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들어 주담대 한도 억 단위 감소… KB·신한·우리, 최장 50년→30년
혼합·주기형 금리 최대 한도 확보 유리…당국 ‘신용대출 줄이기’ 만지작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가계대출 줄이기에 집중하는 가운데, 주택담도대출 만기가 최장 50년에서 30년으로 줄고,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9월부터 시작되면서 대출 한도 축소 시너지 효과가 나고 있다. 여기에 당국이 신용대출 축소 카드까지 검토 중이라 향후 가계대출 확대와 수도권 부동산 가격 급등이 멈출지 관심이 집중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은행은 만기가 30년이 넘는 주택담보대출을 현재 내주지 않고 있거나, 이번 주부터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달 29일부터 최장 50년(만 34세 이하)이었던 주택담보대출 대출 기간을 수도권 소재 주택에 한해 30년으로 일괄 줄였다.
신한은행도 지난 3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최장기간을 기존 50년에서 30년으로 축소했고, 우리은행도 9일부터 이같은 규제에 동참한다.
주택담보대출의 만기가 10년∼20년 짧아지면, 그만큼 한 해에 갚아야 하는 원리금 부담이 급증하기 때문에 결국 최대 대출액이 크게 줄어든다.
여기에 9월부터 도입된 2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는 연초 경기 변동성까지 감안해 높였던 금리를 추가적으로 높여 결과적으로 대출 한도를 줄이고 있다. 1년 동안 갚아야 하는 금액 총합이 연 소득의 40% 수준인 DSR 기준에서 점차 금리를 올려 한도를 줄이겠다는 의도다.
현재 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가 4.59%라도, 1단계 스트레스 DSR을 적용하면 4.97%(4.59%+0.38%p), 9월 시작된 2단계에서는 5.34%(4.59%+0.75%p)의 금리를 기준으로 한도가 책정된다. 금리가 높아지면 연감 원리금 규모가 커지므로 역산해 대출 한도는 줄어드는 구조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2단계 스트레스 가산금리 폭을 당초 예정된 0.75%포인트(p)에서 1.20%p로 0.45%p나 추가 확대했다. 수도권 집값을 잡으려는 의도로 위 사례에서 수도권 주담대 금리는 5.79%(4.59%+1.20%p)가 된다.
한 시중은행의 시뮬레이션(모의실험) 결과를 보면, 9월 이후 2단계 스트레스 DSR 체계에서 연봉 1억원인 A씨가 30년 만기(원리금 균등 상환)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코픽스 기준 6개월 변동금리)을 받을 경우(다른 대출이 없다고 가정), 최대 5억6800만원(연간 원리금 3995만원=원금 1893만원+이자 2102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5.79%(은행 금리 4.59%+스트레스 가산금리 1.20%p)의 금리를 적용해 DSR 40%(연봉의 40%·4천만원)를 꽉 채운 결과다. 이 대출자가 8월에 40년 만기로 대출을 받았다면 4.97% 금리로 6억94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했다. 9월로 접어들며 1억2600만원이나 줄어드는 결과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부의 부채를 더하면 소득도 합산 가능하기 때문에, 맞벌이 연 소득 1억원 부부의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1억원 이상 줄어드는 경우가 드문 일이 아니다"라며, "최근 변동형과 혼합형의 금리 차이가 약 0.7%p 이상 벌어진 데다 스트레스 DSR 시행 이후 금리별 가산금리 적용으로 대출 한도에서도 변동금리의 장점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변동금리 상품의 경우 코픽스와 함께 6개월마다 대출 원리금 축소를 기대할 수 있지만, 금리 인하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진행되기 어려운 만큼 당분간 혼합형 또는 주기형 금리 상품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주택담보대출에 이어 신용대출까지 조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8일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에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모두 동원해 주택구입에 나서는 경향이 지속되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추이를 봐서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내로 축소하는 방안을 포함한 추가 조처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