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치적 고려 영향 분석…반전 승인에 이더리움 가격 상승세
증권신고서(S-1) 승인은 아직…ETF출시까지 몇 달 걸릴 듯

지난 3월 중순 이후 하향세를 그리다 다시 상승으로 돌아선 이더리움 시세. 업비트 제공.
지난 3월 중순 이후 하향세를 그리다 다시 상승으로 돌아선 이더리움 시세. 업비트 제공.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현지시간 23일, 넘버2 가상자산이자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 대장 격인 이더리움(ETH)의 현물 ETF 상장 심사요청서(19B-4)를 승인했다. 지난 1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아직 증권신고서(S-1) 승인은 나지 않은 상황이라 비트코인 사례에서 4~5개월이 걸렸던 것을 감안하면 ETF 출시는 하반기 늦게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외신에 따르면, 이날 SEC는 “신중한 검토 끝에 위원회는 이 신청이 미 증권거래소에 적용되는 증권거래법 및 그에 따른 규칙, 규정과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승인이 난 운용사는 반에크(VanEck)의 VanEck Ethereum ETF로 최종 마감일이 23일이었다. 이 외에도 향후 Ark&21Shares(24일), Hashdex(30일)등 8개의 회사가 연말까지 줄줄이 심사요청을 대기중인 상태다.

비트코인 현물ETF 승인 때와 달리 얼마전까지 이더리움 현물ETF 승인 전망은 안갯속이었다.

지난 19일까지 당국과 신청 기업간 비공개 대화가 없다시피 해 승인이 어려운거 아니냐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ETF 분석가들이 자신들의 SNS를 통해 이더리움 현물 ETF의 승인 확률을 기존 입장인 25%에서 75%로 갑자기 상향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어 21일 SEC가 승인 신청 자산운용사에 증권신청서 수정 요청이 나오며 승인쪽으로 선회했다.

실제 SEC는 지난 21일 반에크 등 이더리움 현물 ETF 신청 자산운용사에 증권신청서를 수정하라고 요청하면서 ETF 승인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가 진행되면 수십억 달러의 자금이 ETF로 유입돼 이더리움 가격이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시장에선 기대하고 있다. 스탠더드차타드 디지털자산 리서치의 제프 켄드릭 대표는 "첫 12개월간 150억 달러에서 최대 450억 달러(61조5000억원)가 시장에 들어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 이더리움 가격도 국내 대표 거래소인 빗썸 기준 24일 오전 543만7000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한 가상자산거래소 관계자는 “이미 연초부터 비트코인 현물ETF 승인 호재의 수혜를 이더리움도 받아왔고, 최근 한달 추가적인 이더리움 현물ETF 승인 기대감도 가격에 반영돼 왔다”며, “아직 ETF 출시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좀더 지켜볼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더리움 가격은 이미 올 들어 60% 이상 상승한 상태다. 역사상 최고가는 2021년 11월경 기록한4900달로(한화 약 670만원)였다. 비트코인 가격이 현물ETF 승인 이후 최고가를 경신한 만큼 동일한 현상이 이더리움에도 있을 거라는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신영증권 디지털자산 담당 임민호 연구원은 “SEC와 이더리움 현물 ETF 발행사 간의 S-1(증권신고서) 관련 논의가 이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ETF의 출시까지는 일정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S-1은 SEC의 거래/시장 부서가 담당하는 19b-4와 달리 SEC의 기업금융 부서가 승인을 담당하기 때문에 별도의 절차가 필요하다는 게 임 연구원 설명이다. 참고로 비트코인 선물/현물 ETF의 S-1 검토에 걸린 시간은 약 4~5개월이다.

한편 SEC의 입장이 부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선회한 배경에 대선을 앞둔 정치적 요인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 연구원은 “5월 초까지만 해도 바이든 행정부는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반면,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반 가상자산 노선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입장을 공식화했다”고 밝혔다.

현재 트럼프가 경합주에서 바이든을 앞서는 상황에서 가상자산에 긍정적인 사람은 남성과 18~54세 연령층인데 트럼프의 주요 지지층과 겹친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이 반 가상자산 정책을 지속할 경우 남성과 젊은 층 중심의 표심을 잃을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번 조치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