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초 승인…다시 1억원 향해 달리는 비트코인
2022년 홍콩반환 25주년 행사…시진핑 ‘금융허브 재도약’ 선언
아시아금융허브 자리를 두고 싱가포르와 경쟁중인 홍콩이 중국 정부의 지원 하에 재도약을 꿈꾸는 가운데 15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ETF를 아시아 최초로 승인하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이에 영향 받아 이란-이스라엘 무력 충돌에 주춤하던 가상자산 1,2위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15일 홍콩 증권·규제당국(SFC)이 가상자산의 금과 은에 해당하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처음으로 승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최대 자산운용사 화샤기금(ChinaAMC)과 보세라자산운용은 각각 성명을 통해 홍콩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가상자산 현물 ETF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1월 10일(현지시간)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 현물 ETF의 거래소 상장과 거래를 승인했었다. 당시 비트코인 반감기 도래 소식 등 겹호재를 맞은 비트코인과 알트코인 대장주 이더리움이 경쟁하듯 가격이 치솟아 비트코인은 3월 14일 1억500만원, 이더리움 역시 비슷한 시기인 3월 13일 570만5600원까지 오르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다만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전망이 뒤로 밀리며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전세계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며 금값이 지속 상승하자 두 자산 가격은 소강상태를 보여왔다.
미국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있은 이후 11개 ETF에 590억달러(한화 약 81조7000억원)가 모였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운용하는 ‘아이셰어 비트코인 트러스트’에는 석달 간 약 150억달러가 순유입됐다.
앞서 외신들은 홍콩 당국이 이르면 15일 늦어도 이달 중에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할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었다.
홍콩이 영국으로부터 중국에 반환된 1997년 이후 하나의 국가 아래 두 시스템을 유지한다는 이른바 ‘일국양제’(一國兩制)를 선언했지만, 최근까지 홍콩에 아시아 본부(Headquater)를 두었던 많은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규모를 축소하거나 철수를 이어오는 분위기였다.
이중 상당수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싱가포르 행을 택했고, 동시에 싱가포르가 ICO(가상자산 공개)의 천국으로 떠오르면서 이러한 분위기는 더욱 강화됐다. 상황을 감지한 중국 정부는 반전의 기회를 꾀하기 위해 금융허브 재탈환의 시작을 대표 가상자산 현물ETF 승인으로 선택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국내 대표 가상자산거래소 코빗(Korbit) 리서치 정석문 연구원은 “2022년 홍콩 반환 25주년 행사에서 시진핑 주석은 금융허브로서의 홍콩의 재도약을 강조했고, 몇 달 후 홍콩 정부는 ‘홍콩의 가상자산 발전에 관한 정책 선언’을 통해 가상자산 산업을 금융 산업에 포섭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금융허브로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가치교환을 효율화할 수 있는 가상자산 기술과의 접목이 필수라는 판단이라는 설명이다.
정 연구원은 “홍콩 금융 당국(SFC)은 이듬 해 2월 가상자산 거래소 산업의 정화를 위한 가상자산 거래소 라이센스 제도를 발표했다”며, “홍콩 정부의 가상자산 산업 활성화 정책은 중국 정부의 전적인 지원 하에 진행 중임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홍콩에서 날아온 양대 가상자산 실물ETF 승인 소식에 비트코인 가격은 장중 한때 9949만원까지 오르며 1억원 탈환을 시도했으나 오후 5시 50분 현재 9865만7000원(-0.25%)를 기록 중이다. 반면 이더리움은 장중 489만8000원 까지 오르다 숨을 고르며 오후 5시 50분 현재 482만8000원(+5.67%)를 기록했다.
향후 전망에 대해 한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홍콩발 호재에 당분간 강세가 이어질 수 있으나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동시에 불거지고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