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팝업스토어·옥외광고 등 대대적 마케팅
하이트진로 ‘켈리’ 마케팅 집중.. 오비 맞대응

주류업계의 성수기인 여름 시즌을 맞아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서울 강남구에 문을 연 하이트진로 켈리 시음 팝업 스토어 '켈리 라운지'를 찾은 시민들. 연합뉴스
주류업계의 성수기인 여름 시즌을 맞아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서울 강남구에 문을 연 하이트진로 켈리 시음 팝업 스토어 '켈리 라운지'를 찾은 시민들. 연합뉴스

주류업계의 성수기인 여름 시즌을 맞아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시장 선점을 위한 출혈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주류업계의 수익성이 저하될 것이란 전망이 강하게 제기된다.

24일 증권가에 따르면 여름을 맞아 주류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훼손될 것이란 보고서가 여럿 나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신제품 출시 이후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하이트진로에 대해서는 목표주가를 하향할 정도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2분기 하이트진로가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제품 출시로 인한 마케팅비 확대와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의 영향이 클 것이란 이유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종전 2만 6000원에서 2만 3500원으로 하향했다. 한화투자증권은 하이트진로의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한 6528억원, 영업이익은 84.3% 줄어든 98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증권가 전망 영업이익인 268억원을 크게 하회한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맥주 신제품 '켈리'의 출시로 맥주 매출액은 늘었지만 소주는 2분기 파업 이슈로 가수요 물량이 반영됐던 기저 부담 및 점유율 하락으로 4.2% 줄어들었다"며 "영업이익 면에서는 마케팅 비용 확대, 소주 판매량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주요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의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의 주가는 이미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에도 하이트진로는 판관비(판매·관리비)가 크게 늘면서 영업이익도 전년동기 대비 33% 감소한 387억원을 기록할 정도다.

김혜미 상상인증권 연구원도 보고서를 통해 "성수기로 접어드는 시점에 맞춰 출시한 켈리 마케팅과 각종 원부자재의 비용 부담 상승으로 큰 폭의 감익이 있을 것"이라며 "올해 주류 업계는 전체적으로 경쟁이 과열돼 공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맥주 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하이트진로가 1위 입지를 다져온 소주 시장에서도 (경쟁양상이)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이트진로는 기존 ‘테라’와 신제품 ‘켈리’를 내세워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 1위를 탈환하는 것이 당면 과제다. 켈리 출시 기자간담회에서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내세워 올 여름 성수기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실제로 몸값이 고공행진 중인 광고계 블루칩 ‘손석구’를 켈리의 모델로 내세워 TV·옥외광고 등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또 소비자들이 켈리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팝업스토어도 여러 곳에서 열었다. 서울 강남역 강남대로 인근 대형 스크린에는 켈리 광고가 등장하고 외식 수요가 많은 주요 상권에도 켈리 포스터가 붙을 정도다.

여름 성수기를 맞아 축제 마케팅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올여름 전주 가맥축제, 송도 맥주축제 등 전국 각지 축제에 참여해 소비자 접점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유흥시장 영업망에서는 점유율 확보를 위한 물량 밀어내기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이러한 마케팅을 펼치기 위해서는 막대한 판관비가 지출된다는 점에서 당장의 수익성 훼손은 충분히 예상되는 부분이다.

오비맥주가 서울 홍대 상권에 마련한 '카스 레몬 스퀴즈' 팝업스토어. 신용수기자
오비맥주가 서울 홍대 상권에 마련한 '카스 레몬 스퀴즈' 팝업스토어. 신용수기자

하이트진로에 맞서 오비맥주도 맥주시장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여름 성수기 마케팅 '카스쿨'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6월 중순부터 약 두 달에 걸쳐 전개 중인 카스쿨 캠페인은 홍대 상권인 상상마당 인근 팝업 매장부터 시작되고 있다. 카스 팝업 매장에서는 ‘나만의 카스 캔 만들기’, ‘초대형 카스캔 포토존’ 등의 체험형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또 유명 아티스트들이 일일 강사로 나선 '카스쿨 클래스'와 함께 오는 8월 19일에는 초대형 야외 뮤직 콘서트인 '카스쿨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신제품인 ‘카스 레몬 스퀴즈’를 알리면서 소비자가 제품을 즐길 수 있는 팝업스토어도 열었다. 동시에 상상마당 인근 식당의 간판을 카스가 연상되게끔 교체하는 등 홍대입구 상권부터 장악하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오비맥주는 서울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판촉 활동인 '한맥 퍼레이드'를 벌여왔다. 곤룡포, 수문장 의상 등 전통복을 입은 판촉 직원들이 유흥주점에서 손님과 함께 사진 찍고 한맥을 주문하면 선물 등을 주는 이벤트다. 오비맥주는 비상장사라는 점에서 분기별 매출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형 마케팅을 펼치면서 판관비가 급등해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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