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이하 차주 연체율 4.05%...2021년 대비 두 배 이상
금융이력 없는 우량 대출자 찾는다더니…인뱅 전반 우려↑

지난 9월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제휴한 케이뱅크. (왼쪽부터)최우형 케이뱅크 행장, 이석우 두나무 대표, 최원석 BC카드 대표. BC카드 제공.
지난 9월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제휴한 케이뱅크. (왼쪽부터)최우형 케이뱅크 행장, 이석우 두나무 대표, 최원석 BC카드 대표. BC카드 제공.

최근 주식시장 상장(IPO)을 위한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밴드 하단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상장을 연기했던 케이뱅크의 20대 이하 차주 연체율이 4.05%로 2021년 말 이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IPO를 위한 중요 기준인 영업수익을 빠르게 증가시키기 위해 무리한 영업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인터넷전문은행의 가계신용대출 관련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케이뱅크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20대 이하 차주의 연체율은 4.05%였다.

이는 2023년 말(3.77%)보다는 약 0.28%포인트(p) 오른 것이고, 3년 전인 2021년 12월 말(1.76%)보다는 2.29%p나 상승해 3년도 되지 않는 기간에 두 배가 넘게 오른 수준이다.

다른 연령대가 8월 말 기준 30대(1.98%), 40대(1.63%), 50대(1.86%) 등 1%대로 20대 이하와 큰 차이를 보인 것을 감안하면 모바일에 익숙한 20대 이하 고객에 대한 리스크관리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여부에 우려가 제기된다.

이런 추세는 다른 인터넷은행에서도 일부 확인되지만 케이뱅크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케이뱅크가 IPO를 위해 유리한 장부상 숫자를 기록하기 위해 무리한 영업에 나선 것은 아닌지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8월말 기준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의 20대 이하 신용대출 연체율은 각각 2.09%(2022년 1.41%)와 1.75%(2022년 1.48%)로 케이뱅크의 절반 또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특히 가상화폐 1위 거래소 업비트와 지난 2020년 7월 제휴를 맺고 20대이하 고객들을 빠르게 유치하는 과정에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으나, 코로나19 이후 자산시장 거품이 빠지며 이들 차주의 연체율이 크게 오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중 유독 케이뱅크의 젋은층 차주 연체율이 급등한 것은 특화 비즈니스인 가상자산과 연관된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케이뱅크가 IPO를 내년 초로 순연한 만큼 기관투자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구조를 만드는 과정에 이들에 대한 관리여부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15일 IPO를 앞두고 개최한 간담회에서 케이뱅크 관련 뱅크런 우려에 선을 그으며 오히려 비즈니스 확대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최우형 은행장은 “업비트 예치금은 대출 재원으로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국공채 등 고유동성 재원으로만 취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가상자산과 연관된 은행들의 뱅크런이 이어졌지만, 케이뱅크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뱅크런 가능성 논란에도 선을 그었다.

이어 “앱 내 혁신투자허브를 조성해 국내 뱅킹앱 최초로 시세조회 및 투자잔고조회 서비스를 제공중”이라며 “최근엔 케이뱅크와 업비트, 비씨카드 3개사가 모여 서비스 연결 제휴 체결한 만큼 향후에도 호혜관계를 주고받는 파트너로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현정 의원은 "인터넷은행의 간편한 대출 절차와 접근성은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청년들이 과도한 대출을 쉽게 받게 해 심각한 금융 리스크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며 "청년들이 무리하게 대출받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고, 금융당국은 금융 교육과 상담 서비스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인뱅들이 자체 신용평가시스템(CSS)을 통해 금융이력이 없는 사람(Thin Filer)중에서도 잠재력이 큰 우량 고객들을 선별한다고 했지만 관리에 주의가 요구된다”며, “향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큰 만큼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장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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