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시장 하락 일시적”…“조금 지나면 회복될 것” 이례적 멘트
시총 78조원 증발…코스피 낙폭 코로나 그날(20년 3월 19일)이후 최대

                    대통령실 브리핑룸. 연합뉴스 제공.
                    대통령실 브리핑룸. 연합뉴스 제공.

코스피가 2일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100포인트 넘게 하락하며 2700선을 이탈, 2676.19(-3.65%)로 마감하자 이례적으로 대통령실에서도 시황 관련 코멘트를 내놓으며 투자자 안심시키기에 나섰다. 일부 전문가들은 금일 급락이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장 마감 결과 코스피는 2676.19(-3.65%), 코스닥은 779.33(-4.20%)를 기록했다. 코스피 낙폭은 지수 기준으로 101.49포인트로 코로나19 공포가 극에 달했던 2020년 3월 19일(-133.56포인트) 이후 4년여 만에 최대 규모다.

이날 급락으로 코스피 시가총액은 전일 2268조4120억원에서 2189조7689억원으로 쪼그라들어 하루만에 시총이 78조6430억원 가량 증발했다. 이 역시 2022년 3월 19일(89조6190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한국판 공포지수로 통용되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날보다 4.65(27.16%) 상승한 21.77로, 2022년 10월 31일(21.97)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이날 주식시장 급락은 전일 미국에서 7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시장 예상치(48.8)에 훨씬 못 미치는 46.8을 기록하고 미 연방준비제도가 오는 9월 금리 인하를 공식화하면서 경기 침체 공포가 커진 영향이 크다.

그 결과 현지시간 1일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가 모드 급락하는가 하면, 2일 일본 닛케이225(-5.81%), 대만 가권지수(-4.43%) 등 아시아증시가 동반 급락을 연출했다.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시마다 되풀이되던 국내시장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도 이날 현실화됐다. 외국인은 2일 하루에만 5231억원 순매도했고, 기관은 1조123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도한 물량은 개인들이 1조5019억원 가량 순매수하며 저가매수 기회로 삼았다.

특히 미국 경기 불시착의 위험이 커지자 경기 회복에 기대를 걸었던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반도체주가의 낙폭이 컸다. 삼성전자가 종가 7만9600원(-4.21%)으로 8만원선이 붕괴됐고, AI관련 HBM수혜로 각광받던 SK하이닉스는 2일 하루에만 10.40% 급락하며 17만3200원으로 마감, 하루 동안 2만100원 급락해 충격을 더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대통령실에선 이례적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코멘트를 전해 투심을 바로잡으려는 시도를 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일본도 4% 정도 빠지고 다 같이 빠지는 상황"이라며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조금 지나면 회복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우려는 9월 금리 인하가 경기 연착륙을 유도하기에는 너무 늦은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라며 "9월 인하가 기정사실화되며 선반영된 상황에서 경기둔화 지표는 더 이상 금리인하 기대감이 아닌 경기침체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금융위기 수준이 아니라는 점, 한국은 수출 성장을 기반으로 선행 주당순이익(EPS) 상승 등 펀더멘털 증가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코스피의 조정폭은 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기계(-5.42%), 전기전자(-4.77%), 증권(-4.43%), 보험(-3.54%), 운수장비(-3.48%), 건설업(-3.39%), 의료정밀(-2.99%), 섬유의복(-2.92%) 등에서 모두 낙폭이 컸으며 통신업(0.53%) 정도만 플러스로 마감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고점권에 나오는 시장변동성 확대는 항상 고통스럽지만 지금은 경기 및 실적과 같은 체력변수가 아닌 유동성, 쏠림에 따른 되돌림과 잡음(Noise)으로 인한 시장 변동성 확대국면”이라며, “특히 반도체의 경우 과거 사이클 고점에서 주가는 50%수준의 조정을 반복해왔고, 현재 반도체 주가는 공급자가 만들어 가는 시점이라 고점대비 30% 이상 하락한 주가는 가격 매력이 분명 있는 시기이므로 매수 대응 시기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시장은 단기 바닥을 향해 가는 중으로 투자자들은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며, “코스피는 고점 대비 -10% 내외의 낙폭을 예상하고 이를 감안하면 2600pt 수준이며 2600pt 부터는 매수대응할 것”을 권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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