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 지배구조 개선안 결의
최 회장, 논란 속 3연임 도전 여부 촉각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3연임에 도전할 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포스코그룹 제공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3연임에 도전할 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포스코그룹 제공

포스코그룹이 이사회를 열고 최고경영자(CEO) 선임 관련 규정을 전면 개정한 가운데 최정우 회장의 3연임 도전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전날 이사회를 열어 대표이사 회장 선임 절차 개선 등을 담은 '포스코형(型) 신(新)지배구조 개선안'을 의결했다.

회장 선임 절차에 공정성을 보다 강화키 위해 현직 회장의 연임 우선 심사제를 폐지하고 현직 회장의 연임 의사 표명 여부와 관계없이 임기만료 3개월 전에 회장 선임 절차가 시작되도록 했다. '셀프(self) 연임' 논란을 낳았던 부분을 개선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사회는 오는 21일 임시이사회를 개최해 'CEO후보 추천위원회'운영을 의결하고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선임할 회장 인선절차에 바로 착수한다.

이처럼 포스코가 본격적으로 차기 회장 맞이에 나서면서 재계 안팎에서는 최정우 회장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 회장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 최 회장은 종전대로라면 임기 만료 3개월 전인 12월 중순까지 연임 여부에 관한 입장을 내놨어야 하지만 이번에 선임 규정이 개편된 만큼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재계에서는 이번주 내로 의사를 표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 회장은 2018년 7월부터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를 끝까지 마치는 것도 역대 회장 중 최초인 가운데 3연임에 도전해 성공하게 되면 이 역시 최초가 되는 셈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며 포스코를 기존 철강회사에서 미래 종합 소재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대전환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3연임 도전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재임 기간 동안 이차전지 소재, 수소, 에너지 등 비철강 사업 육성으로 포스코의 미래 가치를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 임기 중에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 등 주요 상장사의 시가총액도 100조원을 넘겼으며, 그룹이 재계 6위에서 5위로 한 계단 오르기도 했다.

지난 11일 최 회장이 3억원 규모의 포스코홀딩스 자사주를 매입한 사실도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이날은 최 회장이 포스코 창립자 고 박태준 명예회장의 묘소를 참배한 날이기도 하다. 최 회장은 공식적인 추모일인 13일 보다 이틀 앞서 일부 임원들과 함께 조용히 박 명예회장의 묘소를 다녀왔다.

한편에선 최 회장의 퇴진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역대 포스코 회장들이 정권 교체시 물러난 만큼 최 회장 역시 이전 문재인 정부 당시 취임된 인사인데다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하는 경제사절단에서도 연이어 제외됐기 때문이다. 포스코 차기 총수의 과제로 정부와의 관계 형성이 꼽히는 정도다.

최 회장을 둘러싼 논란도 지속돼 왔다. 그는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로 인해 포항제철소가 사상 처음 침수됐던 사고 당시 태풍 예고에도 골프를 친 것이 드러나 그 해 행안위 국정감사에서 거센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올해 8월에는 포스코 해외 이사회 일정에서 일부 사외이사들과 골프 회동 의혹이 제기됐고, 이에 지난 10월 국회 교육위 국감에서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를 따지기 위해 최 회장을 증인신청하기도 했다. 당시 최 회장은 유럽 출장을 이유로 국감장에 출석하지는 않았다.

노사 갈등 문제도 걸림돌이다. 지난달 초 노사 합의가 극적으로 타결되며 갈등을 봉합하긴 했지만 노사간 장기간 대치가 이어지는 등 포스코 설립 55년만에 초유의 파업 위기까지 몰렸던 점도 최 회장의 리더십에 오점을 남겼다는 평가다.

특히 포스코는 현재 미래기술원 수도권 분원 설치와 관련한 포항지역 시민단체와의 갈등 문제 해결이 시급한 상황이다. 최 회장은 시민단체들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는 중이기도 하다.

한편 포스코의 새로운 회장 후보군으로는 다양한 인물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2인자로 통하는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을 비롯해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장, 유병옥 포스코홀딩스 부사장,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 황은연 전 포스코 인재창조원장 등이다. 외부에서는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함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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