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옥죄던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 사임 암시
이더리움, 리플, 도지 등...트럼프 바람 타고 '시선집중'

도널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서 가상자산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비트코인 10만 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고, 알트코인 역시 상승 기류를 탈 것으로 보여진다. 가상자산은 단순한 디지털 화폐를 넘어 금융, 기술, 그리고 사회적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중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경제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면서 가상자산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적 논의의 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그 가능성과 동시에 규제, 보안, 환경적 이슈 등 해결해야 할 과제 또한 산적해 있다. 스트레이트뉴스는 <가상자산의 시대> 시리즈를 통해 관련 업계가 직면한 기회와 도전 과제를 살펴본다.

픽사베이 제공.
픽사베이 제공.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이후 코인 열풍이 다시 한번 불고 있다. 학계와 업계에선 미국 내 규제 불확실성 해소로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 역시 연말연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18일 가상자산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전 10시 기준 도지코인은 연초 대비 293.54% 오른 36.1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해당 암호화폐 종목은 최근 한 달 동안 181.87% 급등한 종목이다.

도지코인은 과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비트코인보다 낫다”고 발언한 코인이다. 현재 도지코인 시가총액은 520억50809만 달러를 기록하며 미국의 대표 자동차 회사 포드 시총(440억 달러)을 훌쩍 넘어섰다.

머스크가 찍은 도지코인이 상승세를 보이는 건 트럼프 차기 정부 내각에 그의 측근이 합류했기 때문이다. 이날 트럼프 당선인은 차기 정부 연방 통신위원회(FCC) 수장에 머스크 측근인 브렌단 카를 지명했다. 머스크는 440억 달러를 들여 인수했던 엑스(옛 트위터)를 앞세워 이번 대선 기간 트럼프에 호의적인 여론을 조성했다. 

머스크는 보수층 유권자 등록을 장려하기 위해 하루 100만 달러의 상금을 내건 행사를 벌였으며, 이 때문에 펜실베이니아주 당국으로부터 불법 복권 운영 혐의로 소송에 걸리기도 했다. 그가 트럼프 지원 유세를 위해 총 1억3000만 달러를 소진했다.

같은 시간 리플 역시 연초 대비 70.29% 오른 1.07달러에 거래됐다. 리플 가격은 5일 0.51달러 수준의 ‘동전주’에서 ‘지폐주’로 올라섰다. 리플이 1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1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이 밖에 이더리움과 카르다노는 각각 연초 대비 31.91%, 13.57% 상승했다.

칼 루네펠트 암호화폐 애널리스트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더리움이 현재 비트코인과 유사한 패턴을 보이며 새로운 강세장을 준비 중”이라며 “이더리움이 마지막 주요 공급 구간을 돌파하면 비트코인의 최근 상승과 유사한 급등세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더리움 현물 ETF 역시 투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이더리움 현물 ETF의 총 자산운용액은 2주 전 82억7000만 달러에서 지난주 91억5000만 달러로 10.64% 증가했다. 

제3세대 블록체인 카르다노는 지분증명(PoS) 알고리즘을 사용해 기존 작업증명(PoW) 기반의 블록체인과 비교해 에너지 소모가 훨씬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증권거래위원회(SEC) 홈페이지 화면.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증권거래위원회(SEC) 홈페이지 화면.

국내 학계와 업계에선 그동안 암호화폐를 규제한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의 사임의사를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며 알트코인 상승세를 전망했다.

송인규 고려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는 스트레이트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현재 코인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명백히 트럼프 때문으로 보여진다”며 “코인시장은 탄생부터 지금까지 규제와 싸우면서 성장했다”고 말했다.

지난주 켄터키, 네브래스카, 테네시, 웨스트버지니아, 아이오와, 텍사스, 미시시피, 몬태나, 아칸소, 오하이오, 캔자스, 미주리, 인디애나, 유타, 루이지애나, 사우스캐롤라이나, 오클라호마, 플로리다주의 공화당 소속 법무부 장관은 과잉규제를 이유로 SEC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적절한 규제 프레임워크 없이 디지털 자산에 대한 처벌과 제한을 부과함으로써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 부문 중 하나를 상당한 위험에 빠뜨렸다”며 “헌법적 권력 균형을 존중하지 않고 의회의 승인 없이 광범위한 관할권을 주장함으로써 각 주 정부에서 자율적으로 디지털 자산 규정을 개발할 수 있는 주권적 역할을 박탈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선거 운동 당시 “가상자산 산업 규제를 주도한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을 해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결국 트럼프는 당선됐고, 겐슬러 위원장은 최근 증권규제연구소 연례증권 규제 컨퍼런스 연설에서 “SEC 직원들과 함께 일하며 국민을 위해 일하고, 미국 자본시장이 세계 최고로 남을 수 있도록 한 것은 큰 영광이었다”며 사실상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

송 교수는 “트럼프는 대선 운동 당시 ‘미국을 크립토 허브국가로 만들겠다’고 선언했고 ‘업계 최고의 문제적 인물인 SEC의 게리 겐슬러를 내보내겠다’고도 발언했다”며 “코인에 우호적인 규제환경으로 가장 큰 불확실성이 제거된다면, 알트코인을 포함해 코인시장 전반은 우상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2012, 2016, 2020년 모두 반감기와 대선이 있던 해였고 비트코인 및 알트코인 가격의 유의미한 상승이 있었다”며 “대선 다음 해에 비트코인 및 알트코인 가격에 폭발적인 상승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이변이 없는 한 올해 4분기와 내년에도 유사한 패턴이 있을 것”이라며 “특히 가상자산 업계를 억눌러 온 겐슬러 위원장 해임 시나리오가 가시화되며 SEC의 소송 리스크에 성장이 더뎠던 자산들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경필 쟁글 리서치 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은 비트코인과 가상자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비축하겠다는 공약은 비트코인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고, 가상자산을 주요 자산으로 인정하는 흐름을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장 센터장은 “‘오퍼레이션 초크 포인트 2.0과 같은 가상자산 시장 억제 위주의 규제를 철폐하겠다’는 트럼프 계획은 금융기관의 시장 참여를 확대시키고, 기관 자금 유입을 촉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며 “이와 더불어, 과거 트럼프 첫번째 당선에 대한 기대 심리가 비트코인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던 사례를 놓고 봤을 때 이번에도 시장의 투자 심리를 크게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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