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온스타일·현대홈쇼핑·롯데홈쇼핑 등 2분기 실적 개선
​​​​​​​송출 수수료 갈등, 티메프 사태 피해 해결 등 '변수' 여전

CJ온스타일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방송 화면. CJ온스타일 제공
CJ온스타일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방송 화면. CJ온스타일 제공

불황으로 어려웠던 홈쇼핑업계가 올해 2분기 실적 개선을 이뤘다. 다만 송출 수수료 부담, 고물가 기조 지속 등 암초가 남아 있어 하반기 실적 유지에 전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등 주요 홈쇼핑 기업들이 2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먼저 CJ ENM 커머스 부문 CJ온스타일은 2분기 매출 3719억원, 영업이익 27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6%,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7.1% 늘었다.

신상품 소싱력을 강화하고 모바일 라이브커머스를 확대한 데 기반해 실적이 상승했다는 CJ온스타일 측의 설명이다.

특히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중심의 '원플랫폼2.0' 전략이 적중하고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인스파이어 리조트), 로보락, VT코스메틱 리들샷 등 떠오르는 신규 브랜드 발굴 경쟁력 강화가 실적 호조에 원동력이 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 중 인스파이어는 지난 2월 온라인에서 먼저 선보인 후 TV 상품로 확장하는 전략이 주효했다. 모바일과 TV를 연계한 인스파이어 누적 주문액은 13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CJ온스타일의 국내 호텔 리조트 판매 방송 중 역대 최단기간 최다 주문액이다.

호실적 기조를 이어가며 CJ온스타일은 하반기 패션, 뷰티, 리빙, 여행 등 트렌드 상품 포트폴리오 확대를 가속화하고 올림픽, 추석 등 시즌별 이슈에 대응한 방송을 편성하고 프로모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를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확장의 원년'으로 삼은 만큼 주요 카테고리별 모바일 신규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홈쇼핑은 올해 2분기 별도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 늘어난 2754억원이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5.9% 증가한 213억원을 기록하며 호황기 수준을 회복했다.

현대홈쇼핑에 따르면 패션, 잡화, 주방용품, 국내 여행상품 등 트렌드를 반영한 방송 편성으로 매출이 증가했고 고마진 상품 판매 호조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

특히 현대홈쇼핑은 지난 4월 간판 쇼호스트 김동은이 진행하는 '동나쇼(Show)'를 운영하기 시작했는데, 4월 정식 론칭 후 3개월간 누적 주문금액이 2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 프로그램은 편집숍 콘셉트로 의류, 잡화, 액세서리 등 3종 이상의 카테고리 제품을 한꺼번에 소개하며 스타일링까지 제안하는 것이 특징이다.

호실적 속 현대홈쇼핑은 하반기에는 숏 커머스 콘텐츠 확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식품 상품을 20분 동안 판매하는 '막퍼주쇼(Show)'와 여행 특화 프로그램 '호리존'도 새롭게 선보인 상태다.

롯데홈쇼핑은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7%, 711.2% 늘어난 2323억원과 16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증가율은 지난해 새벽 시간 TV 방송 송출 중지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긴 하지만 고수익 상품인 패션, 뷰티 영역을 강화한 점이 수익성 개선을 가져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홈쇼핑은 올해부터 패션, 뷰티 등 고효율 상품 판매를 확대하며 수익성 개선에 집중해왔다. 대표적 고마진 상품인 뷰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년 대비 신상품을 70% 늘렸다.

롯데홈쇼핑의 ‘동지현의 뷰티컬렉션’ 방송 모습. 롯데홈쇼핑 제공
롯데홈쇼핑의 ‘동지현의 뷰티컬렉션’ 방송 모습. 롯데홈쇼핑 제공

특히 지난 4월에는 1년간 준비한 신규 프로그램 '동지현의 뷰티컬렉션'을 선보였는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에스테틱, 직수입, 고기능 뷰티 상품을 주로 판매한 결과 3개월만에 누적 주문액 15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또 지난 4월 미국 아마존에서 선크림 1위를 기록한 K뷰티 브랜드 '조선미녀'를 업계 최초로 선보였는데, 25분 만에 4000세트가 완판되기도 했다. 이미 미국에서 성공을 거둔 후 국내 시장에서 인지도와 매출 제고를 모색 중이던 조선미녀와의 전략적 협업이었다는 평가다. 

