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커피, 판촉비 분쟁에 내부비리 압수수색
공정위, 프랜차이즈 갑질 논란 직권조사 나서

커피프랜차이즈 메가커피의 광고모델인 손흥민과 여자 아이돌그룹 ITZY(있지). 메가커피 제공
커피프랜차이즈 메가커피의 광고모델인 손흥민과 여자 아이돌그룹 ITZY(있지). 메가커피 제공

우윤파트너스와 프리미어파트너스 등 사모펀드가 소유한 커피프랜차이즈 메가MGC커피(메가커피)가 경찰 수사에 이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까지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전직 임직원의 비리 혐의에 더해 공정위가 내년부터 사모펀드가 인수한 프랜차이즈 업체의 갑질에 대해 직권조사에 나서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는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메가커피의 운영법인 앤하우스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메가커피 전직 본부장과 구매팀장 등이 수십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이뤄졌다.

메가MGC커피 전직 본부장 A씨는 2019년부터 4년간 납품업체들로부터 가맹점에 공급하는 컵홀더 등 부자재를 무상으로 제공받거나 대금을 부풀려 차액을 가져가는 방식으로 20억원 상당의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또 A씨는 본사와 납품업체 사이에 차명 기업을 중간 유통 단계로 끼워넣는 ‘통행세’로 30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A씨와 전직 구매팀장 B씨는 가족과 지인 이름으로 가맹점을 여러 개 낸 뒤 납품업체들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매장 가구 등을 저가나 무료로 상납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메가커피 측은 "전직 직원의 비위일 뿐이다"며 선긋기에 나섰다. 논란된 직원은 올해초 내부감사가 시작되자 곧바로 퇴사했다는 설명이다.

메가커피 관계자는 “(관련 논란은)자사와는 관계없는 일이며 전직 직원의 일탈 행동으로 인한 관련 자료 제공 차원에서 경찰이 본사를 찾게 된 것이다. 현 경영진과 관련이 없는 사건으로 과거 문제를 감사 과정에서 발견했다”며 “해당 직원은 이미 퇴사했고 본사에서도 이를 인지해 내부 감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최대한 수사에 협조하고 경찰의 처분에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메가커피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빠르게 점포를 확대하면서 저가커피 시장 점포수 1위로 떠오른 프랜차이즈다. 2019년 말 801개이던 메가커피 가맹점수는 지난 9월 기준 2600개를 넘어섰다. 경쟁사인 컴포즈커피(6월 말 기준 2200개)보다도 많다. 

앞서 해외 식자재 유통 전문기업 보라티알 최대주주인 김대영(59) 대표가 2021년 사모펀드 프리미어파트너스와 함께 특수목적회사(SPC) 엠지씨홀딩스를 만들어 메가커피를 1400억원대에 인수했다. 그러다 지난해 메가커피가 엠지씨홀딩스를 역합병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가 정리됐다. 이후 우윤파트너스가 58.62%, 프리미어파트너스 41.38%씩 메가커피(엔하우스)의 지분을 보유하는 형태가 마련됐다.

우윤파트너스는 김 대표와 그의 배우자 나현진 씨가 지분 99%를 갖는 비상장법인이자 부동산 매매·임대업을 전문사다. 즉 '메가커피(앤하우스)→우윤파트너스→김 대표'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높은 성장세에 대해 메가커피는 저비용 대비 대용량 커피 제품과 함께 업계 최저 폐점률을 꼽고 있다. 지난 4월 기준 0.5%의 폐점률은 업계 최저이며 ▲철저한 상권 분석 ▲가맹점 수익 확보 ▲체계적인 지원과 관리를 통한 매출 극대화 덕분에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메가커피의 높은 성장세에는 가맹점과의 분쟁이 가려져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광고비 집행 과정에서 가맹점과의 분담 사례다. 지난해 말 메가커피는 국내외에서 인지도 높은 국가대표 축구선수 손흥민의 광고모델 발탁 등 올해 연간 광고 집행 예상 비용을 60억원으로 책정하고 이를 가맹점과 분담하기로 했다.

이에 일부 점주들은 ‘본사의 해외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광고 마케팅 비용을 왜 가맹점에 전가하나’라며 반발했다.

광고비 강제 집행 논란에 대해 메가커피는 “가맹거래법 등 관련 법안에 따라 광고 비용 분담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과반 이상의 동의서를 받는 과정을 거쳐 합법적으로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관련 논란을 인식한 메가커피는 지난 9월부터 진행하는 신규 광고모델로 여자 아이돌그룹 ITZY(있지)를 발탁하면서 광고 비용을 모두 본사가 부담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현재 공정위가 집중적으로 살펴보기로 한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대표되는 모바일 상품권 부문에서도 메가커피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다. 메가커피는 가맹점이 모바일 상품권 수수료를 전액 부담하고 있다. 본사와 가맹점이 모바일 상품권 수수료를 각각 50%씩 지불하고 있는 투썸플레이스와 뚜레주르, 본죽, 파리바게트 등과는 차이가 있다.

가맹본부가 모바일 상품권 취급을 강요하는 상황에서 온라인플랫폼을 통한 제품 구매가 빈번해진다면 수수료를 절반 부담하는 메가커피 가맹점주의 이윤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실제 공정위가 지난 1일 개최한 프랜차이즈 업계 간담회에서도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강제하는 ‘필수품목’과 모바일 상품권 수수료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호소가 쏟아졌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이 내년 핵심과제로 필수품목과 모바일상품권 관련 개선 방안을 언급했고, 이어 공정위는 메가커피 등 프랜차이즈 업체들에 대한 대대적인 실태 조사를 개시하기로 했다.

메가커피 관계자는 “김대영 대표가 대주주라는 점에서 메가커피는 사모펀드 소유 프랜차이즈 형태는 아니다”라면서 “공정위의 실태조사가 이뤄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공정위의 방침이 정해지면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고 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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