 상황에서 지분 매각은 다소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현금보유량은 충분하지만 보유한 계열사 주식을 인수대금 대신 지급하는 방식을 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셀트리온 그룹 주가는 전날 소폭 하락했다. 셀트리온은 전날 장중 4.11% 내린 15만 3800원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해 15만 9000원에 종가를 형성했다. 이는 전 거래일보다 0.87% 하락한 가격이다.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10위 안에 드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도 각각 하락 폭을 일부 만회하며 1.89%, 3.32% 내린 가격에 장을 종료했다.

이는 주주들 사이에서 서정진 회장 일가의 상속 이슈가 셀트리온 지배구조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우려하는 기류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정진 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합병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내부적으로 합병 준비는 하고 있다”고 했다.

또 지난해 금융당국의 회계 감리 결과에 따른 내부통제 개선 이행 조치 보고가 오는 7월 최종 마무리되면 합병을 추진하기 위한 여건이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정진 회장은 "합병 준비는 거의 끝났다"며 "금융시장이 안정화되면 마일스톤을 제시할 거고 그러면 합병은 최대 4개월 안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논란에 대해 셀트리온 관계자는 "(여러 논란이)회사의 펀더멘탈에 악재로 가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상장 3사 합병 등 추진 과제는 원안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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