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머스 플랫폼 결제금 미정산 우려 증가
일각에선 “커머스사의 PG업무 겸업 분리” 주장도
가구와 가전 등을 주로 판매하는 이커머스 플랫폼 '알렛츠’가 돌연 폐업을 선언하며 제2의 티몬·위메프(이하 티메프) 사태 우려가 급증하고 있다.
지급결제업계에선 “제3차 티메프 사태는 패션 쇼핑몰에서 일어날 수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본질적으로 커머스사의 지급결제대행(PG)업무 겸업을 분리시킬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동경찰서는 알렛츠를 운영하는 박성혜 인터스텔라 대표에 대해 10건 이상의 사기 혐의 고소장을 접수하고 고소인 조사에 착수했다.
인터스텔라는 자산보다 부채가 3배가량 많은 기업이다. 지난해 104억원 규모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알렛츠는 최근 10%가 넘는 고율의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알렛츠가 폐업을 고지한 16일은 중간정산일로, 정산금은 지급되지 않았다. 알렛츠의 정산 기일은 최대 60일로, 6월 판매대금조차 받지 못한 판매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영규 기획재정부 대변인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급박한 대책이 필요한 경우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안건을 올릴 수 있다”며 “현재는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채가 과도하게 많고 영업손실이 있는 상항에서 프로모션을 진행 후 이해관계자들에게 정상적인 정산금을 지급하지 않은 건 흡사 티메프 사태로 생각나게 한다.
티메프 사태 역시 소비자와 판매자로부터 받은 거래 대금을 제때 정산하지 않으면서 촉발됐다.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자금 소실은 구영배 큐텐그룹 회장을 비롯한 티메프 임원진의 무책임한 자금 운영, 큐텐익스프레스 나스닥 상장 준비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달 초 정부는 티메프 사태와 관련해 이커머스와 전자지급결제대행사(PG사)의 정산기한을 단축하고 판매대금 별도관리 의무를 부여하는 제도개선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지급결제업계에선 본질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는 주장이 있다.
신보성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향후 유사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려면, 오픈마켓을 비롯 여타 사업을 영위하는 자가 PG와 같은 지 급결제업무를 겸영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오픈마켓 등 사 업자 자금과 상거래를 위한 지급결제 자금이 혼용될 위험을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선임연구원은 “나아가 PG자체에 대한 규 제도 강화될 필요가 있다”며 “즉 PG의 고유계정을 지급결제 계정과 분리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PG의 고유계정과 지급결제 계정이 분리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PG 자체의 수익 악화 혹은 자금 유용 등으로 지급결제는 언제든 변동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지급결제업계 한 관계자는 “커머스사의 PG업무 겸업을 별도로 분리해야 하는 게 핵심인데, 이를 단행하지 않을 경우 쇼핑몰을 중심으로 제2의 티메프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알렛츠 사태와 같은 이유로 일각에선 패션 플랫폼 ‘A사’의 영업차질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A사 측은 스트레이트뉴스오의 전화 통화에서 “플랫폼 내 판매자들의 피해가 없도록 정산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입장이다.
A사 관계자는 “매월 10일, 25일 월 2회 정산을 실시하고 있다”며 “매달 1일~15일 구매 확정된 주문 건은 당월 25일에, 16일~말일 구매 확정된 주문 건은 익월 10일에 정산하며 최소 10일~25일 가량 소요된다”고 말했다.
그는 “플랫폼 출시 이래 정산 오류나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오직 판매자 정산 목적으로 개설된 정산전용 계좌를 통해 정산금을 별도 관리하고 있으며, 모든 정산 과정은 별도 배치된 전문 인력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선 “금융당국이 대형 커머스 사업자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급결제업계 다른 관계자는 “티메프 사태를 정산사고라고 보면 1차원적인 것”이라며 “왜 커머스 플랫폼이 만성적자에 시달리게 되었는가를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쿠팡 같은 대형 온라인쇼핑몰이 커머스 업계를 고사시키는 상황”이라며 “약탈적 플랫폼이 있으니 금융위원도 ‘커머스-PG 정산분리’ 같은 강력한 규제 이야기를 다 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구영배도 결국 범죄자인데 지금 커머스 회사들 특히 쿠팡 같은 경우는 구영배 큐텐그룹 회장과 마인드가 크게 다르지 않다”며 “다들 가맹점 약탈이 기본”이라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