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000조원 추정, 국가채무 모두 갚아도 절반 남아

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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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 대통령이 쏘아 올린 ‘꿈의 K-에너지’에 대해 국민들의 기대감이 뜨겁다. 특히 에너지 사용률이 높은 반면 대부분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기 때문에 경제적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5일 경제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3일 국정 브리핑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140억 배럴 규모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천연가스와 석유의 비율은 3대 1 정도이며 천연가스는 29년, 석유는 4년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석유·가스전 개발은 물리 탐사, 탐사 시추, 상업 개발의 세 단계로 진행된다”며 “지금부터는 실제 석유와 가스가 존재하는지, 실제 매장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 확인하는 탐사 시추단계로 넘어갈 차례”라고 밝혔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동해 심해 유전' 탐사 개발, 프로젝트명 '대왕고래'로 명명하고 오는 11월부터 탐사 시추를 시작한다. 만약 석유와 가스가 있다고 파악이 될 경우, 2035년부터 상업운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박사는 “포항의 석유·가스전은 매우 유망한 기회”라고 말했다. 미국 액트지오는 동해 심해 석유·가스 매장 분석을 담당한 회사다.

현재 국내에서 연간 소비하는 석유·가스 소비량은 전 세계 8위 정도다. 하지만 에너지의 97∼98%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매년 전체 수입 부분의 25%는 에너지가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 사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무력충돌 처럼 한반도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전날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4.09로 작년 같은 달보다 2.7%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8%에서 2∼3월 3.1%로 높아진 뒤 지난 4월(2.9%)부터 다시 2%대로 하락했다. 그러나 석유류 물가상승률은 3.1%로 오히려 전월(1.3%)보다 오름세가 확대됐다. 작년 1월 4.1%를 기록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내 자원개발의 성공사례는 많지 않지만, 과거 동해 6-1광구에서 가스전 개발에 성공해 상업생산을 이뤘던 바 있다. 만약 대통령의 주장대로 동해일대에서 140억 배럴 규뮤의 석유와 가스를 발견할 경우, 수입 대체 효과는 1조4000억 달러(약 2000조원)로 계산된다.

이는 삼성전자 시가총약(452조원 상당)의 5배에 가까운 규모이자 코스피 전체 시총(2194조5104억원)을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한 지난해 기준 국가채무(1092조5000억원)를 모두 갚아도 절반이 남는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윤 대통령이 언급한 것 처럼 포항 및 울산 앞바다에서 석유와 가스를 발견할 경우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과거 동해에서 가스전 개발에 성공한 것 처럼 해당 지역에 또다른 유전이 산개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하나증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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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연구원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심해 유전이 위치한 지역 중 하나인 미국 멕시코만이나 서아프리카 지역에는 수백 곳 이상의 유전이 산개된 상황”이라며 “시추를 하기 전에는 물리적으로 확인이 어려운 심해 유전의 특성상 지금도 새로운 유전들이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해당 유전이 실제로 상업화되기까지는 7~1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경제성 평가 등에서 좌초될 가능성도 당연히 있다”며 “정부도 시추의 성공률을 20%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패 가능성이 높은 자원개발이라고 하여 마냥 허황된 소리로 치부할 것만도 아니다”라며 “올해 하반기부터 있을 시추공 작업 등의 진행 과정을 지켜 볼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주식시장에선 석유 시추와 상업화 성공을 기대한 투자자들 때문에 관련 종목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대표적으로 석유 수송용 강관을 생산하는 동양철관은 월요일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89.23% 급등한 모습이다. 대성에너지(41.89%)와 한국가스공사(36.25%) 역시 높은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선 과도한 투자를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적 관점이 요구되는 유전개발의 특성상 이로 인한 정유사의 과도한 단기 주가 급등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추금액과 효율성 역시 여전히 의문이 있다. 정부가 추산한 영일만 지역의 시추 비용은 1공당 1000억원에 달한다. 시추 비용은 전체 석유 개발비용의 50~60%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거리와 개발 상황에 따라 파이프 혹은 해상으로 운송 방식이 결정될 수 있다”며 “일단 투자비가 증가하면 요금기저도 상승하기 때문에 영업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도입 가격은 조건부로 결정될 것이며 투자비, 회수율 등 여러 변수에 따라 달라 지기 때문에 개발이 된다는 전제 하에서도 현 시점에서 추정이 어렵다”며 “과거 정부가 공개한 동해가스전 판매가격의 경우 천연가스 평균 수입가격 대비 낮은 수준이었으나 유가와 환율 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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