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기, 브로커리지 확대와 호실적 전망

연초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증권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집중되고 있다. 상반기 중 외국인이 국내 주식 22조9000억원을 순매수 했고 7월 초 기획재정부가 기업의 법인세 세액 공제 등의 혜택 내용이 담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투자자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국내 증권시장은 여전히 가야할 길이 멀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은 “한국의 주식은 신흥국 기업들 중 평균적으로 가장 낮은 밸류에이션으로 거래되고 있다”며 “시장정책의 자율적 성격과 세제 개혁에 대한 정치적 대립으로 인해 성과를 구체화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트레이트뉴스 ‘밸류업 내가 챔피언’ 시리즈를 통해 투자 기대감이 높은 사례를  차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

키움증권 제공.
키움증권 제공.

1일 증권업계는 키움증권의 금리 인하기의 브로커리지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해소에 주목했다.

전날 키움증권은 2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2분기 지배주주 순이익 규모는 1년 전보다 74.0% 증가한 232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당초 시장 컨센서스(17.7%)를  크게 상회하는 실적이다. 

2분기 기준 자회사 포함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2조6000억원, 적립된 충당금은 약 104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5일 17.9%였던 키움증권의 자기자본비용(COE)은 8월 초 기준 17.3%까지 떨어졌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양호한 부동산 PF 관련 수수료 수익 및 자회사 이익 개선에 기인했다”며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잔액은 1분기 잔액 대비 20억원 감소한 170억원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우 연구원은 “지난해 키움증권의 부동산 PF 충당금 잔액은 320억원을 기록했다”며 “지속적으로 환입이 발생하며 그 규모는 감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분기 키움증권의 브로커리지 수수료손익은 전년 대비 7% 증가했다. 키움증권은 국내 위탁매매시장 점유율 1위로 증시거래대금의 수혜를 가장 크게 보는 회사다. 국내 증시 거래대금 규모는 전년동기와 유사한 수준이었으나, 해외주식 거래대금이 57% 증가했기 때문이다.

6월 말 기준 국내주식과 해외주식 거래에 대한 시장 점유율은 각각 30.5%, 33.9%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하반기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국내 밸류업 정책 본격화로 거래대금 증가로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투자은행(IB) 수수료손익은 전년 대비 128% 증가했는데, 대규모 부동산 PF 딜(Deal)을 주관하고 참여한 것이 주요했다. 운용 및 기타 손익은 전년 동기 대비 738% 증가했는데, 증시 호조 및 시중금리 하락에 따른 운용수익 증가와 전년 차익결제거래(CFD)와 부동산 PF 등 약 800억원의 대손 상각비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2월 코셈, 7월 피앤에스미캐닉스 기업 상장(IPO)을 주도했다”며 “인수합병(M&A) 실적에 있어서도 IMM 크레딧&솔루션의 SK&무브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MBK파트너스의 지오영 인수금융, 어펄마캐피탈의 세아FS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UCK파트너스의 학산 인수금융 등을 주선했다”고 말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높은 브로커리지 점유율을 유지하는 동시에 IB와 운용도 빠르게 성장하면서 전체적인 이익 체력은 크게 확대된 모습이다. 향후 발행어음 인가도 준비 중”이라며 “대주주 적격성 이슈가 해소되면서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바 이익의 추가적인 향상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 12개월 주가수익비율(PER) 선행지표. 하나증권 제공.
키움증권 12개월 주가수익비율(PER) 선행지표. 하나증권 제공.

키움증권의 2분기 연결 기준 이자손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 올랐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분기 하락했던 대출채권 대출채권 이자수익률이 반등했다”며 “신용공여 잔고 역시 회사가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감소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선 특히 키움증권의 주주환원 역시 기대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앞선 5월 국내 상장사 최초로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공시하고 주주환원율 30% 달성 목표를 내세운 바 있다.

안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이익 증가와 함께 별도순이익 기준 30% 이상 지급하는 주주환원 정책을 함께 고려하면 주주환원 규모는 전년대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추가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전날 키움증권은 실적을 발표하며 ▲주당배당금(DPS)의 점진적 상향 또는 유지 ▲고배당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배당수익률 고려 ▲적극적 자사주 매입을 강조했다.

우 연구원은 “금융주 총주주환원율 계산 기준이 캘린더 기준으로 변경되고 있는 만큼 키움증권 역시 캘린더 기준의 총주주환원율 계산이 예상된다”며 “7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은 지난해와 올해 각각 350억원씩 반영한다고 가정했을 때 36.3%의 총주주환원율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살아나는 최근 분위기는 국내 증권사들의 영업환경에 우호적인 요인으로 생각한다”며 “하반기에도 유기적인 리스크 관리를 병행하여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키움증권은 2027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각각 15%, 1.0배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 ROE와 PBR로 각각 8.1%, 0.52배를 기록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