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장 도전 당시 평균 주주환원율 53.5%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코스피는 연초 대비 3% 가량 떨어지는 등 국내 자본시장은 여전히 경색되어 있습니다. 당초 금리 인하가 유동성 확대를 기대하게 만들지만, 경제 불확실성과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 투자 심리가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내 기업상장(IPO)을 추진 중인 기업들이 있습니다. 스트레이트뉴스는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외다리에 서서 상장을 꿈꾸는 기업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외다리 선 IPO>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기업들이 어떻게 상장 전략을 준비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 뿐만 아니라 외부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관점을 균형 있게 제시하고자 합니다.
SGI서울보증보험이 1년 만에 기업상장(IPO)을 다시 추진한다. 실적이 전년 대비 악화된 가운데 지난해 IPO 도전 당시 제시한 주주환원율을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된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거래소는 서울보증보험 상장 예비심사 통과를 결정했다. 8월 13일 상장 예심 청구서를 제출한 지 2개월 만으로, 거래소는 관련 요건을 충족해 상장에 적격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회사는 내년 1월 코스피시장 입성을 목표로, 추후 증권신고서 제출과 공모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IPO 공동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 맡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은 1969년 2월에 설립돼 보증보험업을 영위하고 있다. 종합보증회사로서, 각종 상거래 등에 필요한 보증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 6월 말 기준 총자산은 9조원, 총자본은 5조원을 기록했다. 최대주주는 예금보험공사로 지분 93.85%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8월에도 상장 예심 통과로 증시 입성의 첫 문턱을 넘어선 바 있다. 지난해 상장 도전 당시 평균 주주환원율 53.5%로, 주요 손해보험사 대비 월등한 수준을 강조했다.
하지만 두 달 뒤인 10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급등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 등을 이유로 IPO 계획을 자진 철회했다. 희망 공모가 역시 ‘회사 내실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 받았다. 지난해 서울보증보험이 제시한 공모가 희망 범위는 3만9500원~5만1800원으로, 밴드 하단을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약 2조7580억원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이제 막 예비심사를 통과한 상황이기 때문에 아직 구체적인 공모가 범위가 결정된 바 없다”며 “금융시장 상황 모니터링하면서 실적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보증보험이 IPO를 도전한 지난해, 시장에선 2027년 말까지 상환해야 하는 공적자금 6조원과 이로 인한 대주주의 오버행 우려를 했다.
오버행이란 주식시장에서 잠재적으로 대량 매각될 수 있는 물량이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상황으로, 주가에 하락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주목한다. 회사가 실제 매각을 하지 않더라도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회사 관계자는 “오버행 우려와 관련해 시장상황에 따라 매각방식 및 물량을 조절하는 등 시장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소수지분 매각을 추진할 계획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서울보증보험의 상반기 실적은 작년보다 더 떨어진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으로 각각 1003억원, 79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879억원) 대비 57.8% 하락한 수준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의 순이익이 감소했다는 건 그만큼 IPO를 성공하더라도 배당 여력이 축소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라며 “지난해 IPO 도전 당시 제시한 평균 주주환원율 53.5%를 올해도 제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울보증보험 관계자는 “회사 상장이전에 주주환원정책 발표 예정”이라며 “향후 배당에 관한 내용도 그때 다뤄질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서울보증보험의 이번 IPO 진행에 대해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지분 매각을 통한 투자금 회수를 이유로 보고 있다.
서울보증보험 측은 “상장 이후 민영화 역시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시장에선 경영권 지분인 50%+1주에 매각 시점을 민영화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와 관련해서도 추후 검토만 결정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