하반기 롯데홈쇼핑은 고객 충성도가 높은 단독 패션 브랜드들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대표 패션 브랜드 'LBL'은 이미 지난달부터 역시즌 기획으로 겨울 신상품을 조기에 공개한 상태다.

이밖에도 롯데홈쇼핑은 콘텐츠 커머스 다양화도 꾀한다. 이를 위해 지난달 연애 예능 '24시간 소개팅'도 선보였다. 처음 만난 이성과 24시간을 함께 보내는 이색 설정이 특징으로, 실제 출연진들이 사용하는 패션, 생활용품 등을 롯데홈쇼핑 채널에서 판매하는 형태다.

다만 2분기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한숨 돌린 홈쇼핑업계지만 높은 송출 수수료와 고물가로 인한 소비침체 등이 이어지면서 긴장의 끈은 놓치 못하는 상황이다.

송출 수수료는 홈쇼핑사가 유료방송사에 채널을 배정 받고 지불하는 비용으로, 소비자의 접근성이 높은 번호일수록 금액이 높게 책정돼 있다. 협상을 통해 수수료율이 결정되면 해당 기준을 당해 1월부터 협상 완료 시점까지 소급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같은 송출 수수료는 가파르게 오르는 추세로, 홈쇼핑 업체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TV홈쇼핑 7개사가 지난해 지급한 송출 수수료는 1조9375억원으로, 전년(1조9065억원) 대비 1.6% 증가했다.

이 가운데 올해도 유료방송사업자와의 송출 수수료 인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서로의 이익이 상충하고 있는 탓인데, 유료방송사업자들의 주 수입원이 홈쇼핑 송출 수수료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6월 발간한 '2023 회계연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을 보면 지난해 방송사업 매출액 중 홈쇼핑 송출 수수료 비중은 케이블TV 42.2%, 위성방송 36%, IPTV 30.8%에 달했다.

송출 수수료는 늘어나고 있지만 홈쇼핑업체의 매출은 줄어들고 있어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TV홈쇼핑협회가 TV홈쇼핑 채널 7개, 데이터홈쇼핑 채널 10개를 대상으로 지난해 매출 등을 분석한 '2023년도 TV홈쇼핑 산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TV홈쇼핑 7개사의 총 매출액은 5조5577억원으로 전년(5조8721억원) 대비 5.4% 줄었다. 영업이익도 3270억원으로 전년(5026억원) 대비 35% 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TV홈쇼핑 7개사의 영업이익이 5000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지갑을 여는 소비자가 많지 않고 홈쇼핑 대신 쿠팡, 네이버 등 2세대 이커머스로 시선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 수익 확대가 어려운 시점에 송출 수수료 인상은 홈쇼핑업계에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최근 티메프(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로 이커머스 불신이 높아지며 홈쇼핑업계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이보다는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소비 침체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또 홈쇼핑업계도 티메프 사태의 피해자인 상황이다. 위메프·티몬·인터파크쇼핑·AK몰 4개사를 통해 판매를 진행했던 식품·패션·가전 등의 상품에서 손해가 발생한 것이다.

지난 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공받은 '티메프 사태 관련 홈쇼핑 대응방안 및 향후 계획' 자료에 따르면 홈쇼핑 업계는 각 사별로 피해 상황을 파악 중이며 법적 조치 등 대응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홈쇼핑 업체별 피해 금액은 이달 2일 기준  ▲GS리테일(GS샵) 9억원 ▲CJ E&M(CJ온스타일) 1억2000만원 ▲현대홈쇼핑 4억7000만원 ▲우리홈쇼핑 16억원 ▲NS홈쇼핑 12억원 ▲홈앤쇼핑 9000만원 ▲공영홈쇼핑 8억4000만원 ▲KT알파 12억원 ▲티알엔 5억1000만원 ▲신세계라이브쇼핑 28억원 ▲SK스토아 7억6000만원 ▲더블유쇼핑 30억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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